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성장하며 시장 세분화까지 이뤄졌는데
한국 방문 '주의' 소식에…"외국인 줄면 어쩌나"
中 다음 美 진출하던 업계, '트럼프 리스크' 떠안아
"경기 침체에 급변하는 상황 지속…'예의주시' 중"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내·외국인 수요를 끌어모으며 성장 기지개를 켜던 K뷰티가 정국 불안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12일 뷰티 업계에 따르면 비상계엄 후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뷰티 업계는 국내 좁은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외국인 수요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시장이 커지며 최근에는 같은 뷰티라도 집중하는 분야가 다른 식의 시장 세분화가 이뤄지기도 했다.
서울 중구 명동을 찾은 외국관광객들이 쇼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 "전쟁 날 수도 있는 나라 아니에요?" 업계 '예의주시'
하지만 정국 불안으로 분위기는 확 바뀌었다. 업계에서 이번 탄핵 정국으로 인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외국인 방문이 움츠러들까다. 코로나19 이후에 줄어들었던 외국인은 최근 K-웨이브의 흐름을 타고 다시 가속화되는 추세였다. K뷰티 열기도 이 때문에 타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올리브영처럼 오프라인 채널에 집중된 곳에 타격이 생길까 우려가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광업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온라인 채널보다는 오프라인 쪽에 아무래도 영향이 클 것 같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지만 올리브영 측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 외무부에서 한국 방문에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해외에 수출하는 업체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응에 귀 기울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국정이 불안정해지며 '한국이랑 해외에서 사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나'라는 우려가 제기돼 대비하는 추세"라며 "외국에서 보기에는 곧 전쟁이 날 수도 있는 나라로 인지하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일각에서는 환율이 급등하며 수출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만 현지 인건비나 유지비도 동시에 올라가기 때문에 그런 효과를 누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이 귀성객과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 '트럼프 리스크' 美 인디 브랜드에 집중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K뷰티 열풍을 앞세워 북미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화장품 산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 중에는 모든 수입품에 1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는 최근 중국에서 벗어나 제2 진출 국가로 미국을 낙점하고 이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 중인 국내 화장품 기업의 수출에 직격탄이 될 수도 있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보다는 인디 제품에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인디 제품의 경우 가격 대비 좋은 질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데, 트럼프 리스크에 따른 관세 부과로 가격이 올라간다면 가장 주된 경쟁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블룸버그] |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4년 3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는데, 미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액이 3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6% 증가하며 실적 향상을 견인했다.
다만 일부 화장품 제조 회사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 때문에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코스맥스·한국콜마 등 ODM, OEM 기업이 이에 속한다.
◆ 급변하는 상황에 대비태세 갖추는 뷰티업계
혼란스러운 상황에 따른 여러 변화가 감지되면서 업계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다만, 전반적인 상황이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으로 흘러가면서 하나같이 '긴장' 태세를 갖추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K뷰티를 포함해 K컬처나 이런 것들이 급부상하고,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은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미국 모두 좋지 않은 상황으로 흘러가서 여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당장에 반도체 산업처럼 뷰티 산업이 큰 타격을 받지는 않겠지만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상황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도 계속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