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하) 국가의 미래와 국민투표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국민투표제도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이 제도의 핵심은 헌법에 명시된 국민주권 사상에 있다. 국민주권 사상은 16세기 철학자인 장 보댕(Jean Bodin)의 국가주권론에서 출발한다. 계몽주의 시대의 주권중심 통치에 대한 사상적 기반을 제공해 준 보댕은 주권을 가진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마지막 보루로 폭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적 권력과 압제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았다. 이에 반해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는 주권을 가진 국가는 외적으로부터 방어, 국민의 생명, 재산, 안전, 질서를 지키기 위해 사용되는 폭력은 주권자인 통치자에게 귀속된다고 보았다. 즉 주권을 위임받은 절대권력자의 통치는 폭력을 수반할 수 있으며 절대권력까지 용인된다고 보았다.

이에 비해 존 로크(John Locke)는 인간이 이성을 지닌 자유로운 주체라고 보며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떤 통제와 억압도 용인되지 않고 국가 (또는 정부)가 개인의 생명, 자유, 재산을 침해할 경우 통치자에게 양도했던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았다. 어떠한 억압과 통제에 대한 국민의 반항권을 인정하며 법에 따른 통치와 개인의 자유, 인권과의 양립 등을 강조한 주권재민, 즉 "주권은 국민에 귀속된다"는 정치사상을 정립했다. 이를 계승한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독립된 개체가 가진 평등한 선택권을 이성(reason)과 다른 개념인 의지(will)라 보고 공동체의 집합적 의지를 일반의지(general will)이라 정의했다.

1762년 발표된 <사회계약론>에서 루소는 개개인의 의지는 곧 주권을 의미하며 그 총합인 일반의지, 즉 국민주권을 국민대표자에게 위임하는 것보다 다수의 국민이 참여하는 직접민주정이 가장 적합한 정치제도라고 주장했다. 직접민주정을 통해 정당한 주권(legitimate sovereignty)이 행사되기 때문에 국민투표제는 루소가 주장한 최선의 정치제도로 현대적 적용의 기반을 제공해 주었다.

고대 민주정을 채택한 그리스 도시국가와 로마의 원로원, 나폴레옹 시대의 프랑스에서도 국민투표가 실시되었으나, 1848년 프랑스 2월 혁명과 공산당 선언 이후 주권재민과 정당한 주권행사에 대한 요구가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 같은 시도로 1848년 스위스가 국민참여형 국민투표제를 도입했고, 1874년 헌법을 개정해 국민투표에 부친 것이 근대적 기원이라 할 수 있다.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 1892년 오리건주에서 처음 시도되어 미국에서는 직접민주정의 형태를 오리건모델(Oregon model)이라 불리울 정도로 여타 주로 확산되었다. 1차대전은 대의민주주의제도가 확산되는 시기로 바이마르 헌법을 채택한 독일도 국민투표제를 채택했고,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 뿐 아니라 프랑스, 이태리, 일본 등으로 더욱 확산되었다.

현대 정치체제가 대의민주정으로 작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투표제는 선거와 선거사이 국가의 중요한 의제결정을 위해 국민이 직접 결정하는 제도로 사용된다. 국민투표제와 직접민주제도에 대해 연구한 알트만 (David Altman) 교수에 따르면 국민발안(popular initiative)과 국민소환제(popular recall)만 레퍼렌덤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헌법과 법률에 따른 국민투표 혹은 입법부나 행정부에서 제기해 국민에게 결정권을 주는 제도는 플레비사이트(plebiscite)라 부른다.

아래 도표를 보면서 설명하면 훨씬 더 쉽게 이해가 된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헌법과 관련법에 따라 시행되는 국민투표로 국민결정형이라는 점에서 의무적 플레비사이트(mandatory plebiscite)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헌법 제130조 2항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투표가 이에 해당된다. 여기서 '예변적 대응형'이라는 뜻은 국가상황의 유무에 관계없이 헌법개정시에는 반드시 국민에게 최종적 결정권이 주어지는 제도다.

주황색 부분은 헌법 제72조의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관한 국민투표로 외교, 국방, 통일 및 비상사태와 같은 국가안위적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부의권이 주어짐 (헌법 제72조.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및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

파란색은 스웨덴에서 사용하고 있는 협의형 국민투표제 혹은 협의형 플레비사이트(consultive plebiscite)에 해당된다. 연두색 부분은 이태리, 영국, 스웨덴의 왕정폐지, 국제기구 가입 및 탈퇴, 통치자 신임 등에 관한 국민투표로 결정형이라는 점에서 플레비사이트라 불린다. 헌법에는 포함되고 있지 않아 특별법제정, 국민합의 등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연두색 내 노란X 표시는 의회의 대응절차를 밟지 않기 때문에 적용이 되지 않는 부분을 나타낸다.

