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5N1)에 걸린 환자가 사망한 첫 번째 사례가 보고되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반 대중에 H5N1가 유행할 가능성은 아직까지 낮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6일(현지시간) H5N1에 걸려 입원했던 환자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는 미국 내 H5N1 인체 감염자 가운데 첫 사망 사례이다.
이 사망자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달 18일 H5N1 감염자 가운데 처음으로 심각한 증세를 보인다고 발표했던 환자이다. 65세 이상 고령에 해당하며 기저 질환을 앓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환자는 자택 뒷마당에서 기르던 가금류와 야생 조류에 노출된 뒤 H5N1에 걸린 것으로 파악되었다.
다만 루이지애나주 보건부(LDH)에 따르면, 지역 내 추가 H5N1 발병 사례나 사람 간 전염이 이루어진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철장 밖으로 고개를 내민 닭. [사진=블룸버그] |
H5N1은 흔히 '조류 독감'으로 불리는 전염성 호흡기 질환이다. 야생 조류에게서 먼저 발생해 철새를 통해 대륙 간 이동을 하고, 닭·오리 등 가금류가 철새와 접촉해 감염된다.
지금까지 H5N1이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염된 사례는 없으나, 동물에게서 사람으로 옮겨진 적은 많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6일 기준 2024년 이후 미국에서만 약 70건의 H5N1 확진 사례가 발생했다. 대부분 농장 근로자들로 가금류나 키우던 젖소 등을 통해 감염됐으며, 가벼운 증상만 보였다.
하지만 베트남 등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는 H5N1에 걸려 사망한 사례도 종종 보고되었다. WHO는 전 세계적으로 950건 이상의 H5N1의 인체 감염 사례가 발생했으며 그중 절반에 가까운 사람이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치사율이 50%에 이르는 셈이다.
하지만 WHO는 주류 독감이 사람 간 전염되며 대규모 팬데믹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은 7일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H5N1의 확산에 대해 물론 우려하고 있지만, 일반 대중에 대한 위험도는 여전히 낮다"고 말했다.
미 연방 정부 및 주 정부 역시 조류 독감이 일반 대중에 유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LDH 측은 "일반 대중이 H5N1에 걸릴 위험은 낮지만, 야생 조류나 가금류, 가축 등이 있는 곳에서 일하거나 노출된 사람은 더 높은 위험에 처해 있다"며 "H5N1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의심되는 동물, 또는 장소를 최대한 피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