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현장 '점검'인가 '홍보 대상'인가 논란
도의회 "의장 공식활동...홍보성 자료 아냐"
[청주=뉴스핌] 백운학 기자 = 충북도의회 이양섭 의장이 오송 궁평2지하차도 전면 개방을 앞두고 시설물 점검을 위해 현장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 보여주기식 행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 의장은 29일 오후 이태훈 건설환경소방위원장 등과 함께 이 곳을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29일 이양섭 충북도의회 의장이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 현장을 방문해 시설물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 충북도의회] 2024.10.29 baek3413@newspim.com |
이 의장은 오는 31일 지난해 7월 침수 사고로 수십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후 통제됐던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의 전면 개통을 앞두고 지하차도의 보강공사 내용을 점검하고 새로 설치된 안전시설을 살펴보기 이 곳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비판의 소리가 들린다.
도 의회는 이날 '이양섭 의장·이태훈 위원장 오송지하차도 점검' '31일 전면 개통 앞두고 벽면 보강공사 등 현장 확인' 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장소 방문이 보도자료를 낼 만한 사안인가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날 이 의장과 이 위원장은 충북도가 지하차도 보강공사로 시행한 지하차도 벽면 보강, 침수 때 탈출용으로 쓰일 핸드레일 설치, 비상 사다리 간격, 양측 출입구에 자동 차량 진입 차단시설 설치, 수난인명 구조함을 기존 12개에서 26개로 늘린 부분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이 의장은 "재난은 발생하기 전에 취약‧위협 요인을 발굴 개선해 사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므로 관계기관과의 신속한 소통 및 대응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해 달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도의회가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이 진정성으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한 시민은 말한다.
그는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추도와 반성이 필요한 상황에서 사진 찍기 위한 점검보다는 진정한 안전 개선과 대응책 마련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번의 현장 방문보다는 안전을 우선시하는 정책이 실질적으로 발표되고 이행되기를 바라는게 도민들의 바람이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수십 명의 생명을 앗아간 비극의 현장을 단순한 이미지 개선의 도구로 이용할 수 있다는 비판을 살 수 있는 부분이다"며 "보도자료 배포를 위한 행사보다는 희생자들을 기리며 철저한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 의회 관계자는 "이날 보도자료는 의장의 공식 일정을 알리고 앞으로 도 의회가 안전에 대한 관심을 갖겠다는 의도로 배포된 것일분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7월 15일 오전8시40분쯤 오송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하천수가 유입돼 지하차도를 지나던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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