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제조 2025와 비야디가 쏘아올린 자동차 굴기
중국판 다국적 기술 기업, 세계 자동차 역사에 새장
가공할 중국 부상, 속수 무책 한국 걱정 불안만 증폭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2025년 새해 초, 내란 수사와 탄핵 정국으로 혼란스런 와중에 중국 기업 비야디(比亞迪·BYD) 전기차의 한국 시장 진출 소식이 전해졌다. 비야디는 가성비를 고려한 2000만원~3000만원대의 모델을 중심으로 우리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메이드인 차이나' 비야디 전기차의 한국 시장 본격 진출 소식은 우리 소비 생활속에서 이미 익숙해진 샤오미의 스마트폰이나 무선청소기 류의 중국 전자 제품과는 그 무게감과 느낌이 다르다. 국민경제의 중추인 미래 먹거리 자동차 제조업에서 한국이 중국에게 안방을 내주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커진다.
'제조업은 강대국의 흥망을 가른다. 강대한 제조업이 없으면 나라도 강성해질수 없다.' 10년 전인 2015년, 집권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른바 '중국제조 2025' 비전을 앞세워 제조 강국을 표방했다. 그 무렵 '대륙의 실수' 샤오미의 스마트폰 개발이 세계의 이목을 끌었으나 당시만해도 서방 세계는 중국제조 2025 비전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제조강국 비전인 '중국제조 2025' 계획은 발표 10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한국을 비롯한 세계 산업계를 바짝 긴장 시키고 있다. 2025년 새해 벽두 한국 자동차 시장의 문을 두드린 비야디(比亞迪·BYD)는 자동차 분야 '대륙의 실수'로 '중국제조 2025' 목표 실현의 산 증인과 같은 기업이다.
비야디는 1994년 11월 18일 광둥성 선전시에서 창업자 왕촨푸(王传福) 회장을 포함한 20명 임직원의 배터리 연구 제조 업체로 출발했다. 30년 전 무명의 작은 배터리 제조 회사 비야디는 지금 유럽의 자동차 종주국 까지 위협하는 대형 다국적 기업으로 부상, 세계 차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비야디는 2024년 말 현재 중국 국내외에 100만명에 가까운 종업원을 거느린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 업체로 발돋움했다. 연구개발(R&D) 인력만 11만명이 넘고 규모를 갖춘 연구소만 해도 국내외에 걸쳐 모두 11개에 달한다.
우리에게 비야디는 삼성이 2016년 주식 1.92%를 대량 인수했던 회사여서 주목 대상이었다. 당시 삼성의 비야디 지분 참여는 한중 양국간 윈윈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대를 모았는데, 미중 패권경쟁의 와중인 2021년 돌연 지분을 매각했다. 배경에 대해 설왕설래가 있었는데 당시 시장에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강력한 견제가 작용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비야디는 중국 공산당의 기술 집념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가 꽃피운 가장 화려한 성과물중 하나다. 강대한 R&D 능력을 갖춘 비야디는 요즘 중국에서 혁신의 아이콘이며 중국 기술 굴기의 표상으로 여겨진다. 머지않아 중국을 단순 '자동차 대국'에서 '자동차 강국'으로 바꿔놓겠다고 비야디는 벼르고 있다.
'전기차 총 판매량 427만대, 세계 친환경 차 판매 1위'. 2024년 비야디의 화려한 영업 성적표는 이 말이 결코 허장성세가 아님을 말해준다. 비야디는 2024년 불황속에서도 총 실적에서 41%의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은 수출이 71% 증가했다는 점이다. 새해 벽두 비야디의 한국 상륙 뉴스에 걱정이 더해지는 이유다.
비야디 같은 신예 다국적 기업의 기술 도약은 국가 목표인 '중국제조 2025' 청사진을 10년 만에 현실로 만들었다. 여세를 몰아 중국은 1인당 GDP가 현재의 한국 수준인 초보 선진국 비전, '2035년 현대화 기본 실현'에 총력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10년후면 우리는 가까운 곳에서 또다른 형태의 아주 낯선 세상과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