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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하) 국가의 미래와 국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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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투표제도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이 제도의 핵심은 헌법에 명시된 국민주권 사상에 있다. 국민주권 사상은 16세기 철학자인 장 보댕(Jean Bodin)의 국가주권론에서 출발한다. 계몽주의 시대의 주권중심 통치에 대한 사상적 기반을 제공해 준 보댕은 주권을 가진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마지막 보루로 폭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적 권력과 압제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았다. 이에 반해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는 주권을 가진 국가는 외적으로부터 방어, 국민의 생명, 재산, 안전, 질서를 지키기 위해 사용되는 폭력은 주권자인 통치자에게 귀속된다고 보았다. 즉 주권을 위임받은 절대권력자의 통치는 폭력을 수반할 수 있으며 절대권력까지 용인된다고 보았다.

이에 비해 존 로크(John Locke)는 인간이 이성을 지닌 자유로운 주체라고 보며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떤 통제와 억압도 용인되지 않고 국가 (또는 정부)가 개인의 생명, 자유, 재산을 침해할 경우 통치자에게 양도했던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았다. 어떠한 억압과 통제에 대한 국민의 반항권을 인정하며 법에 따른 통치와 개인의 자유, 인권과의 양립 등을 강조한 주권재민, 즉 "주권은 국민에 귀속된다"는 정치사상을 정립했다. 이를 계승한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독립된 개체가 가진 평등한 선택권을 이성(reason)과 다른 개념인 의지(will)라 보고 공동체의 집합적 의지를 일반의지(general will)이라 정의했다.

1762년 발표된 <사회계약론>에서 루소는 개개인의 의지는 곧 주권을 의미하며 그 총합인 일반의지, 즉 국민주권을 국민대표자에게 위임하는 것보다 다수의 국민이 참여하는 직접민주정이 가장 적합한 정치제도라고 주장했다. 직접민주정을 통해 정당한 주권(legitimate sovereignty)이 행사되기 때문에 국민투표제는 루소가 주장한 최선의 정치제도로 현대적 적용의 기반을 제공해 주었다.

고대 민주정을 채택한 그리스 도시국가와 로마의 원로원, 나폴레옹 시대의 프랑스에서도 국민투표가 실시되었으나, 1848년 프랑스 2월 혁명과 공산당 선언 이후 주권재민과 정당한 주권행사에 대한 요구가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 같은 시도로 1848년 스위스가 국민참여형 국민투표제를 도입했고, 1874년 헌법을 개정해 국민투표에 부친 것이 근대적 기원이라 할 수 있다.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 1892년 오리건주에서 처음 시도되어 미국에서는 직접민주정의 형태를 오리건모델(Oregon model)이라 불리울 정도로 여타 주로 확산되었다. 1차대전은 대의민주주의제도가 확산되는 시기로 바이마르 헌법을 채택한 독일도 국민투표제를 채택했고,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 뿐 아니라 프랑스, 이태리, 일본 등으로 더욱 확산되었다.

현대 정치체제가 대의민주정으로 작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투표제는 선거와 선거사이 국가의 중요한 의제결정을 위해 국민이 직접 결정하는 제도로 사용된다. 국민투표제와 직접민주제도에 대해 연구한 알트만 (David Altman) 교수에 따르면 국민발안(popular initiative)과 국민소환제(popular recall)만 레퍼렌덤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헌법과 법률에 따른 국민투표 혹은 입법부나 행정부에서 제기해 국민에게 결정권을 주는 제도는 플레비사이트(plebiscite)라 부른다.

아래 도표를 보면서 설명하면 훨씬 더 쉽게 이해가 된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헌법과 관련법에 따라 시행되는 국민투표로 국민결정형이라는 점에서 의무적 플레비사이트(mandatory plebiscite)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헌법 제130조 2항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투표가 이에 해당된다. 여기서 '예변적 대응형'이라는 뜻은 국가상황의 유무에 관계없이 헌법개정시에는 반드시 국민에게 최종적 결정권이 주어지는 제도다.

