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보안국(SBU), 간호사와 남편 통화 도청해 공개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있는 한 병원 간호사가 18일(현지시간) 남편과 통화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북한군 부상병들이 왜 특혜 치료를 받아야 되느냐고 불평하는 내용이 우크라이나 정보 기관의 도청에 포착됐다.
이 간호사는 단 이틀 동안 병원에 입원한 북한군 부상병이 20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상당한 인명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정황이 속속 확인되는 양상이다.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동영상 캡처. [사진=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 |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인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이날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모스크바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가 남편과 통화하는 내용을 도청했다며 그들의 대화를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지난 17일 모스크바 시내에서 러시아군의 화생방전(戰) 사령관을 폭사시킨 조직이다.
이 간호사는 러시아 남서부 접경지역인 쿠르스크 지역 전투에 투입돼 있는 남편과의 통화에서 "쿠르스크에서 열차를 타고 온 북한군 부상병들을 병원으로 옮겼다"면서 "어제는 100여명, 오늘은 120여여명… 벌써 200명이 넘는다. 얼마나 더 들어올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람들 때문에 병원 병동을 비웠다. 이들이 (특별한) 엘리트냐. 왜 특혜를 주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간호사는 "(말도 안 통하는데) 진통제가 필요한지 어떻게 알겠느냐"면서 "그들은 러시아어를 전혀 모르고, 번역기를 써서 소통하려 해도 오역이 된다. 다 똑같이 생겨서 구분도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그냥 웅얼웅얼 거릴 뿐이다. 진짜 미치겠다"면서 "그들은 손목에다가 번호를 적은 줄을 매달고 있다. 젠장 무슨 동물원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19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된 북한군 중 최소 100명이 사망하고 10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병력은 1만1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