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지난 16일 국세청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는 다국적 기업의 '쥐꼬리 법인세'가 여러 차례 지적됐다.
다국적기업은 국내 기업과 비슷한 수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고 있으면서 납세를 피하고자 각종 편법을 사용하고 있고 이를 세무당국이 규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백승은 경제부 기자 |
한국에서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라는 논리는 다국적 기업에는 비껴간다. 한국의 전체 법인세 중 외국 다국적 기업에 거둬들이는 법인세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최하위 수준이다. 다국적기업에 걷은 법인세 비중은 OECD 평균 22%지만 한국은 고작 7%다.
매년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는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나이키코리아와 한국맥도날드는 각각 9940억원, 2조100억원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법인세 부담 세액은 '0원'이었다.
특히 논란이 불거졌던 구글코리아는 작년 감사보고서 기준 매출액 3653억원, 법인세 155억원이었지만 실제로는 매출 5조원 이상에 5000억원 이상의 법인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버가 싱가포르에 있다는 이유로 매출 대부분을 싱가포르 법인으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인세를 매긴다 해도 법원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 작년 국세청의 전체 조세 행정소송(1494건) 중 패소율은 9%(135건)였는데, 외국계 기업에 대한 패소율은 19%(42건 중 8건)였다.
지난해 56조원, 올해 30조원이라는 세수 결손의 가장 큰 원인은 법인세다. 올해 법인세는 예산보다 14조5000억원 부족한 63조2000억원이 걷힐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상황에서 다국적 기업은 국내에서 버젓이 특혜를 받는 셈이다.
제대로 된 법인세를 걷기 위해서는 다국적 기업의 과세 자료 회피부터 해결해야 한다. 지난 2019년 세무 당국은 한 기업에 자료 제출을 92번 요구했으나 모두 거부당했다. 그렇지만 해당 기업은 2000만원의 과태료를 내는 데 그쳤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려면 이행강제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국세청의 자료 제출 명령을 반복적으로 어겼을 경우 강제금을 부과하는 게 골자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강민수 국세청장은 이행강제금에 대해 "(기재부에) 제대로 건의한 적은 없지만, 이 사항에 대해 좀 더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장의 공언대로 다국적 기업의 자료 회피에 대해 단단히 고삐를 죄는 게 우선이다. 앞으로는 다국적 기업이 소득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질 수 있도록 세정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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