주황색 부분은 헌법 제72조의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관한 국민투표로 외교, 국방, 통일 및 비상사태와 같은 국가안위적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부의권이 주어짐 (헌법 제72조.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및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

파란색은 스웨덴에서 사용하고 있는 협의형 국민투표제 혹은 협의형 플레비사이트(consultive plebiscite)에 해당된다. 연두색 부분은 이태리, 영국, 스웨덴의 왕정폐지, 국제기구 가입 및 탈퇴, 통치자 신임 등에 관한 국민투표로 결정형이라는 점에서 플레비사이트라 불린다. 헌법에는 포함되고 있지 않아 특별법제정, 국민합의 등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연두색 내 노란X 표시는 의회의 대응절차를 밟지 않기 때문에 적용이 되지 않는 부분을 나타낸다.

노란색 사각형 부분은 국민발안과 국민소환제의 내용으로 국가적 차원에서는 스위스에서 가장 활발하게 도입되어 적용하고 있으며 미국의 19개주, 멕시코 6개주, 아르헨티나 14개도, 독일 4개 란트(land) 등에서 적용되고 있다. 국민발안과 소환제의 경우에도 국민의 의사를 물어 결정할 때는 이를 국민투표의 범주로도 넣기도 한다.

국민투표제의 구분 [출처: Altman, David. 2011. Direct Democracy Worldwide. Cambridge University Press. ISBN: 978-1107427099. 11쪽]

국민투표를 통한 사회혼란 해소방법

스톡홀름에 위치한 국제민주주의선거원조 기구인 IDEA에서 발간한 직접민주주의 핸드북 (Direct Democracy: The International IDEA Handbook, 2008)은 직접민주주의제가 대의민주제도의 보조적 장치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치제도학자인 로렌스 모렐(Laurence Morel) 교수가 편집인으로 참가한 <국민투표와 직접민주주의 루트리지 핸드북>에서는 직접민주주의체제가 전 세계적으로 매우 폭넓게 사용되고 있어 체계적 연구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을 정도로 학자적 연구가 확장일로에 있다.

2000년대 들어 직접민주주의 제도에 관한 단행권 출판수가 20여권에 이를 정도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그만큼 대의민주주의 제도는 정치인에 대한 신뢰의 저하, 기술의 발달, 국민주권실현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직접민주정을 도입하고 있다 (직접민주정과 국민투표제 연구결과를 확인해 보기 위해서는 뒷부분에 정리한 연구목록 참조할 것).

세계에서 가장 많이 국민투표제가 시행되고 있는 국가는 스위스다. 헌법개정, 국제기구 가입 및 탈퇴, 그리고 국가비상사태 시 1년 이상 유효한 법을 제정할 때 그리고 국민민생 이슈 등 국민에게 의사를 물어보는 다양한 국민투표가 시행되고 있다. 스위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848년부터 2020년까지 240번에 이르고 매년 1.6개의 국민투표가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의 특징으로 2중 과반획득의 원칙을 들 수 있다. 전국 국민투표의 과반을 확보해야 하는 동시에 26개 칸톤 중 최소 14개에서 과반수를 얻어야 통과될 수 있다. 2024년에만 연금, 건강보험, 생명다양성 등의 4개의 사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치렀다.

우리나라는 1948년 이후 총 여섯 번에 걸쳐 국민투표를 시행했다.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국민투표는 예변적 대응형인 국민결정형으로 플레비사이트 형태라 할 수 있다. 즉 헌법에 규정된 헌법개정을 위한 최종절차로서의 국민투표라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헌법 제72조에 의거한 국민투표는 시행된 적이 1948년 제정헌법 이후 한 번도 없다.

헌법개정은 국회가 주도권을 쥐고 재적의원 2/3의 동의를 받아 진행할 수 있다. 여야가 함께 손을 잡고 추진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대외정책, 안보정책, 통일정책, 그리고 국가안위에 대한 현안 이슈에 관해서는 대통령이 국민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다.

국회와 사사건건 충돌하며 민생과 국가안위에 대한 논의가 중단된 상황에서 국민에게 물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국가적 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대한 헌법적 해석과 국민투표의 장단점을 충분히 논의하고 진행을 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지만 어지러운 현 정국을 생각하면서 국민에게 결정권을 주는 방법을 고안해 보는 것도 한 방편일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정치가 혼돈되고 다양한 충돌이 돌출될 수록 루소의 정당한 주권과 로크의 주권재민을 실현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가 국민차원에서 시작되어야 하리라 본다.

