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최대 56.7조원 투자...DS는 47.9조
3년 연속 90% 이상 DS에 투자하던 삼성
올해 DS부문 투자 비중 84.5%...5년來 최저
파운드리 축소 여파...메모리 경쟁력 회복에 초점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올해 삼성전자의 전체 시설 투자에서 반도체(DS) 부문 투자 비중이 지난 202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DS부문 투자 비중이 90%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4년 만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시설투자를 예고한 가운데 파운드리 시설 투자 규모를 줄이기로 하면서다.
15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56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종전 최고 투자 규모인 2022년 53조1153억원 보다 3조60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53조1139억원을 투자하며 첨단공정 증설이나 인프라 투자에 매진해 왔다.
올해 DS부문 투자 규모는 47조9000억원으로, 최고치였던 지난해(48조3723억원) 보다는 5000억원 가량 적은 숫자다. 삼성전자가 시장 상황을 고려해 파운드리 사업의 투자 규모를 축소하기로 하면서 전년 대비 투자 규모가 줄었다.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의 적자는 1조원대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모바일과 PC 수요 회복이 기대보다 부진한 데다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탓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메모리는 시황과 연계된 탄력적 설비 투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HBM과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에 중점을 둘 예정으로, 전년 수준의 시설 투자가 전망된다"고 했다. 다만 "파운드리는 시황 및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투자 규모 축소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최대 규모의 투자를 예고한 가운데 DS부문 투자를 소폭 줄이기로 하면서 전체 투자에서 DS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다. 올해 DS부문 투자 비중은 84.5%로 지난 2019년(83.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 3분기까지 DS부문 투자 비중도 84.6%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DS부문 투자 비중(80.7%)을 80%를 넘게 가져간 이후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90% 이상을 유지해 왔다. 2021년부터 3년간 DS부문 투자 비중은 각각 90.3%, 90.1%, 91.1%를 기록했다. 2018년 반도체 '슈퍼 호황기'를 맞은데 이어 다음해 2030년까지 파운드리 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는 '2030 비전'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투자에 집중해 온 영향이다.
올 연말까지 예정된 투자가 진행될 경우 DS부문 투자 비중이 90%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4년만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를 제외한 메모리 투자 규모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면서 반도체 경쟁력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HBM과 서버용 SSD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HBM3E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내년 하반기에는 HBM4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내년 2나노 GAA(Gate All Around) 양산에 들어가 주요 고객 수요를 확보할 방침이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