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교사 올해 2232명 줄여
교원단체 "학급 당 인원 20명 미만 되야"
"산간 지역 학생 학습권 보장해야"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학령 인구 감소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교원 감원 기조를 4년째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교원단체는 정원 산정 기준을 '학급당 학생 수'로 바꿔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어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등 교사 수요가 늘어날 정부의 교육 관련 사업이 예정돼 있지만, 현장 교원을 줄이는 정책이 이어지면서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 교원 감원 4년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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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10일 교원 감축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13일 오전 서울 금천구 동일여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 유의사항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서울=뉴스핌DB] |
교육부는 올해 초·중·고 교원 2232명을 줄인다고 10일 밝혔다. 초등 1289명과 중·고등학교 교원 943명이 준다. 다만 유치원 교원은 동결한다.
특수교원은 520명 증원하기로 했다. 보건교사 62명, 영양교사 50명, 사서 교사 42명, 전문상담교사 83명 등 비교과 교원도 237명 늘어난다.
이는 한시 정원으로 증원된 '저소득층 등 취약 계층의 기초학력 보장 지원'을 위한 초등 교원 500명, '학교의 설립·폐교에 따른 교원 배치 지원'을 위한 초·중 교원 1307명(초등 624명·중·고등 683명)이 반영된 수치로 이를 제외하면 감소폭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방 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국가 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은 1월 31일부터 2월 5일까지 입법 예고가 실시됐으며 오는 3월 1일 시행된다.
초·중·고 교원 정원 감축은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초·중·고 교원 정원 감축은 2022년 1089명, 2023년 3401명, 2024년 4296명이다.
이번 감축은 줄어들고 있는 학령 인구를 고려한 조치라는 것이 교육부 측의 설명이다. 교육부 추계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 수는 올해 502만 1845명에서 2031년 383만 5632명까지 줄어든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본부장은 학급당 인원이 20명 미만이 될 때까지 교원을 증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수치는 서울 시내 과밀 학급과 도서 벽지 소규모 학급까지 모두 포함한 평균치로 허점이 있다"며 "학급 학생 수가 26명 이상인 과밀 학급은 32.1%(7만 645학급)나 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맞춤형 교육 실현을 위해서는 학급당 인원이 20명 미만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학급당 학생 수로 바꿔야 맞춤형 교육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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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전경 [사진 = 뉴스핌DB] |
교원 정원은 교원 1인당 학생 수 등을 고려해 정해지는데, 교육통계서비스(KESS)에 따르면 학급당 학생 수는 지난해 기준 초등학교가 12.7명, 중학교가 11.6명, 고등학교가 10.1명이다.
2022년 기준으로 초등은 OECD보다 학급당 학생 수가 초등은 1.3명, 고등은 2.6명 많다. 반면 중등은 1.2명 적다.
교육계에서는 교원 정원 산정 기준을 학급당 학생 수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장대진 서울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교육은 단순히 수치로 볼 수 없는 영역"이라며 "서울에선 학급당 인원이 크게 늘어 현장에서 교사 수가 부족해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장서은 전국교육대학생연합 집행위원장(서울교육대·윤리교육과)은 "학생들이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해야 할 시기에 임용 경쟁률을 보며 불안과 위기 감을 느낀다"며 "중도에 이탈하는 교대 학생들도 꾸준히 생기는 등 줄어든 교원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조 본부장은 "과밀 학급은 교원을 충원하고, 도심에 비해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도서 벽지 학급에는 교원을 충원하는 이들이 누려야 할 학습권을 보장해야 정부가 말하는 국토 균형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