노란색 사각형 부분은 국민발안과 국민소환제의 내용으로 국가적 차원에서는 스위스에서 가장 활발하게 도입되어 적용하고 있으며 미국의 19개주, 멕시코 6개주, 아르헨티나 14개도, 독일 4개 란트(land) 등에서 적용되고 있다. 국민발안과 소환제의 경우에도 국민의 의사를 물어 결정할 때는 이를 국민투표의 범주로도 넣기도 한다.

국민투표제의 구분 [출처: Altman, David. 2011. Direct Democracy Worldwide. Cambridge University Press. ISBN: 978-1107427099. 11쪽]

국민투표를 통한 사회혼란 해소방법

스톡홀름에 위치한 국제민주주의선거원조 기구인 IDEA에서 발간한 직접민주주의 핸드북 (Direct Democracy: The International IDEA Handbook, 2008)은 직접민주주의제가 대의민주제도의 보조적 장치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치제도학자인 로렌스 모렐(Laurence Morel) 교수가 편집인으로 참가한 <국민투표와 직접민주주의 루트리지 핸드북>에서는 직접민주주의체제가 전 세계적으로 매우 폭넓게 사용되고 있어 체계적 연구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을 정도로 학자적 연구가 확장일로에 있다.

2000년대 들어 직접민주주의 제도에 관한 단행권 출판수가 20여권에 이를 정도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그만큼 대의민주주의 제도는 정치인에 대한 신뢰의 저하, 기술의 발달, 국민주권실현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직접민주정을 도입하고 있다 (직접민주정과 국민투표제 연구결과를 확인해 보기 위해서는 뒷부분에 정리한 연구목록 참조할 것).

세계에서 가장 많이 국민투표제가 시행되고 있는 국가는 스위스다. 헌법개정, 국제기구 가입 및 탈퇴, 그리고 국가비상사태 시 1년 이상 유효한 법을 제정할 때 그리고 국민민생 이슈 등 국민에게 의사를 물어보는 다양한 국민투표가 시행되고 있다. 스위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848년부터 2020년까지 240번에 이르고 매년 1.6개의 국민투표가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의 특징으로 2중 과반획득의 원칙을 들 수 있다. 전국 국민투표의 과반을 확보해야 하는 동시에 26개 칸톤 중 최소 14개에서 과반수를 얻어야 통과될 수 있다. 2024년에만 연금, 건강보험, 생명다양성 등의 4개의 사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치렀다.

우리나라는 1948년 이후 총 여섯 번에 걸쳐 국민투표를 시행했다.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국민투표는 예변적 대응형인 국민결정형으로 플레비사이트 형태라 할 수 있다. 즉 헌법에 규정된 헌법개정을 위한 최종절차로서의 국민투표라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헌법 제72조에 의거한 국민투표는 시행된 적이 1948년 제정헌법 이후 한 번도 없다.

헌법개정은 국회가 주도권을 쥐고 재적의원 2/3의 동의를 받아 진행할 수 있다. 여야가 함께 손을 잡고 추진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대외정책, 안보정책, 통일정책, 그리고 국가안위에 대한 현안 이슈에 관해서는 대통령이 국민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다.

국회와 사사건건 충돌하며 민생과 국가안위에 대한 논의가 중단된 상황에서 국민에게 물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국가적 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대한 헌법적 해석과 국민투표의 장단점을 충분히 논의하고 진행을 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지만 어지러운 현 정국을 생각하면서 국민에게 결정권을 주는 방법을 고안해 보는 것도 한 방편일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정치가 혼돈되고 다양한 충돌이 돌출될 수록 루소의 정당한 주권과 로크의 주권재민을 실현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가 국민차원에서 시작되어야 하리라 본다.

우리나라 역대 국민투표.

참조자료: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연구서 (2000년 이후)

