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기업인이 직원들에게 결혼 지참금을 없애고, 결혼식도 간소화할 것을 요구하자, 네티즌들이 환호하고 나섰다. 중국 내 결혼 문화가 변화하고 있는 한 단면으로 해석된다.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결혼을 할 때 신랑 측이 신부 측에 '차이리(彩禮)'라고 하는 일종의 지참금을 지급한다. 지참금의 액수는 지방에 따라, 문화에 따라 다르다. 신부 측 가정이 원하는 수준만큼의 차이리를 받지 못하면, 이를 가문에 대한 무시로 여겨, 결혼이 무산되는 경우도 많다. 농촌 지역의 경우 지참금은 보통 10만 위안~20만 위안 가량이며, 차이리를 중시하는 곳에서의 지참금은 이보다도 높다.
또한 결혼식은 최대한 성대하게 해야 하며, 손님들에게 좋은 음식과 좋은 술을 대접해야 한다는 전통이 존재한다. 이는 고스란히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중국 사회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결혼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으며, 최근에는 당국이 직접 나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배경으로 마트 체인 팡둥라이(胖東來)의 위둥라이(于東來) 회장은 20일 SNS를 통해 결혼 문화를 바꿀 것을 촉구했다.
위둥라이 회장은 SNS에 "내년부터 팡둥라이 직원들은 결혼할 때 지참금을 받거나 지급해서는 안 되며, 결혼식이 화려해서는 안 되고, 결혼식에 원탁 탁자 5개분(약 60명) 이상의 손님을 초대해서는 안 된다"고 게시했다. 이어 그는 "만약 이를 어긴다면 회사는 제도를 개정해 해당 직원에 대한 모든 복지를 취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위 회장은 "향후 팡둥라이의 직원은 부모에 의지해 차를 사고 집을 사서는 안 된다"라며 "우리 모두는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인생을 개척하고 행복한 삶을 꾸릴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적었다.
팡둥라이는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마트 체인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 허난성의 2개 도시에서만 13개 매장을 운영했으며, 지난해 전체 매출은 107억 위안(2조 원)이었다. 매장 1개당 연간 158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1966년생인 위둥라이는 중학교를 중퇴하고 일용직 노동자로 일을 했다. 1995년 형과 친구들로부터 빌린 돈 6만 위안으로 담배판매점을 차렸다. 작은 점포였던 팡둥라이는 30년 만에 대형 마트 체인으로 성장했다.
팡둥라이에 대해 레이쥔(雷軍) 샤오미(小米) 회장은 "팡둥라이는 중국 소매산업에서 신과 같은 존재"라고 극찬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은 "팡둥라이는 다른 기업의 부족한 점을 보여주는 거울과 같다"고 평했다.
중국의 신혼부부 자료사진 [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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