우리나라 역대 국민투표.

참조자료: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연구서 (2000년 이후)

◆ Altman, David. 2010. Direct democracy worldwide
◆ Altman, David. 2019. Citizenship and contemporary direct democracy
◆ Asimakopoulos, John. 2014. Social structures of direct democracy : on the political economy of equality
◆ Biggers, Daniel R. 2014. Morality at the ballot : direct democracy and political engagement in the United States
◆ Bowler, Shaun & Donovan, Todd. 2000. Demanding choices : opinion, voting, and direct democracy
◆ Braunstein, Richard. 2004. Initiative and referendum voting : governing through direct democracy in the United States
◆ Bruce, Iain. 2004. The Porto Alegre alternative : direct democracy in action
◆ Della Porta, Donatella, O'Connor, Francis & Portos, Martín, author.; Subirats, Anna. 2017. Social movements and referendums from below : direct democracy in the neoliberal crisis
◆ Goebel, Thomas. 2002. A government by the people : direct democracy in America, 1890-1940
◆ Kaplan, Temma. 2003. Taking Back the Streets: Women, Youth, and Direct Democracy
◆ LeDuc, Larry. 2020. The Politics of Direct Democracy : Referendums in Global Perspective
◆ Lewis, Daniel C. 2013. Direct democracy and minority rights : a critical assessment of the tyranny of the majority in the American states
◆ Marczewska-Rytko, Maria (ed.) 2018. Handbook of direct democracy in Central and Eastern Europe after 1989
◆ Matsusaka, John G. 2020. Let the People Rule : How Direct Democracy Can Meet the Populist Challenge
◆ Miller, Kenneth P. 2009. Direct democracy and the courts
◆ Moeckli, Daniel; Edward Elgar Publishing. 2021. The legal limits of direct democracy : a comparative analysis of referendums and initiatives across Europe.
◆ Qvortrup, Mads, author. 2013. Direct democracy : a comparative study of the theory and practice of government by the people
◆ Reilly, Shauna & Yonk, Ryan M. 2013. Direct democracy in the United States : petitioners as a reflection of society
◆ Shaun Bowler & Todd Donovan. 2010. Demanding Choices: Opinion, Voting, and Direct Democracy
◆ Smith, Daniel A. & Tolbert, Caroline. 2009. Educated by initiative: the effects of direct democracy on citizens and political organizations in the American states.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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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밀도 도심블록형주택' 띄웠지만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정부가 신속한 주택 공급을 목표로 도심 저층 주거지를 활용한 중밀도 주택단지인 이른바 '도심 블록형 주택'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과 정책 효과를 둘러싼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가 구상 중인 도심 블록형 주택은 공공재개발 방식을 일부 차용한 사업 모델로, 토지를 수용한 뒤 공공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구조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경우 토지 및 주택 소유주에 대한 보상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는 조합이 자체적으로 책임지는 이주 대책을 정부가 직접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행정·재정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중밀도 주택 특성상 용적률이 제한돼 주택 공급의 순증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도심 내 고비용 구조를 감안할 경우 공급 확대 수단으로서의 효율성이 낮다는 평가다. 여기에 수용과 임대주택 건설을 전제로 할 경우 대규모 재정 투입이 불가피해 재정 부담 논란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특화주택'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중밀도 도심 블록형 주택 사업은, 현재 거론되는 '수용 후 전세형 임대주택 공급'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정책 성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진단이 업계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다. 