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잃은 상처 극복하고 사랑 찾는 과정 담아
찡그린 얼굴, 가늘게 뜬 눈이 여전한 매력
할머니 팬티 입은 르네 젤위거 연기 돋보여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는 주인공 역을 맡은 르네 젤위거가 부러워지는 영화다. 르네 젤위거는 지난 2001년 개봉한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시작으로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브리짓 존스' 캐릭터로 사랑받아 왔다. 마치 '미션 임파서블'의 톰 크루즈나 '전국노래자랑'의 송해 선생님처럼 말이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 |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뉴 챕터'. [사진 = 유니버설 픽쳐스] 2025.04.18 oks34@newspim.com |
1편에서는 런던에 사는 젊은 싱글 여성 브리짓(르네 젤위거 분)이 어릴 적 친구 마크(콜린 퍼스), 직장 상사 다니엘(휴 그랜트)을 만나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2편에서는 마크와 브리짓의 갈등과 화해를, 3편에서는 브리짓의 임신과 결혼이 담겼다. 이 시리즈가 널리 사랑받은 이유는 수두룩한 외모의 브리짓이 덜렁대는 성격 때문에 실수를 연발하는 캐릭터 때문이다.
관객들은 브리짓의 귀여우면서도 엉뚱한 행동에 매료되어 다음 편을 기다리고는 했다. '올드 팬'들은 영화가 자신들과 함께 나이 들어간다는 동질감을 느낀다. 3편 이후 9년 만에 만나는 4편 '뉴 챕터'에서 브리짓은 어느덧 50대의 원숙한 아줌마가 됐다. 영화는 브리짓이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빌리와 딸 메이블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어수선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 |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뉴 챕터'. [사진 = 유니버설 픽쳐스] 2025.04.18 oks34@newspim.com |
말 안 듣는 아이들과 입씨름을 하면서 파스타가 타버리는 와중에 다니엘 클리버 역을 맡은 유혹적인 멋쟁이 휴 그랜트가 등장한다. 다니엘은 브리짓이 고인이 된 남편 마크 달시를 추모하는 연례 만찬에 참석하는 동안 아이를 돌보기로 한 것이다. 다니엘은 늙어서도 특유의 바람둥이 기질로 젊은 여자들과 만남을 이어가는 중이다. 콜린 퍼스는 몇몇 장면에서 마크를 유령처럼 연기한다. 그러나 그는 4년 전 수단에서 인권 변호사로 일하다 폭탄 테러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사사건건 브리짓에게 훈수를 두는 철없는 친구들은 그대로다. 정체된 그녀의 삶을 걱정하는 주변 인물의 권유와 압박이 이어진다. 다른 일상이 끼어들기 힘들어 보이는 브리짓의 삶에 두 남자가 들어온다. 브리짓에게 설렘을 전할 연하의 남자 '록스터'(레오 우달)와 색다른 케미를 보여주는 극강의 T형 남자 월리커(치웨텔 에지오포)가 그들이다. 찡그린 얼굴, 눈을 가늘게 뜨고, 할머니 팬티를 입은 브리짓에게도 때로는 격정적이고, 때로는 따스한 사랑이 찾아온다.
![]() |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뉴 챕터'. [사진 = 유니버설 픽쳐스] 2025.04.18 oks34@newspim.com |
이 영화는 관계에 대한 달콤한 찬사를 담고 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고 나이가 들어도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영화에 투영된다. 그래서 영화 속 브리짓 존스는 거부감이 없다. 그녀가 겪고 있는 일을 우리도 똑같이 겪으면서 나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이 영화가 왠지 친숙하게 느껴진다. 브리짓과 아이들이 마크를 잃은 상처에서 회복해 나가는 장면들은 뭉클하다. 창밖에 찾아오는 올빼미와 교감을 나누고 가족들이 마크에게 보내는 카드가 담긴 풍선을 하늘로 날리는 장면이그것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