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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미·중 줄타기' 삼성전자, '탄핵 정국' 폭풍 속으로

기사입력 : 2024년12월10일 08:18

최종수정 : 2024년12월10일 17:46

경영환경 악화...평택캠퍼스 투자 속도조절
中 저가 D램 공세에 파운드리도 "만만치 않네"
탄핵 정국에 트럼2기 대응 골든타임 놓칠라
특별법·클러스터 조성 경쟁력 제고 방안도 '스톱'

[평택·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오늘은 한 두 팀 올까, 주말에는 더 휑하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인접한 평택시 고덕동의 상가 밀집지역. 점심시간이 임박했지만 문을 연 식당을 찾기가 힘들었다. 어렵게 찾은 한 식당의 주인은 오랜만에 온 손님이 반가운 듯 맞이했다. 주인 A씨는 "삼성 안으로 배달은 가끔 하는데 오는 손님들은 뚝 끊겼다"며 "여기 앞 아파트에 살던 삼성 직원이 가끔 왔는데 못 본 지 한참 됐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임대 전단이 붙은 평택 고덕동의 한 상가 건물. syu@newspim.com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인력들의 식사를 해결해야 할 이곳 상가 밀집지역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삼성전자가 공사를 일부 중단하면서 많은 인력들이 현장을 떠나면서다.

핵심 상권인 대로변 1층에서 장사를 하던 커피 가게가 문을 닫았을 정도로 발길이 뚝 끊긴 상황. 24시간 운영의 상징인 한 편의점은 불이 꺼진지 오래인 듯 했다. '당분간 문을 열지 않는다'는 편의점 주인의 쪽지는 시간이 꽤 지난 듯 낡았다. 이곳저곳 나붙은 '임대문의' 전화번호가 쌀쌀한 날씨와 함께 더 을씨년스럽게 다가왔다.

전국에서 하락세가 가장 높은 평택 부동산 시장의 침체 원인 중 하나도 삼성전자의 현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인근 아파트 임대를 하던 집주인 이 모씨는 "이 전에는 삼성 반도체 협력사가, 지금은 공사장 설계 회사가 월세로 얻어 직원들 숙소로 이용해 왔는데 내년 초 계약이 완료인 데도 재계약 이야기가 없다"며 "전·월세 수요가 붙어야 집값도 오르는데 삼성 협력사 직원들이 빠져나가면서 조금 올랐던 아파트 가격이 지금은 분양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공사현장 전경. syu@newspim.com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 투자는 '심호흡' 중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부지 면적이 287만㎡로 이 곳에 3개 공장(P4·P5·P6)을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완공 계획이나 가동 시기를 밝힌 적은 없지만 실제로 공사 인력들이 대거 떠나는 등 일부 공사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평택캠퍼스와 같은 대규모 공사 현장은 시장 상황 뿐 만 아니라 자재 수급 등 대외 환경으로 인한 공사 지연은 자연스러운 상황"이라며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황에 따라 수급 상황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택캠퍼스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들이 공시한 계약 내용을 보면 실제로 공사 기간은 연장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4공장은 세부적으로 페이지1~4(Ph1~4) 등으로 나눠져 있는데, 삼성중공업은 페이지1 마감공사 종료일을 지난 10월에서 내년 2월로, 페이지2는 내년 2월에서 12월로 각각 옮겼다. 삼성E&A도 페이지1 변전소 등 공사를 이달 12월에서 내년 2월로, 페이지2 변전소 등 공사를 내년 2월에서 6월로 변경했다. 삼성물산도 페이지1 공사를 내년 2월로 연장했다.

◆TSMC는 저 멀리...中 추격부터 따돌려야 할 판

삼성전자는 가장 먼저 지어질 4공장에 메모리나 파운드리 공정을 가동할 예정이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대표적인 메모리반도체 D램은 저가 중국산 공세가 공급 과잉을 부추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의하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 거래가격이 7월의 2.1달러에서 11월 1.35달러로, 넉 달 동안 35.7% 떨어졌다. 스마트폰과 PC 등 수요 회복이 더디면서 고객사에 D램을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다행히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여전히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파운드리 분위기는 조금 더 심각하다. 올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9.3%로 한 자릿 수까지 내려왔다. 지난 2019년 3분기 18.5%를 기록했던 시장 점유율의 절반 수준이다.

