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내년 전국 분양 아파트가 15만 가구에 그치며 역대급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잔여물량을 포함하더라도 16만 가구에 미치지 못해 역대 최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부동산R114] |
2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5년 분양물량을 조사한 결과 전국 158개 사업장에서 총 14만6130가구가 분양될 예정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 이래 가장 저조했던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17만2670가구)의 최저치를 크게 하회하는 것으로 역대 최저 기록을 경신한 수치다.
아직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GS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잔여물량(1만1000여 가구)을 포함하더라도 16만 가구에 미치지 못한다.
2025년 월별 분양 계획에서는 1월(1만6066가구)에 이월 물량이 집중될 것으로 보이며 이후 4월과 5월의 봄철 분양 성수기에 각각 약 1만1000 가구 수준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이후에는 특별한 양상은 보이지 않고 평균 7000가구 내외의 분양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집계됐다.
2025년 권역별 분양 계획은 수도권이 59%(8만5840가구), 지방이 41%(6만 290가구)로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경기(5만 550가구), 서울(2만1719가구), 인천(1만3571가구) 순으로 집계됐다. 지방에서는 부산(1만8007가구)과 충남(1만3496가구)이 1만 가구 이상을 기록했으나 대부분 에코델타시티, 천안·아산탕정지구와 같은 특정 지역에 집중될 전망이다.
2025년 아파트 분양 물량 중 자체사업(도급포함)은 53%(7만7157가구), 정비사업(리모델링 포함)은 47%(6만8973가구)로 집계됐다. 정비사업은 전년 대비 감소했으며 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정비사업 물량이 소진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5년 대규모 정비사업(1000가구 이상)은 서울은 래미안원페를라(1097가구)가 유일하며, 경기는 고양원당더샵포레나(2601가구), 의왕고천나재개발(1913가구), 딸기원2지구재개발(1096가구) 정도만 계획돼 있다.
내년 아파트 분양시장은 단순한 경기 변동을 넘어, 정책적, 경제적, 구조적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혀 역대 최저 물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입주물량의 부족과 함께 분양시장이 장기침체의 기로에 놓였음을 보여준다. 특히 '공사비 상승'과 '정책 이행력 부족'은 시장 안정화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몇 년간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증가, 환경 규제 강화 등 다양한 요인이 겹치면서 공사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공사비 증가는 기존 정비사업은 물론 1·3기 신도시 등 정부의 주요 공급 전략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공사비 증가로 사업성이 저하되면서 금융 지원이 어려워지고 결국 소비자에게 분양가 부담이 전가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정부와 건설업계는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공사비 조정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정책 공백이 장기화된다면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가 약화되고 투자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 영향이 큰 정책이 동력을 잃는다면 시장 침체는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부서는 흔들림 없는 정책 집행을 통해 시장 참여자들에게 안정감을 제공해야 한다"며 "이는 2025년 분양시장의 한파를 해소하고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