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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지방소멸 눈 앞인데…비수도권 그린벨트, 보존보다 활용 방안 고려할 때'

기사입력 : 2025년03월05일 15:31

최종수정 : 2025년03월06일 08:34

무분별한 도시 팽창 억제, 지방에선 역할 없어
사유재산 침해하며 쓸모 끝난 규제 잡고 있을 이유가 있나
녹지 규제는 현행 도시계획으로 충분, 정부가 매입해야

이동훈 건설부동산 선임기자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약 30년전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전망대에서 뉴욕 시내를 바라본 적이 있었다. '새의 입장'에서 바라 본[鳥瞰] 뉴욕시(市)는 끝없이 뻗어있는 도로와 빌딩이 눈에 보이는 지평선까지 가득 차 있었다. 당시까지 지상 문명의 끝이라고 일컬어졌던 뉴욕시의 모습이 이런 거구나하는 감상에 빠질 정도였다. 

그러다 문득 의문이 생겼다. 넓어도 너무 넓어서다. 당시 뉴욕시티의 인구는 700만 후반으로 서울시의 1000만에 못미친다. 뉴욕 대도시권(New York metropolitan area)의 인구는 당시 2000만명이었지만 서울·인천·경기를 모두 합친 대한민국 수도권보다 넓은 1만7405㎢ 뉴욕메트로폴리탄이 지평선 안쪽으로 보일 수는 없다. 기껏해야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모습 정도일 뿐인데 왜 이렇게 도시가 넓게 퍼져있을까. 

이같은 뉴욕의 '스프롤 현상(Urban Sprawl)'에 대한 원인은 두가지로 볼 수 있다. 첫번째 뉴욕에는 산이 없다. 산이 없고 평지만 있으니 도시가 넓게넓게 퍼져 나간다. 두번째는 그린벨트가 없다. 도시의 스프롤, 즉 무제한적인 도시 팽창을 억제해줄 방어시설이 없다보니 뉴욕은 어마무시하게 커져버린 것이다. 

서울은 다르다. 남산 서울타워에 올라가도 잠실 롯데타워에 올라가도 지평선 부근에는 언제나 푸른 산이 보인다. 녹지를 전망대에 오르면 사방으로 볼 수 있는 서울의 도시매력은 산이 있고 그린벨트가 있어서 일 것이다. 

이처럼 대한민국 서울에서 그린벨트의 효용과 가치는 충분히 인증됐다. 전국 인구의 절반이 모여사는 수도권에서 스프롤현상을 제어하기 위해 그린벨트는 그 역할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기능할 것이다. 

하지만 눈을 서울이 아닌 지방으로 돌려보자.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는 6개 권역에 그린벨트가 설정돼 있다. 부산권, 대구권, 광주권, 대전권, 울산권, 창원권 6곳이다. 이들 권역에는 농지와 취락지구가 많은 수도권 그린벨트와 달리 녹지 외 아무 것도 없는 환경영향평가 1·2 등급 그린벨트가 가득하다. 과연 지방의 그린벨트는 도시의 '무분별한 팽창' 억제에 기여하고 있으며 녹지율 제고에 힘을 보태고 있는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지방에 녹지를 제공하는 것은 그린벨트가 아니라 자연 환경이다. 국토의 70%를 차지하는 산이 그 주역이다. 이러한 땅에 아파트를 짓거나 대단위 개발을 할 수는 없으니 보전녹지, 자연녹지 지정과 같은 도시계획만으로도 충분히 임야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을 억제할 수 있다. 굳이 개발제한구역이란 명칭으로 모든 개발을 금지하는 그린벨트가 아니어도 말이다. 

다음으로 지방은 이제 팽창이 없다. 대전광역시의 경우를 보자. 직할시가 된 1989년 대전시 인구는 104만명이었다. 이후 세종시 개발과 각종 연구단지 조성에 따라 2014년인구 153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25년 1월 대전광역시 인구는 143만명으로 20년 전 2005년 수준으로 회귀한 상태다. 