그 사이 대만의 TSMC와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2019년 3분기 32%p였던 TSMC와 삼성전자의 격차는 올 3분기 55.6%p까지 벌어졌다. 거꾸로 후발주자와의 격차는 더 좁혀졌는데, 중국의 SMIC와의 격차는 같은 기간 14.1%p에서 3.3%p까지 줄었다. 이제 중국업체의 거센 추격을 더 경계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탄핵 정국' 후폭풍...반도체 경쟁력 제고는 '시계제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쇄신 인사를 단행하며 경쟁력 회복에 고삐를 당겼지만 예상치 못한 탄핵 정국의 후폭풍에 휩싸였다. 당장 반도체 보조금 지급에 부정적인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응할 골든타임을 놓치즌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로부터 64억 달러(약 9조원)의 보조금을 받는 대가로, 미국에 400억 달러(약 57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반도체업계는 보조금 협상이 지연될 경우 미국에 첨단 공정의 파운드리 공장을 지어 TSMC를 따라잡겠다는 삼성전자의 계획이 늦춰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보조금은 줄고, 오히려 트럼프 2기 정부의 자국 생산 요구가 거세질 경우 삼성전자의 비용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에서는 연내 처리도 예상했던 반도체특별법 등 산업경쟁력 강화 방안이 모두 멈춰 섰다. 반도체특별법은 여야가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제외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달 막판 협상을 벌여 연내 법안 통과도 기대가 큰 상황이었다. 하지만 탄핵 정국에 들어서면서 여야의 치열한 대립으로 협상의 여지가 사라졌다는 관측이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투표 참여를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제대로 추진이 되던 반도체특별법이 이번 사태로 거의 중단되면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메가 클러스터 조성, 해외 소부장 기업들의 유치 등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려고 했던 부분들이 멈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 기업들이 투자에 신중해질 수 있는 영향은 있겠지만, 아직까지 판매나 수출 부분들의 지표를 보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어 이 부분에 까지 영향을 미칠 만한 사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2기 대응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반도체 보조금, 중국 반도체 수출금지 등 대응에 집중해야 인력들이 (사태와 관련된)다른 쪽으로 전환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을 개별 노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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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AI 데이터센터, 단계 건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 최대 전자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함께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최대 100메가와트(MW) 규모로 단계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5 컴퓨텍스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만큼, 단계적으로 구축할 것"이라며 "1차로 20메가와트 규모로 시작한 뒤, 40메가와트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는 100메가와트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날 엔비디아가 대만을 대표하는 제조 기업 TSMC·폭스콘 및 대만 정부와 함께 초대형 AI 생태계를 대만에 구축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설명이다. 2024년 10월 8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폭스콘 연례 기술 전시회에 전시된 폭스콘 전기이륜차 파워트레인 시스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5.14 kongsikpark@newspim.com 류 회장은 "전력은 대만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공급 부족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이를 감안해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부지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설은 대만 남서부 가오슝시에 우선 들어서며, 나머지는 전력 여건에 따라 다른 도시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류 회장의 키노트 무대 위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이번 AI 센터는 폭스콘, 엔비디아, 그리고 대만 전체 생태계를 위한 시설"이라며 "우리는 대만을 위한 AI 팩토리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대만의 350개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통해 AI 학습 및 추론 속도를 크게 높이고, 대만 내 AI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oinwon@newspim.com 2025-05-2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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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전자 '엑시노스 부활' 이 기사는 5월 21일 오전 10시0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에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폴더블 신제품에는 '엑시노스 2500·2400',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2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600'이 적용될 예정이다. 시장과 제품 포지셔닝에 따라 퀄컴 칩셋과 병행 탑재하는 이원화 전략이 병행된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사진=삼성전자] 21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오는 7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공개할 폴더블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칩셋을 일부 탑재한다. 삼성은 또 내년에 출시하는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엑시노스 2600을 부분 탑재할 계획이다. 해당 칩셋은 2나노 공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Z 플립7에 엑시노스 2500, 보급형인 Z 플립7 FE에 2400이 각각 탑재될 예정"이라며 "상위 기종인 Z 폴드7에는 S25와 동일하게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들어간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경우 북미·한국·중국·일본 등 주요 시장에는 퀄컴의 새로운 칩(스냅드래곤8 엘리트2)을, 유럽 및 기타 글로벌 시장에는 자체 칩셋인 엑시노스 2600을 교차 탑재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며 "단, 고성능이 요구되는 울트라 모델은 전량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상반기에는 3나노, 하반기에는 2나노 모바일향 제품을 양산해 신규 출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갤럭시 S25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Z 폴드7과 S26 시리즈의 칩셋 탑재 방식 차이는 제품 포지셔닝에 따른 것이다. 폴드 시리즈는 플립 보다 상위 라인업으로 분류돼 퀄컴 칩셋을 적용하고, 유럽 등에서는 엑시노스를 투입해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울트라 모델의 경우 상위 기종인 만큼 지역에 관계없이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이 엑시노스를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것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 실적 정상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1분기 두 사업부는 각각 1조원대 적자를 낸 바 있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에 플래그십 SoC(System on Chip)를 공급하지 못했고, 파운드리는 계절적 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인한 가동률 정체로 실적이 부진했다. 하지만 자체 칩셋 적용은 내부 수요를 통한 생산 가동률 확보, 공정 검증 및 설계-제조 일원화 구조를 유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민감도가 낮은 시장을 중심으로 엑시노스 경쟁력을 확보하며 중장기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엑시노스의 성공은 사업부 실적은 물론 향후 시장 주도권 확보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엑시노스 탑재와 관련해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aykim@newspim.com 2025-05-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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