주택 공급 확대라는 정책 목표에 비해 실질적인 공급 효과와 비용 대비 효율성이 낮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설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AI 작성 이미지 도심 블록형 주택은 35층 가량 고밀도로 아파트를 짓는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저층 다가구 밀집지역을 '블록' 단위로 묶어 중밀도의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중밀도의 의미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략 10층 미만의 새로운 공동주택 유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법령의 다세대주택(빌라) 규정대로 5층 이하로 지어 단독·다세대 주택과 대단지 아파트 사이에 위치한 일종의 타운하우스 단지와 유사한 새로운 중간 주거 유형으로 짓는다는 구상도 나온다. 이 모델은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건위)가 검토 중인 새로운 주택 모델로 알려졌다. 국건위는 도심 블록형 주택이 당장 추가 공급대책 물량이라기보다 단지형 아파트와 다세대·다가구 주택 사이에 새로운 건축 모델을 제시하는 중장기 구상이라고 밝혔다. 저층 주거지를 속도감 있게 개발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란 이야기다. 하지만 정부는 빠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주택공급추진본부 출범식에서 "전세 물량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공급 감소로 인한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며 "도심 블록형 주택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주택 공급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는 9일 발표한 경제성장전략에서 특화주택 도입을 위해 올 1분기 중 근거법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블록형 주택은 윤석열 정부 때 나온 '뉴:빌리지' 사업을 개편한 사업으로 꼽힌다. 뉴빌리지는 전면적인 재개발·재건축이 어려운 노후 단독, 빌라촌 등 저층 주거지역에서 민간이 주택을 정비할 경우 금융·제도적 인센티브와 공공의 기반·편의시설 설치를 패키지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도심 블록형 주택은 뉴빌리지와 달리 공공개발이란 특성을 갖는다. 뉴빌리지가 높은 분담금이나 재개발을 원치 않는 주민들의 자력 주거환경개선을 지원하는 사업이라면 도심 블록형 주택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사업시행자로 도심내 저층주거지를 대상지로 지정해 토지를 수용한 뒤 재정을 투입해 최대 10층 이내 임대 주택을 짓는 소규모 공공재개발사업이다. 임대주택이 완공되면 임대사업은 사회적 기업이 대행한다. 박원순 시장 시절 서울시가 도입한 사회주택과 똑같은 방식이다. 도심지역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며 사회적 기업을 양성하는 제도인 셈이다.  도심 블록형 주택은 정부의 강제성이 없으면 사회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후 저층주거지역에 사는 거주자들이 재개발에 반대하는 이유는 먼저 높은 분담금 때문이며 입주까지 15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다. 수용방식으로 진행되는 도심 블록형 주택은 이같은 문제는 해결할 수 있지만 보상금액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 여당인 민주당은 야당 시절부터 LH의 매입임대주택사업에서 지나치게 많은 보상금액을 준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매입임대주택사업의 보상비용 문제를 지적하며 이의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도심지는 수도권 신도시 후보지와 달리 토지비용이 월등히 높으며 실제 거주하는 인구도 훨씬 많다. 이 때 보상금액을 '합리적'으로 낮추면 소유주들은 수용을 반대할 수밖에 없고 정부의 강제집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 추진이 힘들어진다. 수용당한 주민들에게 새로 지어질 도심 블록형 주택의 입주권을 보장하는 방식이 되면 분양가가 문제가 될 것이며 임대주택이 절반 이상이고 중밀도 단지라는 점에서 향후 재산가치 상승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 이는 공급자인 정부와는 상관없지만 해당 소유주들에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더욱이 민간 재정비사업에선 세입자 이주문제는 사업자들이 스스로 해결해야하지만 도심 블록형 주택사업은 공공사업인 만큼 정부가 직접 해결해줘야한다. 정부는 최근 1기 신도시 재정비 추진과정에서 해당 지자체에 강력한 이주대책을 주문했고 이의 부실을 이유로 분당신도시 등은 지정물량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임대주택을 짓기 위해 추가 임대주택을 확보해야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아울러 중밀도로 지어지는 도심 블록형 주택은 실제 순증하는 주택수가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높은 분담금을 감수하더라도 재개발사업으로 고품질 주택을 갖고 싶어하는 주민들의 주거 개선 소원은 완전히 좌절되게 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고밀도로 개발해서 소유주에게 분양주택을 주고 나머지는 임대로 제공해야할텐데 막대한 재정을 들여 토지 수용 후 중밀도로 집을 지어서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것 자체가 주택공급 확대와 관련이 없다"며 "시장이 순응할 합리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2026-01-11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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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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