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활동기간 따라 입국 후 최장 3년 체류
연장해도 근로조건 기본적으로 동일할 듯
이용료 인상 기정사실화…인상 폭 미정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이 사실상 연장됐다. 추가 운영 기간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이들 가사관리사가 받은 고용허가제(E-9) 비자 입국자들은 제도상 입국 후 최장 3년까지 근로할 수 있다. 이미 시범사업을 6개월 진행했기에 나머지 2년 6개월 동안 근로가 허용되는 것이다.
7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고용부와 서울시는 현재 시범사업에 참여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98명의 근로 연장 의향을 조사하고 있다.
고용부는 가사관리사 98명 대부분 연장에 동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서울시는 가사서비스 제공기관 55곳이 총 952명의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희망한다고 고용부에 전달한 바 있다.
연장 기간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최장 2년 반가량 추가 근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받은 비자는 비전문 취업비자로 분류되는 E-9이다. 취업활동기간 규정에 따르면 이들 비자 발급자는 입국 후 최대 3년까지 국내에 머무르면서 일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해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국내 머물 수 있는 기한은 2027년 8월 6일까지다.
정부가 추진하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은 지난 8월 6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들 중 2명은 규정을 어기고 숙소를 무단 이탈해 본국으로 강제 출국당했다. 이들 인력의 국내 체류 기간은 이달까지 7개월이고, 체류 기간 종료까지 정확히 3주가 남았다.
일각에서는 사업이 연장될 경우 이용료를 현행 대비 인상하는 등 운영비 지원 형식이 바뀔 수 있다고 예상한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오는 8월 6일 퇴직금 수급 자격이 생기는데, 이를 반영하면 시간당 1만5000원, 주 40시간 이용 시 월 260만원대가 된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현행 시범사업이 참여 민간업체의 마진 없이 운영되고 있어, 사업 지속을 위해서는 이용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민간업체는 가사관리사와 각 가정을 연결하는 역할로 사업에 참여한 민간업체 홈스토리생활(서비스명 대리주부)과 휴브리스(돌봄플러스)를 말한다. 기존 시범사업에 들어간 비용은 1억5000만원으로, 서울시가 집행했다.
다만 구체적인 인상 폭은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홈스토리생활과 휴브리스는 내달 1일부터 서비스 이용요금을 시간당 1만6900원으로 현행 대비 2960원 인상하겠다 공지했다. 주 40시간 이용 시 기존 243만원에서 294만원으로 51만원 추가되는 격이다. 이에 고용부 관계자는 "공지가 잘못 나간 것"이라며 "확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당초 시범사업 준비 과정에서 모호하다고 지적받았던 업무내용의 경우 조정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고용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확답이 어렵지만 (연장 시 근로조건은 기존 시범사업과) 기본적으로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제노총(ITUC)는 '한국정부의 이주에 관한 글로벌 컴팩트 이행 평가'를 통해 "(한국에서) 고용허가제, 계절노동자제도, 조선업숙련기술인력제도,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등 여러 제도에서 권리침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노동이주 제도 점검위원회를 설립해 제도를 점검하고 이주노동자의 권리침해를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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