◆ Altman, David. 2010. Direct democracy worldwide
◆ Altman, David. 2019. Citizenship and contemporary direct democracy
◆ Asimakopoulos, John. 2014. Social structures of direct democracy : on the political economy of equality
◆ Biggers, Daniel R. 2014. Morality at the ballot : direct democracy and political engagement in the United States
◆ Bowler, Shaun & Donovan, Todd. 2000. Demanding choices : opinion, voting, and direct democracy
◆ Braunstein, Richard. 2004. Initiative and referendum voting : governing through direct democracy in the United States
◆ Bruce, Iain. 2004. The Porto Alegre alternative : direct democracy in action
◆ Della Porta, Donatella, O'Connor, Francis & Portos, Martín, author.; Subirats, Anna. 2017. Social movements and referendums from below : direct democracy in the neoliberal crisis
◆ Goebel, Thomas. 2002. A government by the people : direct democracy in America, 1890-1940
◆ Kaplan, Temma. 2003. Taking Back the Streets: Women, Youth, and Direct Democracy
◆ LeDuc, Larry. 2020. The Politics of Direct Democracy : Referendums in Global Perspective
◆ Lewis, Daniel C. 2013. Direct democracy and minority rights : a critical assessment of the tyranny of the majority in the American states
◆ Marczewska-Rytko, Maria (ed.) 2018. Handbook of direct democracy in Central and Eastern Europe after 1989
◆ Matsusaka, John G. 2020. Let the People Rule : How Direct Democracy Can Meet the Populist Challenge
◆ Miller, Kenneth P. 2009. Direct democracy and the courts
◆ Moeckli, Daniel; Edward Elgar Publishing. 2021. The legal limits of direct democracy : a comparative analysis of referendums and initiatives across Europe.
◆ Qvortrup, Mads, author. 2013. Direct democracy : a comparative study of the theory and practice of government by the people
◆ Reilly, Shauna & Yonk, Ryan M. 2013. Direct democracy in the United States : petitioners as a reflection of society
◆ Shaun Bowler & Todd Donovan. 2010. Demanding Choices: Opinion, Voting, and Direct Democracy
◆ Smith, Daniel A. & Tolbert, Caroline. 2009. Educated by initiative: the effects of direct democracy on citizens and political organizations in the American states.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지지율 35.2% 2주연속 하락…국힘 41% 민주 35%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2주 연속 하락해 35.2%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12일 발표됐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6∼8일 전국 18세 이상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2.2%포인트(p) 내린 35.2%였다. 부정평가는 61.4%로 전주 대비 1.6%p 올랐다. '잘 모름'은 3.4%였다. 리얼미터는 "조희대 대법원장과의 사법부 독립성 논란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에 따른 여야 안보 공방, 수도권 전월세·아파트값 상승세 등 인사·안보·부동산 악재가 국정감사 이슈로 집중되면서 지지율 하락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 본관에서 4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10.06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 지지율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각각 3.1%p, 2.1%p 오른 20대(27.3%)와 30대(31.3%)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하락세가 나타났다.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35.7%, 국민의힘은 41.3%를 각각 기록했다. 민주당은 지난 조사 대비 7.0%p 떨어졌고, 국민의힘은 2.9%p 오르면서 지지율이 역전됐다. 다만 양당 간 격차는 5.8%p로 여전히 오차범위(±3.1%p) 내다. 리얼미터는 민주당 지지율에 대해 "조 대법원장의 법사위 충돌 및 탄핵 추진 논란, 수사권 개편을 둘러싼 조국혁신당과의 갈등, 수도권 부동산 전월세 불안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진보층과 40대를 중심으로 지지층이 이탈해 상당 폭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리얼미터는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국정감사 초반 DMZ 지뢰 폭발 사태 등 안보 이슈와 조 대법원장 증언 채택 및 탄핵 공방 등을 통해 대여 공세를 강화한 데다 농지 전수조사·대미투자 등 정부 정책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의 반사이익을 얻어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주보다 1.1%p 오른 6.3%를 기록했다. 개혁신당은 2.8%, 진보당은 1.2%다. 기타 정당은 1.8%, 무당층은 11.0%로 조사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 응답률은 2.8%였다. 정당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2.6%였다. 두 조사 모두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cjay@newspim.com 2026-10-12 10:10
사진
