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00만, 프로축구 300만 관중 시대, 프로스포츠 관중 수는 해가 거듭될수록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중심에 2030 MZ세대와 여성들이 있다고 진단한다. 대체 왜 스포츠 응원에 열광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것일까. 뉴스핌이 그 현장으로 들어가 봤다.
[서울=뉴스핌] 손지호, 남정훈 인턴기자 = "다양한 팝업과 콜라보 행사 등 경기장에서 경기 이외에도 즐길 거리가 많아져 친구, 가족들과 추억 쌓기에 좋다."
한국 프로스포츠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상승세다. 어떤 경기장이든 구름 관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프로스포츠 운영 현황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프로야구는 2022년 637만5707명, 2023년 838만4814명, 2024년 1088만7705명의 누적관중수를 기록했다. 올해는 역대 최소인 60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프로축구도 2018년 유료 관중 집계를 시작한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3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다.
이에 대해 정희윤 스포츠 평론가는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스포츠가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팬은 분위기와 경기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문화가 있어 계속 방문한다"며 "경기장에 엔터테인먼트 요소와 상품이 늘어 팬 문화 소비의 중심지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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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인턴기자 = 지난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에 만원관중이 들어찼다. 2025.04.11 thswlgh50@newspim.com |
경기장별로 꼭 먹어야 하는 음식도 있다. 프로야구 두산과 LG의 홈구장 잠실야구장에선 대표 음식인 음료와 치킨이 한 곳에 담긴 '원샷치킨'을 사기 위한 긴 줄을 보는 것은 다반사.
식음료 관련 편의 기능도 늘었다. 잠실야구장에선 좌석에서 스마트폰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스태프가 직접 자리까지 배달해준다. 프로축구 FC서울,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장에 가면 음식을 미리 주문하는 QR코드도 만날 수 있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경기 관람객의 1인당 평균 지출 금액은 4만3209원, 그중 식음료 지출은1만7474원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
일반인들의 굿즈 구매 비용은 연평균 9만4338원이다.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굿즈 판매점은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북새통이다. 유니폼, 모자 외에도 선수 얼굴 열쇠고리, 선수 이름이 인쇄된 컵, 차량용품 등 5000원~3만원대의 굿즈가 있다.
성승호 한국야구위윈회(KBO) 마케팅팀장은 "매년 구단들이 경기장 공간 활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특성화석을 증설하고 식음료 부분에 특히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이어 "유니폼을 한 해에 여러 벌 사는 팬들이 늘어나고, 소비 패턴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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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인턴기자 =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NC의 경기 2시간 전 두산 굿즈 구매를 위해 팬 스토어에 사람이 몰렸다. 2025.04.11 thswlgh50@newspim.com |
경기장에서 만난 팬들 반응도 좋았다. 오랜만에 왔다는 30대 남성 팬 A씨는 "음식이 다양한 건 알고 있었지만 앉은 자리에서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된 거는 신기하면서도 직접 사러 나가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고 말했다.
20대 여성 B씨는 "다양한 팝업과 콜라보 행사가 많아져서 좋다. 예전보다 경기 이외에도 경기장에서 즐길 거리가 많아져 친구, 가족들과 경기장에서 와서 추억 쌓기에 좋다"고 했다.
또 안양에서 경기를 보러온 20대 여성팬 C씨는 "굿즈를 1년에 2~3번 살 정도로 적게 사는데 유명 캐릭터와 콜라보가 있으면 일단 사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장마다 설치된 포토부스에서 4000원을 지불하고 구단이 제작한 프레임을 활용, 추억을 남길 수도 있다. 3000원만 내면 무작위로 선수 포토 카드를 뽑을 수 있다. 이 자판기 앞에선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를 뽑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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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인턴기자 = 경기장 외부에 마련된 포토 자판기에서 무작위로 선수가 인쇄된 포토카드를 뽑을 수 있다. 2025.04.11 thswlgh50@newspim.com |
포토부스 앞에서 만난 직관 16년 차 여성 팬 D씨는 "포토카드가 생기고 나서는 직관하러 갈 때마다 꼭 뽑는다. 일종의 출석이다"라고 말했다.
10대 남자팬 E씨는 "굿즈는 경기장 갈 때마다 작은 상품 위주로 많이 구매한다. 특별한 포토카드가 나오면 무조건 뽑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팬과 구단 간의 쌍방향 소통 문화도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 공식 팬 사인회나 경기 후 퇴근길 정도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선수들이 이제는 구단 편의점이나 굿즈 판매점의 일일 점원으로 깜짝 등장하거나 장외 이벤트 진행자로 나서며 다양한 장소에서 팬들과 소통했다.
올해 야구를 보기 시작한 20대 F씨는 "좋아하는 스포츠 선수들을 쉽게 볼 수 있어 접근성이 좋다. 경기장에만 가면 볼 수 있고, 선수 출퇴근길에도 대화하고 구단에서 마련한 다양한 선수-팬 소통 이벤트를 통해 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기쁘다"고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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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프로축구 FC안양의 선수들이 구단과 협약을 맺은 음식점의 일일 점원으로 참여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안양FC] 2025.04.11 thswlgh50@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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