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22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초접전 양상을 보이며 불확실성을 키우는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달에는 금리를 크게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 지수는 전장보다 1.12포인트(0.21%) 내린 520.40으로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장중에 517.22까지 떨어졌으나 장 막판에 기력을 회복하면서 520선을 지켰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39.28포인트(0.20%) 떨어진 1만9421.91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13포인트(0.01%) 내린 7535.10으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도 11.70포인트(0.14%) 하락한 8306.54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222.43포인트(0.64%) 내린 3만4733.52에,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35 지수는 8.40포인트(0.07%) 떨어진 1만1832.70으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자칫 더 큰 폭으로 떨어질 뻔 했던 범유럽 벤치마크 지수를 지탱한 것은 독일의 소프트웨어 기업 SAP의 선전이었다.
독일 DAX 지수에서 1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SAP는 이날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이며 2.14% 올랐다. 그 덕에 기술 섹터 전체가 0.9% 상승했다.
SAP는 3분기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43억5100만 유로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 향후 12개월 동안 예약된 주문량을 뜻하는 클라우드 백로그도 전년 동기보다 25% 늘어난 154억 유로에 달한다고 했다. 3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84억7000만 유로라고 밝혔다.
이 같은 SAP 실적과 주가 동향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독일 경제 성장률을 0.2%에서 0.0%로 낮춘 상황에서 더욱 돋보였다. IMF는 이날 10월 세계경제전망(WE)에서 세계 경제가 올해 3.2%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7월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미국은 2.6%에서 2.8%로 상향 조정했고, 한국은 2.5%를 유지했다.
미국에서는 연준이 다음달에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확산했다. 50bp 인하에 대한 기대는 자취를 감추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1월 미국 대선과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의구심, 지정학적 긴장 등이 향후 증시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들"이라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인공지능을 포함해) 중장기 성장 기회에 대해선 대단히 낙관적"이라면서도 "불확실한 거시적 환경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 (투자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유럽 지역에선 유럽중앙은행(ECB)이 향후 금리를 빠르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으며 예상보다 더 빨리 2%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완화가 빨라지면 금리 인하에도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ECB는 지난 17일 예치금리를 기존 연 3.50%에서 3.25%로 낮췄다. 지난 6월과 9월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 인하였다.
특징주로는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가 3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상회했다는 실적 보고와 함께 주가가 8.9% 상승했다. 세계 최대 채용 대행사인 랜드스타드도 양호한 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2.3% 상승,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글로벌 1위 검사기관인 프랑스의 유로핀즈는 최근 9개월 성장률이 가이던스를 밑돌았다고 발표하면서 11.5%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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