정의선 취임 6년, 로봇 상용화 눈앞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6주년을 맞는 가운데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해 온 로봇 사업이 상용화를 향한 시험대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 자동차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투입하고 연간 3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자동차 제조를 넘어 로봇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피지컬 AI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수익성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1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 지난해까지 약 1조7000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로봇 상용화 기대에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투자금 회수와 자동차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이 정 회장 개인과 현대차·기아 등 여러 주체에 나뉘어 있어 로봇 사업의 성장과 현대차 주주가 얻는 경제적 이익을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포그래픽=챗GPT] 2026.10.12  ◆ 그룹의 로봇 가치, 현대차 주주 몫과는 다르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로봇 전략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정 회장 취임 직후인 2020년 12월 인수를 결정한 뒤 2021년 6월 지배지분 80% 인수를 마무리했다. 당시 정 회장도 개인 자금을 투입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이후 추가 출자 등을 거치며 지분 구조가 달라졌다. 지난 7월 잔여 지분 인수 추진 당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은 HMG글로벌 56.4%, 정 회장 22.6%, 현대글로비스 11.25%, 소프트뱅크 9.65%로 보도됐다. HMG글로벌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참여한 투자법인이다. HMG글로벌 지분은 현대차 49.5%, 기아 30.5%, 현대모비스 20%로 구성됐다. 이를 적용하면 당시 현대차의 HMG글로벌 경유 보스턴다이내믹스 간접 지분은 약 27.9%다. HMG글로벌이 보유한 지분 56.4%에 현대차의 출자 비율 49.5%를 곱한 수치다. 소프트뱅크 잔여 지분을 기존 보유 비율에 따라 배분하면 HMG글로벌 62.5%, 정 회장 25%, 현대글로비스 12.5%로 조정되는 구조다. 이 경우 현대차의 HMG글로벌 경유 간접 지분은 약 30.9%로 높아진다.  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모두 확보하더라도 로봇 사업의 성과를 현대차가 독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정 회장과 기아·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도 투자한 만큼 성과는 여러 주주에게 나뉜다. 현대차 주주에게 중요한 것은 '그룹의 로봇 기업'이라는 간판보다 현대차가 투입한 돈에 비해 얼마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느냐다. ◆ 로봇 팔아 버는 돈과 공장에서 아끼는 돈 현대차가 로봇 사업에서 기대하는 효과는 크게 두 가지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외부 판매를 늘려 투자 가치를 높이는 것과 자동차 공장에 로봇을 투입해 생산비를 낮추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현대모비스 등 계열사에는 로봇의 기술력을 실제 생산 현장의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일이 핵심 과제다. 주주 입장에서도 로봇의 성능 못지않게 투자비를 얼마나 빨리 회수하고 생산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첫 번째는 로봇 기업의 성장이다. 외부 고객에게 로봇을 판매하고 유지보수·서비스 사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면 투자 지분의 가치도 커질 수 있다. 그러나 기업가치 상승이 현대차의 현금 유입이나 배당 재원 증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실제 이익 귀속과 현금 회수는 지분 구조와 배당, 지분 매각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는 성장 기대와 실적 사이의 간극도 크다. 로이터는 지난 9월 현대글로비스 공시를 인용해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지난해 5284억원의 손실을 냈으며, 2021~2025년 누적 손실은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로봇 사업의 성장 기대와 별개로 대규모 손실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최근 아마존의 AI 사업을 이끌었던 로히트 프라사드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기술 개발을 넘어 로봇 상용화와 수익 모델 구축으로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두 번째는 자동차 생산의 효율 개선이다. 이를 위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HMGMA에 아틀라스를 투입해 부품을 생산 순서에 맞춰 분류·배치하는 서열작업부터 맡길 계획이다. 2030년에는 부품 조립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 이때 현대차가 얻는 효과는 로봇 판매 이익이 아니라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반복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무거운 부품을 옮기는 부담을 줄이면 생산성과 작업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로봇 투입 자체를 비용 절감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도입 가격과 유지보수비, 생산라인 변경 비용을 고려한 뒤에도 작업시간 단축과 품질 개선 효과가 이를 웃돌아야 한다. 현대차 주주 관점에서는 로봇을 몇 대 배치했는지보다 차량 한 대당 생산비와 공정 가동률이 얼마나 개선되는지가 중요하다. 지난해 3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조지아주 소재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 3만대 생산능력보다 중요한 '투자 회수'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생산능력은 실제 생산량이나 판매량과 다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그룹 내부 수요뿐 아니라 외부 고객의 구매도 뒷받침돼야 한다. 정 회장의 로봇 전략은 자동차 제조 역량을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생산시설과 제조 데이터, 현대모비스의 부품 기술, 현대글로비스의 물류 역량을 결합해 로봇 사업을 키우고 있다. 자동차 공장은 로봇의 실제 작업 능력을 검증하는 현장이자, 초기 수요처가 될 수 있다. 다만, 그룹 차원의 사업 확장과 현대차의 주주가치는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정 회장의 개인 투자 성과, 다른 계열사의 부품·물류 사업 기회, 현대차의 생산성 개선을 한데 묶으면 현대차 주주에게 돌아갈 몫이 불분명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취임 6년을 맞은 정 회장의 승부수는 로봇 기업 인수와 기술 시연을 넘어, 생산 현장의 검증과 양산을 준비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앞으로는 로봇의 성능뿐 아니라 추가 투자 규모와 차량 한 대당 생산비 절감액, 투자금 회수 기간이 로봇 전략의 주주가치를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peoplekim@newspim.com 2026-10-12 13:4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