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6일(현지시각) 세계 주요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발언에 영향을 받으며 혼재된 모습을 보였다.
미국 증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4만4860.31로 0.28% 상승했고, S&P 500 지수는 6021.63으로 0.57% 전진했다. 이날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63% 오른 1만9174.30에 마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25%,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로 인해 미국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포드 등 자동차 제조사들의 주가는 각각 9%, 5.68%, 2.63% 하락했다. 그러나 시장은 이러한 관세가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해 증시에 대한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유럽 주요 지수는 하락세를 보였다. 트럼프의 관세 계획 발표로 인한 불확실성과 그로 인한 경제적 영향에 대한 염려 때문이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0.57% 내린 505.90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만9295.98로 0.56% 하락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7194.51로 0.87% 떨어졌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 역시 8258.61로 0.4% 하락했다. 특히 유럽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유럽 자동차 업종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증시 역시 하락했다. 양대 벤치마크 지수인 센섹스30과 니프티50은 각각 0.13%, 0.11% 내리며 8만 4포인트, 2만 4194.50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전 2거래일 연속 상승 후 차익 실현 움직임이 커졌단 진단이다. 현지 매체 민트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산 제품과 멕시코 및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이것이 글로벌 무역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투자자들이 고점에서 이익 실현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장기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으나 단기물 수익률은 하락하는 등 채권 시장은 만기별로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무장관 후보자로 월가 출신인 스콧 베센트를 지명했다는 소식에 급락했던 채권 금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폭탄 발언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날 뉴욕 채권 시장 오후 거래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3%로 전장 대비 0.037%포인트 상승하고 있다. 전날 10년물 금리는 베센트 지명 소식에 4.263%까지 하락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4.254%로 전장보다 소폭 내림세다.
미국 달러는 트럼프 관세 폭탄 발언에 강세를 보였다. 이날 미 달러는 캐나다 달러 대비 1.5% 이상 오르며 4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국 위안화 대비로는 7.26위안을 기록하며 7월 30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멕시코 페소에 대해서도 2% 이상 급등했다. 다만 달러는 일본 엔화 대비로는 하락했으며 유로화 대비로는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8.77달러 소폭 하락했고, 브렌트유는 72.81달러로 0.27% 떨어졌다. 이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휴전 소식과 더불어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재고 증가 전망과 맞물려 영향을 끼친 결과로 보인다. 금 가격은 2621.30달러로 0.1% 상승했다.
향후 시장은 내일 발표될 예정인 10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를 미룰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트럼프의 정책 시행 여부가 글로벌 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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