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들도 직전까지 계엄 전혀 인지 못해"
"尹정부 중요 요인 대부분 비화폰 보유"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은 6일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계엄 선포 직전까지 대통령실 참모진들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계엄 발동 사실을 듣고 "빨리 들어가서 말려야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전 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국조특위)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국조특위)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진은 박 전 처장이 윤 대통령 체포 저지를 주도한 혐의로 지난달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 2025.01.13 yooksa@newspim.com |
그는 "(계엄 당일) 오후 8시 반부터 국무위원들이 순차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어떤 회의인지 무슨 목적인지는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비상계엄 선포를 인지한 시점에 대해서는 "당일 대통령이 오후 9시 50분쯤 집무실로 불러 '10시에 비상계엄을 선포할 것이다. 국무위원 출입 절차를 챙겨봐라. 경호도 신경 써야 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셔서 그때 인지했다"고 언급했다.
'비상계엄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느냐'는 백 의원 질의에는 "큰 문제가 되겠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이어 "비서실장이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부속실 직원에게 '비서실장이 혹시 들어오셨느냐'고 물었고, '아직 안 들어오셨고 수석들이 지금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박 전 처장은 "이후 수석들이 대기하고 있는 방으로 가서 얘기했다"며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무슨 일이냐'고 묻길래 '지금 비상계엄 얘기가 나오는데 큰일 났다. 이게 좀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석들도 그때까지 내용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그러면 빨리 들어가서 말려야 되지 않느냐', '그런 일이 생기면 안 된다. 말려야 될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경호처가 관리하는 비화폰(보안 휴대전화)과 관련해선 "우리가 알고 있는 중요한 정부 요인들은 대부분 다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비화폰은 이미 전 정부 때 개발해서 아마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해서도 "제가 경호처에 오기 전에 비화폰이 발급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나 비상계엄 선포 약 3시간 전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 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간 삼청동 안가 회동에 대해서는 관련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박 전 처장은 윤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1차 집행이 불발된 후 한남동 관저에 차벽과 철조망 설치를 지시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직원이나 경찰 국가수사본부장 직원과 정문 밖에서 이야기하고, 대통령 변호인단을 만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정문이 개방되면서 갑자기 안으로 들어와서 문제가 생겼다"며 "물리력으로 대치하지 않기 위해 '차벽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관저) 밖에 시위대도 있고, 철조망이 낡아서 (관저 외벽이) 부서지는 부분은 보완하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박 전 처장은 지난달 10일 경찰 출석에 앞서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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