29일 서울청사서 국무회의 주재
"헌법 훼손 문제 종합적 고려"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재의요구를 결정했다. 개정안이 헌법과 상충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과 호혜적인 통상 협의의 필요성과 추가경정예산안의 빠른 처리도 강조했다.
한 대행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지난 4월 17일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되어 왔다"며 "헌법 훼손의 문제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국무위원님들의 의견을 수렴해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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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영국 언론사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총리실] 2025.04.28 photo@newspim.com |
한 대행은 "이번 개정안은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통치구조와 권력분립의 기초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법률로 규정하고, 현행 헌법 규정과 상충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에서 선출하는 3명과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명에 대해서만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해, 헌법에 없는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를 법률로써 제한하고자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헌법 제71조에 의하면,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토록 하고,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에 대해서는 헌법은 별도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며 "헌법 제112조 제1항은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명확하게 6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임기가 만료된 재판관이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계속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 헌법재판관 임기를 명시하고 있는 헌법정신에 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선출하거나 대법원장이 지명한 헌법재판관을 7일간 임명하지 않으면 임명된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은, 헌법상 대통령의 임명권을 형해화시키고 삼권분립에도 어긋날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한 대행은 또 지난주 워싱턴 DC에서 진행한 한미 경제·통상 수장의 '2+2 통상 협의'를 언급하면서 "한미 양국은 이번 협의를 통해 굳건한 양자관계를 재확인했으며, 우리 대표단은 향후 협의의 기본 틀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이끌어 내면서, 그간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번 주부터는 관세·비관세 조치, 조선업 협력방안 등 분야별 실무협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며 "국회와 정치권의 협력도 절대 불가결한 요소로 작용된다. 앞으로 미국과 호혜적인 통상 협의를 이끌어낸다면, 굳건한 한미동맹은 번영의 경제동맹으로 한층 더 성숙하게 발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 대행은 "정부는 지난주 12조2000억원 규모의 필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추경의 효과는 '속도'가 좌우한다"며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며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0.2%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입법권과 예산권을 통해 민심에 부응해야 하는 국회의 주도적 역할이 절실한 때"라며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경제안보 강화를 위해 한시가 급한 반도체특별법 제정안,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동약자지원법 제정안, 지방투자 기업에 획기적인 규제·조세 특례를 부여하는 지역균형투자촉진특별법 제정안 등 하루빨리 처리되어야 할 법안들이 너무나 절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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