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지난주 '살모사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찌라시가 여당을 시끄럽게 만들었다. 누가 봐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방하는 글이었다. 당에선 즉각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찌라시를 받아본 기자들은 '국민의힘의 분열된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고 입을 모았다.
신정인 정치부 기자 |
이를 받아본 여권 관계자도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살모사' 이전엔 '삼일천하 김옥균 프로젝트'가 있었다"며 "이런 분위기로 가다간 다 같이 동반 추락하고 결국엔 모두 말라죽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더이상 갈등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며 "의원들도 회피하지 말고 위기감을 직면해 사태 해결에 목소리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당에선 '투톱'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는 원내·원외를 운운하며 신경전을 벌여왔다. 한 대표가 '특별감찰관 임명' 강행 의지를 보이자, 추 원내대표가 "원내 사안"이라며 간접적으로 원외인 한 대표에겐 권한이 없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한 대표도 이에 질세라 이튿날 "당 대표는 원내·원외를 총괄한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또다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회사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2%포인트 떨어진 20%에 그쳤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그리는데도, 정부를 도와야 할 여당에선 집안싸움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지지율 하락은 곧 국정 동력의 마비를 뜻한다.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도 "집권 여당은 하나 된 힘으로 대통령을 도와 정부의 성공을 돕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과의 갈등에 이어 계파 갈등까지 겪고 있는 한 대표의 책임이 무거운 시점이다.
한 대표는 오는 30일 취임 100일을 맞이한다. 차가워진 민심을 돌리기 위해선 한 대표뿐만 아니라 당내 모두가 취임 100일 성적표를 꼼꼼히 분석하고 반성해야 한다.
벌써 민주당은 '탄핵' '하야'를 외치며 다음달 정부를 겨냥한 장외투쟁을 예고한 상황이다. 지금이야말로 한 대표가 한결같이 강조하던 국민의힘의 '변화와 쇄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하루빨리 신경전을 멈추고 당내 결속에 힘써야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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