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5월 13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순방에 나선다고 백악관이 22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13일~16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에도 사우디아라비아를 첫 순방국으로 선택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에도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적인 첫 순방국으로 정한 것은 자신의 집권 1기 이후 이어 온 양국 간의 밀착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중동 지역에 대한 영향력도 확대하려는 의도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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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사우디아리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특히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서 새로운 외교적 주도권을 쥐기 위한 포석으로도 읽힌다.
지난달 30일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미국 고위 당국자들과 사우디 측 인사들 사이에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을 포함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년간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양측과 중립적 외교 채널을 유지해왔고,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 직후 종전 협상의 중재국 역할을 사우디아라비아에 맡겼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번 주에 협상을 성사시키길 바란다"면서 "그렇게 되면 양국은 번영하고 있는 미국과 큰 사업을 시작하게 될 것이며 막대한 부를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순방 이전에 휴전 협상 타결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자신이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장담해왔고, 집권 이후에도 양측을 압박하며 휴전 협상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합의를 이끌어 내는 외교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협상만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8일에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중재를 철회할 수 있다"고 언급,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 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