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인턴기자 = 지난 시즌 K리그1 준우승 팀 코치에서 초보 감독으로 변신한 정경호가 시즌 초반 시행착오 끝에 감을 찾아 순항 궤도에 올랐다.
정경호 감독이 이끄는 강원FC는 4승 1무 4패를 거둬 7위(승점 13)에 안착해 중위권 싸움을 펼치고 있다. 최근 광주FC와 울산HD FC를 잡아내고 올해 첫 연승을 달리며 반등 분위기를 탄 모습이다. 하지만 이전까지 팀 상황은 최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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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강원FC 선수들이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4.24 thswlgh50@newspim.com |
시즌 시작은 좋았다. 대구FC와 1라운드 경기에서 패했으나 이어진 3경기에서 2승 1무를 거둬 무패 행진을 달리며 지난해 K리그1 준우승 팀의 저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곧 위기를 맞이했다. 3월 중순 FC서울, 김천 상무, 안양FC를 상대로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3연패 수렁에 빠지며 11위까지 떨어졌다.
지난 시즌 팀의 수석 코치로 있던 시기부터 사용한 전술이 이미 다른 팀들에게 간파된 모습이다. 공격진 숫자를 많이 두는 강원을 막기 위해 상대 팀들은 수비와 중원에 숫자를 대폭 늘려 대응했다. 이런 흐름에 강원은 선두권에 있는 강팀을 연달아 만나는 리그 일정으로 연패가 더 늘어날 위기에 놓여 빠른 변화가 필요했다.
정경호 감독은 많은 고민을 내려놓고 가장 자신 있는 전술로 위기 파훼에 나섰다. 정 감독은 "생각이 많았던 게 독이 된 것 같다. 수석코치였을 때 하고자 했던 부분, 생각들을 돌아보며 더 자신 있게 내 스타일대로 가야겠구나라는 걸 느꼈다. 많은 생각 때문에 오히려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 해답은 '압박'이었다. 후방 빌드업에 집중하기보단 전체적인 라인을 높여 강도 높은 압박으로 상대를 눌렀다. 정경호 감독의 변화 의지는 최근 2경기 선발 명단에서 드러난다. 외국인 공격수를 빼고 최병찬을 전방에 놨고, 김강국, 김대우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모두 활동량과 전진 성향이 강한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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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 정경호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4.24 thswlgh50@newspim.com |
정경호 감독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압박을 통해 상대 수비진에 부담을 주는 후방 빌드업이 강점인 팀들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압박으로 생기는 공백은 김강국과 김대우가 활동량으로 보완했다. 압박 강도가 높아진 건 최근 2경기에서 받은 경고(9회)가 앞선 7경기에서 받은 것(8회)보다 많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강원이 최근 터트린 득점도 모두 전방 압박에서 시작된 속공으로 만들어졌다. 광주전 골은 압박으로 뺏은 공을 전개한 뒤 이유현의 크로스를 최병찬이 마무리해 나왔다. 울산전 선제골은 강한 압박으로 골킥을 유도한 뒤 김광국이 전방까지 돌진해 터뜨렸다.
강원이 3연패 할 때 경기당 평균 수비진영 패스 193.6회, 중앙진영 패스 262회를 했는데 2연승을 할 때는 오히려 수비진영 패스 99.5회, 중앙진영 패스 108회로 대폭 줄어들었을 정도로 후방 빌드업보단 속공에 초점을 맞춰 경기를 운영했다.
정경호 감독의 전략가 면모도 함께 살아났다. 강한 압박 전술에 따라오는 체력 문제를 경기 중 전술 변화로 해결했다. 측면 수비수 이기혁, 이유현을 적극 활용해 수비진을 4명에서 3명으로 전환해 수비를 강화하거나 미드필드로 옮겨 중원 숫자를 늘려 대응했다. 시기에 맞는 적절한 교체도 한몫했다.
정 감독은 "작년 전술을 너무 끌어오려 했던 것 같다"며 "올 시즌 새로운 선수들의 장점을 반영해 시스템을 조정하고 있다"며 "전방 압박에서 득점이 이뤄졌다. 아직 여러 가지로 부족하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가지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인 것 같다"고 밝혔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