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독립적 업무 수행 권한"
"감사원, 대통령 소속기관…선거 공정성 훼손"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전·현직 고위직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감사원의 직무감찰은 권한 침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왔다. 감사원이 독립적인 업무 수행 권한을 부여받은 선관위의 직무감찰을 할 권한이 없다는 취지다.
헌재는 27일 오전 선관위가 감사원의 직무감찰에 반발해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사건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고 만장일치로 인용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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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전·현직 고위직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감사원의 직무감찰은 권한 침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27일 나왔다. 사진은 헌법재판관들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 보류 관련 권한쟁의심판 등 사건에 참석해 자리한 모습. [사진=뉴스핌 DB] |
앞서 2023년 5월 10일 김세환 전 선관위 사무총장과 송봉섭 전 선관위 사무차장 자녀가 경력직 채용 관련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선관위는 이들을 포함한 4명 간부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재발 방지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같은 날 감사원도 선관위 고위직 자녀의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선관위는 자체 감사를 벌인 뒤 경찰에 이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고 재발 방지 개선안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감사원의 직무 감찰에 대해선 거부했다. 선관위가 헌법상 독립기구라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선관위는 직무 감찰을 부분적으로 수용으로 입장을 바꾸면서도, 감사 범위를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해 7월 28일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감사원에게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권이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선관위는 행정부 등 외부기관의 부당한 간섭 없이 선거사무는 물론 인사, 조직운영, 내부규율 등에 대한 각종 사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권한이 부여돼 있다"며 선관위의 '독립적인 업무 수행에 관한 권한'을 인정했다.
헌법 제97조에 따르면 '세입 세출의 결산 국가 및 법률이 정한 단체의 회계검사와 행정기관 및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찰을 하기 위하여 대통령 소속하에 감사원을 둔다'고 돼 있는데 직무감찰 대상이 되는 '행정기관'의 종류에 관하여 헌법은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서도 헌재는 "선거관리사무가 행정작용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헌법상 대통령 소속으로 행정부에 속한 피청구인의 직무감찰 대상에 청구인이 당연히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헌재는 "대통령이 감사원장과 감사위원을 임명하고 있는 등 대통령 소속기관인 감사원이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선거관리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될 위험도 있다"고도 지적했다.
다만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서의 배제가 곧바로 부패행위에 대한 성역의 인정으로 호도돼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seo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