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시행파' 진성준 "당인으로서 따라야"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내년 시행 예정이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입장을 천명하자 여당은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반겼다. 반면 조국혁신당 등 금투세 시행을 주장하던 야권 정당은 "심각한 입법 후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쉽지만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며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강행하는 게 맞습니다만 지금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어렵고 1500만 주식 투자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04 pangbin@newspim.com |
지난달 4일 의원총회에서 금투세와 관련한 결론을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결정한지 한 달만에 이 대표가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 대표는 금투세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국내 주식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감안해 폐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이 대표를 향해 금투세 폐지에 동참하라고 촉구하던 국민의힘은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이 늦었지만 금투세의 완전한 폐지에 동참하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며 "저희도 최선을 다했고 민주당도 합리적 판단을 해준 것 같아서 오랜만에 정치가 작동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입장문을 통해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11월 본회의에서 금투세 폐지를 처리하도록 야당과 즉시 협상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조국혁신당 등 '금투세 시행' 입장이던 범야권 정당들은 이 대표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정책위원회는 이날 "정부·여당의 금투세 폐지 주장에 동의한 민주당 결정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심각한 입법 후퇴이자 정치적 퇴행"이라고 질타했다.
진보당도 이날 논평에서 "주식시장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금투세 도입이 아니라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라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금투세 폐지 입장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 대표적인 '시행파'였던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당내에서 치열한 공개 토론과 논의가 진행됐지만 지도부가 정무적으로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지도부가 결단한 만큼 저 역시 당인으로서 따르지 않을 수 없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에서 폐지론을 이끌어온 이소영 의원은 "어려운 결정이었겠지만 잘한 결정"이라며 이제 '상법 개정' 등 밸류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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