1995년 광역시 전환과 함께 390만이었던 부산광역시 인구는 30년 지난 지금 326만명으로 20%가 감소했고 울산광역시도 2015년 11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현재 109만명으로 2005년 수준으로 돌아간 상태다. 또 울산과 함께 해제불가 그린벨트가 많은 창원시 역시 2012년 109만명에서 지금은 10만명이 줄어든 99만명의 인구를 보이고 있다. 오로지 광주광역시만 정점이었던 2014년 148만명에서 현재 141만명으로 5% 미만의 인구 감소율을 보였을 뿐이다.  

물론 인구가 늘지 않아도 도시의 스프롤은 발생한다. 구도심부를 재개발하는 것보다 신시가지, 신도심을 그린벨트 부근에 조성하려는 판단도 있어서다. 하지만 사람은 기본적으로 모듬살이 '정주'의 동물이다. 도심부에 개발할 땅이 없더라도 주변의 자연환경이 좋다고해도 도로도 지하철도 편의시설도 부족하고 도심부와도 거리가 먼 그린벨트까지 가서 살 수 있는 수요는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곤 없다고봐도 무방하다.

실제 노무현·이명박 정부 시절 강남·서초구 그린벨트 해제지에 공급된 GB지구(노무현정부), 보금자리지구(이명박정부) 집값은 전용 84㎡이하 소형 중심으로 공급된데다 임대단지와 붙어있다는 특징은 있지만 어쨌든 신축 아파트임에도 집값 오름폭은 강남3구에 못미치고 있다. 상기한 그린벨트 입지 특성 때문이다. 

지방은 주택부족으로 인한 스프롤현상은 더욱 예상하기 어렵다. 도심부나 인기주거지역에서 벗어난 곳에 공급한 아파트는 모두 주인을 찾는데 10년이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며 시·군지역에선 아예 신규 주택공급이 10년 단위로 발생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그린벨트가 풀린데도 굳이 교통도 생활도 불편한 이곳까지 도시가 팽창할수 있을까. 

지방은 이제 무분별한 확산을 우려할 때가 아닌 소멸을 우려해야할 판국이다. 단순 인구만 보더라도 정점인 2014년에 비해 10여년 만에 대부분의 광역시가 10%에서 20%까지 인구 감소를 보였다. 대신 경기도 인구가 비약적으로 늘었을 뿐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방에 무분별한 도시확장을 막기 위해 그린벨트를 고집해야할 이유가 있을까. 필요도 없는 규제가 있으면 그냥 대못 규제일 뿐이다. 

더욱이 그린벨트는 사유 재산을 침해하고 있다. 전국 그린벨트 가운데 사유지 비중은 50%를 넘는다. 애초 도시 중심에 콤파스를 돌려 만든 게 그린벨트라서다. 그나마 수도권 그린벨트 가운데 사유지가 많은 취락지구, 농지 등 이른바 '보존가치가 없는 그린벨트'의 상당 넓이가 해제되고 지자체가 국유지를 대체 그린벨트로 지정하면서 국·공유지 비율이 오른 것일 뿐 지방 6개 광역권만 보면 사유지 비중은 60%대를 넘고 있다.

이렇게 사유지에 대한 개발행위를 정부가 임의로 금지시키는 것은 사회주의나 개발독재나 가능한 일로 시장경제와는 맞지도 않다. 정 그린벨트를 유지하고 싶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공공이 사들이면 된다. 사유재산을 공익에 쓴다는 허울로 개발 자체를 금지시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대한민국의 '허파'는 국가 권력이 사유재산을 강탈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공이 그동안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적절한 가치를 보상하고 만들어야하는 것이다. 

무조건 보존을 위한 그린벨트는 서울 만으로 충분하다. 최근 지역전략거점 육성을 위해 지방 6개 광역권 그린벨트가 일부 해제됐다. 이에 대해 이제 옛날처럼 강력한 반대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지방 그린벨트 유지 필요성에 대한 모호함 때문일 것이다. 

'개발금지구역'인 그린벨트가 아니라도 자연녹지, 보전녹지 등 녹지에서 개발행위를 제한하는 제도는 충분하고도 넘친다. 이제 소멸해가는 지방 그린벨트에선 집을 증축하고 공장을 증설하는 행위 정도는 가능토록 그린벨트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할 것이다. 수명을 다한 규제를 계속 붙잡고 있어야할 이유는 없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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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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