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10월 18일~11월 11일 1.36% 추가 매수
10월 18일, 고려아연 공개매수 중지 가처분 심문기일
MBK, '매매 30일 전 공시' 예외 주주 맞냐는 지적도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참여한 사모펀드 운용사 MBK 파트너스가 공개 매수 후 고려아연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는 과정에서 지난 7월부터 시행 중인 '내부자 거래 사전공시제도'의 빈틈을 이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MBK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지난 10월 18일부터 지난 11일까지 NH투자증권에 증거금을 전액 예치하고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자유 재량 매매(CD)' 방식으로 매수를 요청해 고려아연 지분 1.36%, 28만 2366주를 장내에서 추가 취득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우)과 강성두 영풍 사장(좌). [사진=뉴스핌DB] |
1.36% 지분을 추가 취득함에 따라 한국기업투자홀딩스 지분은 6.68%가 됐다. 기존 영풍 및 장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 33.13%와 영풍 측의 고려아연 공개 매수를 통한 지분 0.02%까지 더하면, 고려아연 최대 주주인 MBK와 영풍의 지분은 발행주식 총수의 39.83%에 이르게 됐다.
MBK가 지분 매입을 시작한 지난달 18일은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에 자사주 공개 매수를 멈추라는 2차 가처분 소송에 대한 심문기일이 열린 날이다.
당시 MBK는 2차 가처분이 인용돼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 매수가 중단될 수 있다고 시장에 알렸다. 이에 따른 리스크가 반영돼 주가 상승이 제한됐고, 가처분 기각이 나온 지난달 21일 주가는 전일 대비 6.43% 상승했다.
이에 대해 '기존 주주들에게 가처분 인용 가능성을 알려 주가 상승을 제한하고, 뒤로는 지분을 추가로 취득한 시세 교란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 일각의 주장이다.
또한 MBK의 추가 지분 취득은 지난 7월부터 시행 중인 '내부자 거래 사전공시제'를 회피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상장회사 내부자가 당해 상장회사가 발행한 주식 등을 일정 규모 이상 거래(매수 또는 매도)하려는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매매 예정일 30일 이전에 매매 목적·가격·수량 및 거래 기간 등을 공시해야 한다.
주요 주주는 10%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거나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개인 및 기관에 해당한다. 대상 주식은 지분증권을 포함해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관련 증권예탁증권 등이 모두 포함된다.
다만 연기금과 펀드 등 집합투자기구와 은행, 금융투자 회사 등 재무적 투자자들은 사전공시 의무자에서 제외됐다. 이미 자체적인 내부 통제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미공개 정보 이용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이유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는 의무에서 벗어났고, 쟁점은 이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MBK가 재무적 투자자에 해당하느냐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영풍 측과 향후 지분을 교환할 수 있는 풋옵션·콜옵션 계약을 맺고 사실상 이번 경영권 분쟁을 주도하고 있는 MBK는 영풍과 특수관계자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는 주장이 나온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