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7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올 들어 세 번째로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해 주식 투자 심리를 부추겼다. 지난 9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는데 이는 지난 2011년 12월 이후 13년 만이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 지수는 전장보다 4.31포인트(0.83%) 오른 523.91로 장을 마쳤다. 로이터 통신은 "유럽 증시는 역대 최고점(528.08)에서 1% 안되는 수준에서 마감했다"고 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50.58포인트(0.77%) 상승한 1만9583.39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91.73포인트(1.22%) 오른 7583.73으로 마감했다. 독일 벤치마크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도 56.06포인트(0.67%) 오른 8385.13으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378.73(1.09%) 상승한 3만5038.73에 장을 마쳤다.
반면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35 지수는 92.20(0.77%) 떨어진 1만1904.50으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장은 이미 ECB의 금리 인하를 '100% 확률'로 예견하고 있었다. 인플레이션은 빠르게 둔화하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경제 성장은 먹구름이 끼고 있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유로존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를 기록해 3년 5개월 만에 ECB의 정책 목표인 2%를 밑돌았다. 반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 0.9%에서 0.8%로 낮춰진 상태다.
JP모건 프라이빗 뱅크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 매튜 랜던은 "ECB는 두 번 연속 금리를 내리면서 분기별 인하 주기를 포기했다"면서 "ECB 집행위 내부의 우려가 인플레이션에서 경제 성장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ECB는 이날 향후 금리 운용 방향에 대해 명확한 힌트를 주지 않았다. "회의 때마다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ECB가 앞으로 금리 인하 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유로존 수석 이코노미스트 딘 터너는 "이번이 ECB의 올해 마지막 금리 인하는 아닐 것"이라면서 "오는 12월에 또 다른 인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6월까지 모든 회의에서 금리 인하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소매 판매가 탄탄하고,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예상보다 적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미 상무부는 이날 9월 소매 판매가 한 달 전보다 0.4% 늘었다고 밝혔다. 8월 0.1%가 늘었던 것에 비해 증가세가 더욱 확연해졌다.
또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1000건으로 전주보다 1만9000건 늘었지만 전문가 예상치에 비해선 2만건이나 적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달에 추가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졌다.
이날 유럽 증시 주요 섹터 중에선 항공우주·방산 업종이 2.6% 올라 전체 지수를 가장 앞에서 끌어올렸다. 금융서비스(+1.20%)와 은행(+1.06%), 산업재(+1.41%)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특징주로는 핀란드 은행 노르데아가 실적 전망을 상향하고 새로운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한 후 6.3% 급등했다. 반면 노키아는 3분기 매출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발표와 함께 2.5% 하락했다. 노키아는 중국 전역에서 직원의 약 5분의 1 가량을 해고했고, 유럽 전역에서 350개의 일자리를 더 줄일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