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주가 82% 폭등...2020년 9월 이후 최고
AATD 치료 위한 '단일 염기 편집' 성공적 발표
RNA 편집 기술 기반 치료제 출시 가능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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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 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시스(종목코드: WVE)의 주가가 16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82% 폭등해 2020년 9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치료용 리보핵산(RNA) 편집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폭등했고, 이는 RNA 편집 치료법을 개발하는 다른 상장사의 동반 상승 또한 이끌었다.
나스닥에 상장된 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시스의 주가는 16일 장중 주당 15.54달러로 15일 종가인 8.56달러에서 81.54% 폭등해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후 오름폭을 소폭 줄여 전일 대비 74.07% 상승한 14.9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 폭등으로 15일 13억3000만달러였던 시가총액은 16일 23억1000만달러로 불었다. 주가는 올해 들어 195.05%, 최근 1년 사이 172.89% 오른 상태다.
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시스 로고 [사진=업체 홈페이지 갈무리] |
2012년 설립돼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시스는 RNA 의약품 개발에 중점을 두며, 듀센 근이영양증(DMD),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AATD), 헌팅턴병 치료제 후보물질 등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RNA는 우리 몸에 단백질을 만들기 위한 지침을 전달하는 DNA의 메신저다. RNA 편집 기술은 단백질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RNA의 서열을 변경하여 정상적인 단백질이 합성되도록 유도해 돌연변이를 보완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RNA 편집은 유익한 단백질의 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
폐나 간을 손상시킬 수 있는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AATD)이라는 유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RNA 편집 기술을 연구해온 웨이브는 16일 RNA 분자를 구성하는 핵산(뉴클레오타이드, 4종의 염기 중 하나 포함)의 단일 염기 편집의 성공을 알리는 임상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AATD)은 간세포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인 '알파-1 항트립신(AAT)'의 생성을 감소시키거나 아예 생성하지 않는다. AAT는 오염된 공기나 기타 자극 물질을 흡입해 발생하는 손상으로부터 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웨이브는 AAT 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돌연변이를 수정하기 위한 치료법을 개발 중이다.
RNA 편집 방법 중 하나인 단일 염기 편집은 세포 내에 있는 RNA 아데노신 탈아미노 효소(ADAR)를 이용한다. ADAR은 RNA 서열의 아데닌이라는 염기를 이노신이라는 염기로 바꾸는 효소다. 웨이브의 약물은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ADAR 효소가 각 메신저RNA(mRNA) 분자 안에 있는 특정 유전자 글자를 변경하도록 지시한다.
16일 웨이브는 AATD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WVE-006'의 임상 1b/2a상 'RestorAATion-2' 시험에서 긍정적인 메커니즘 증명 데이터를 공개했다. 웨이브의 설명에 따르면 WVE-006은 웨이브의 동급 최강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 화학 플랫폼으로 개발된 GalNAc 결합 피하 전달형 A-to-I RNA 편집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IMer)다.
초기 데이터에 따르면 단 한 번의 WVE-006 투여로 환자들은 15일 만에 결핍된 AAT 단백질을 충분히 생성할 수 있었다. 시장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치료용 RNA 편집 임상 데이터에 환호했다. 다만 이번 데이터는 AATD에 대한 웨이브의 연구에서 처음으로 치료받은 단 두 명의 환자에게서 나온 것이다.
정확히는 RestorAATion-2 임상 시험의 첫 번째 단일 용량 코호트(200mg)에서 투여 57일째에 도달한 AATD 환자 2명에 대한 데이터다. 웨이브는 자연적으로 야생형 알파-1항트립신(M-AAT) 단백질을 생성하지 않는 이들 'ZZ' AATD 환자에서 M-AAT 단백질이 존재한다는 것은 돌연변이 Z-AAT mRNA의 성공적인 편집에 대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ADAR 효소 이미지 [사진=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시스] |
두 환자 모두 AAT 단백질을 생성하지 않는 AATD을 앓고 있었고, 연구자들은 이들에 WVE-006을 피하 1회 투여하고 치료 3일째부터 시작해 약 두 달간의 추적 관찰을 통해 AAT 단백질의 현저한 증가를 확인했다. 치료 후 15일째 혈장 농도에서 AAT 단백질 수치는 평균 10.8 마이크로몰에 도달했으며, 이는 규제 당국이 AAT 증강 요법의 승인을 위해 설정한 수준을 충족한다고 웨이브는 밝혔다.
WVE-006은 현재까지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과 함께 우수한 내약성을 보였다.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고,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RestorAATion-1 시험과 마찬가지로 RestorAATion-2 시험의 모든 이상 반응은 경증에서 중등도 수준이었으며 심각한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현재 진행 중인 RestorAATion-2 시험에 대한 다회 투여 데이터는 2025년 공개될 예정이다.
웨이브는 이런 종류의 효과는 이전 임상 시험에서는 입증된 적이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웨이브의 폴 볼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치료용 RNA 편집을 달성한 것은 우리 조직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의 협력,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분야 전체에 중대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웨이브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에 SERPINA1 Z 돌연변이 동형접합을 가진 20만명의 AATD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치료 옵션은 폐 질환에 대한 주 1회 정맥주사 증강 요법으로 제한돼 있다. AATD 간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승인된 치료법은 아직 없으며, 이에 따라 궁극적으로 상당수 AATD 환자들이 간 이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양사가 2022년 맺은 광범위한 파트너십에 따라 웨이브의 AATD 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독점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GSK은 웨이브가 현재 진행 중인 RestorAATion-2 시험을 마친 후 약물 개발 및 상업화를 주도할 예정이다. 이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웨이브는 WVE-006에 대해 GSK로부터 최대 5억2500만달러의 마일스톤과 순매출에 대한 단계별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웨이브의 2대 주주인 GSK는 지난 9월 27일 웨이브 주식 280만주를 2240만달러(주당 8달러)에 추가 매입했다. 이번 매입은 웨이브가 2690만주를 공모하는 과정에서 이뤄졌으며, 웨이브는 190만주를 매입하기 위한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매각을 포함해 약 2억3000만달러의 총수익금을 확보했다. GSK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GSK는 현재 웨이브 주식 1680만주를 보유 중이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