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서관 운영으로 소외 아동 돌봄 나서
이웅열 명예회장, 시상식서 사회의 선행 강조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이 제24회 우정선행상 대상에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며 소외 아동을 돌본 김선자(53)씨를 30일 선정했다.
이웅열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왼쪽)이 우정선행상 대상을 수상한 김선자(53) 씨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코오롱] |
재단은 이날 서울 마곡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우정선행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우정선행상은 고(故) 이동찬 코오롱 선대회장의 호 '우정'(牛汀)을 따서 2001년 제정된 상으로 매년 모범이 되는 선행·미담 사례를 발굴해 시상한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은 2018년 경영 은퇴 후에도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우정선행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인사말에서 "선한 씨앗을 뿌리면 감사의 기억들이 양분이 돼 이 씨앗을 자라게 한다"며 "이 순간, 우리 사회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선행이 지금은 작아보일지라도 누군가는 사랑을 느끼고, 힘을 얻어 풍성한 결실이 된다는 것을 수상자분들이 증명해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저 역시 살맛 나는 세상이 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대상을 수상한 김씨는 지난 2004년 전남 곡성 서봉마을에 '길작은도서관'을 설립했다. 동네에 밤늦게까지 집에 가지 않는 아이들이 많아 배경을 알아보니 조손가정이나 맞벌이 가정이 많았다고 한다. 이에 김씨는 자녀 방을 책방으로 꾸며 아이들이 편하게 놀고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다가 작은 도서관을 만든 것이다.
김씨의 길작은도서관은 아이 돌봄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마을학교가 됐다. 김씨는 도서관에 일손을 돕은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어르신들이 쓴 시를 시집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 과정은 지난 2019년 다큐멘터리 영화 '시인 할매'로 이어졌다. 또 이후 도시 청년들이 일을 도우려 찾아오면서 마을이 변했다고 한다.
본상은 대학 시절부터 44년간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등 봉사활동을 이어온 김형자씨가 수상했다. 김씨는 1999년 인터넷 카페 봉사단체 '아름다운동행'을 개설해 회장으로 활동하며 장애인 지원을 위해 앞장서기도 했다.
웹툰 작가와 그의 팬들이 의기투합해 만들어진 봉사동호회 문스패밀리 봉사원정대와 30년간 발달장애인, 어려운 이웃을 위해 치과 진료 봉사활동을 펼친 양춘호씨도 본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24회를 맞은 우정선행상에서는 해마다 선행 우수사례를 선정해 대상, 본상 등을 시상하고 격려금을 수여하며 우리 사회의 숨은 영웅들의 헌신을 빛나게 하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한 번의 시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상자들이 선행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2010년부터는 특별상 부문을 신설해 기존 수상자 가운데 선행을 이어가는 이들에 재차 힘을 실어주는 자리를 마련해왔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