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 PO 진출 이끌면 최선, 아니면 트레이드 카드 활용 가능
MLB닷컴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팬들이 가장 사랑한 선수 중 하나"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하성이 탬파베이와 사인한 계약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트레이드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31일(한국시간) "탬파베이가 김하성을 데려온 것은 성적을 위해서나, 트레이드 대상으로나 좋은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김하성의 탬파베이 계약을 알린 MLB닷컴 인스타그램. [사진=MLB닷컴] |
올 겨울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김하성은 전날 탬파베이와 2년 2900만 달러(약 420억 원)에 계약했다. 올해 1300만 달러를 받고, 2026년에 1600만 달러를 받는다. 올 시즌 325타석을 채우면 200만 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계약기간 중 팀을 옮길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을 포함시킨 게 눈에 띄었다.
탬파베이가 선수에게 절대 유리한 옵트아웃 조항을 허용한 것은 나름 이유가 있다는 게 현지 분석이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김하성이 잘 적응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면 그대로 좋고, 아니면 트레이드 카드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탬파베이는 올해 선수단 총 연봉이 7260만 달러에 불과한 대표적인 스몰 마켓 구단이다. 만약 김하성이 지난해 부상없이 시즌을 마쳐 총액 1억 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이 가능했으면 탬파베이가 데려올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팀 내 팀 내 연봉 1위인 내야수 브랜든 라우(1050만 달러)보다 많긴 해도 예상보다 싼 값에 김하성을 확보한 탬파베이는 양 손에 떡을 쥐게 됐다. 탬파베이는 선수단 연봉은 적지만 유망주들을 잘 활용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 가을 야구에 참가했다. 지난해에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4위(80승 82패)에 머물렀지만 몇 승만 추가하면 충분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어깨 수술을 받은 김하성은 개막전은 어려워도 빠르면 5월에 복귀가 가능하다. 디애슬레틱은 "FA 시장에서 야수 요원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탬파베이의 김하성 영입은 좋은 결정이었다"고 봤다. 순위 다툼이 치열해지는 중반 이후로 갈수록 유격수와 2루를 동시에 맡을 수 있는 중앙 유틸리티 내야수 김하성의 가치는 폭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샌디에이고 시절 김하성. [사진 = 로이터 뉴스핌] |
김하성은 미국 진출 4년 간 통산 5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2, 47홈런, 418안타, 200타점, 229득점, 78도루, 출루율 0.326 장타율 0.380, OPS 0.706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타율 0.260, 17홈런, 140안타, 60타점, 84득점, 38도루,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 OPS 0.749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편 MLB닷컴은 이날 '샌디에이고 팬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와 애틋한 작별 인사'라는 제목의 김하성 기사를 올렸다.
샌디에이고 담당 A.J 카사벨 기자는 이 글에서 "팬들에게 이 정도로 환대받은 샌디에이고 선수를 본 적이 별로 없다"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김하성의 스타일이 팬들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카사벨 기자는 "2023시즌이 특히 인상적이었다"며 "김하성은 신시내티와 경기에서 빨랫줄 같은 동점 홈런을 날렸고, 홈 팬들은 김하성을 연호했다"고 회상했다. 샌디에이고 팬들은 이때부터 김하성에게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탬파베이가 샌디에이고 원정 경기에 오면 김하성은 따뜻한 환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끝맺었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