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박물관 부재, 유물 지역 이탈 문제 심각
[고양=뉴스핌] 최환금 기자=고양시가 다양한 역사적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립박물관이 없어 지역 유물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관되는 문제에 직면했다.
고양시는 2018년 발굴된 도내동 구석기 유적부터 조선시대 벽제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적 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유서 깊은 도시다. 하지만 특례시 중 유일하게 시립박물관이 없어 시민들이 직접 고양시의 유물을 접할 기회가 부족하다.
고양시는 108만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특례시로 발전했으나 그 과정에서 지역 문화유산의 보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창릉신도시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지역의 매장유산을 확보하기 위한 박물관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24일 시에 따르면 현재 고양시는 시립박물관 건립을 본격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2023년에는 고양시 공립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지난해에는 시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거버넌스 포럼을 개최하고, 관련 자료 수집과 조례 제정에 나서는 등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시는 매장유산 조사기관과 협력해 약 350여 점의 비귀속 매장유산을 위탁받고, 기증운동과 유물 구입을 통해 고양시 문화유산 총 1,460여 건을 수집했다. 그러나 건립 관련 용역 예산 확보에 실패하면서 계획 수립 초기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까지 7차례 용역 예산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삭감돼 문체부에 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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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양시] 2025.04.24 atbodo@newspim.com |
공립박물관 설립을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통과해야 건립비용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고양시는 2019년 이미 관련 용역을 진행했지만 이후 여건 변화와 비용 상승 등으로 새로운 타당성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비슷한 인구 규모의 다른 특례시들은 공립박물관 건립을 통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향상시키고 있다. 수원시는 직영 박물관 3개소를 운영 중이며 용인시와 성남시, 창원시도 박물관 설립에 열중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고양시의 역사적 위상을 정립하고 시민들에게 풍부한 문화생활을 제공하기 위해 박물관 설립 타당성 검토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더이상 유물들이 다른 도시로 흩어지는 것을 막고, 지역 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atbod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