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문화·연예 전시·아트

속보

더보기

한국미의 원형 현대화에 투신한 이희중 5주기전 '무한을 향한 시선'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추상 실재 넘나든 회화, 예술의전당 미술관서
10월 10일~18일, 용인에서도 순회 전시
이희중 예술세계 조명하는 비평세미나도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한국미의 원형을 현대화하는데 일생을 투신해온 화가 이희중을 기리는 추모전이 10월 1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했다.

이희중은 우리 겨레의 미감이 투영된 민화를 비롯해 민담, 무속신앙, 불교 등 전통적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표현해온 작가다. 그러나 한창 활동해야 할 시기인 63세에 안타깝게도 유명을 달리했다. 우리 미술계에는 독창적 작업을 펼쳐왔으나 일찍 타계해 안까움을 주는 작가가 여럿이다. 그 중에서도 이희중은 전통에 뿌리를 두되 세계에 통할 수 있는 독창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했던 작가라서 그 아쉬움이 매우 크다. 그런 작가의 5주기를 맞아 이희중의 작업세계 전반을 돌아보고, 재평가하는 대규모 작품전이 마련돼 주목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이희중 '나비의 꿈' 2012, 캔버스에 유채. 97x162cm, 2011. [사진=이희중 갤러리] 2024.10.09 art29@newspim.com

이희중갤러리(대표 권정옥)는 10월 10일부터 10월 18일까지 석운(石韻) 이희중(李熙中·1956~2019)의 회고전 '이희중 0426:무한의 시선'(Yi Hee-choung 0426:A View towords Infinity)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전시 타이틀 중 '0426'은 작가의 출생일이자 사망일을 가리키는 숫자다. 이희중은 자신이 태어난 생일 날에 아쉽게도 숨을 거뒀다.

이번 추모전에는 이상과 실재를 넘나들며 이 시대 새로운 양식의 풍속화와 추상화를 추구했던 이희중의 유작 800점 중 계열별로 주요작을 추려 총 100여점이 나왔다.

한편 한가람미술관 전시 이후에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의 이희중갤러리에서 기획전이 이어져 열린다. 이희중갤러리의 첫 전시인 5주기 추모전은 오는 11월 1일~12월 31일 개최된다. 아울러 이희중갤러리는 카이스트미술관과 이희중 작가 작품 기증과 관련해 세부사항을 협의 중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이희중 무한을 향한 시선 5주기 추모전 포스터 2024.10.09 art29@newspim.com

5주기 추모전에는 작가가 제작한 작품 중 '푸른 우주' '첩첩산중' '풍류기행' '푸른 형상' '나비의 꿈' 등의 시리즈 중 대표작에 해당되는 작품이 출품됐다. 즉 1980년대 제작한 '산과 용'부터 마지막 숨을 거두기 직전에 제작한 그림까지 전 시기에 걸친 주요 작품이 내걸렸다.

이번 전시는 이희중이 세상을 떠난지 5년만에 처음 열리는 회고전이다.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아픈 몸을 이끌고 작품에 매진했던 이희중 작가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하기 위해 유족과 제자, 평론가들이 뜻을 모았다. 

자신만의 회화세계를 끈질기게 구축했던 이희중은 교육자로서도 열심히 살았다. 용인대학교 첫 제자인 다발킴은 "용인대 졸업 후 미국 프랫인스티튜트에서 석사과정을 밟게 된 것도 교수님의 독려 때문이었다. 이후 미국에서 자리를 찾았다"며 "이번 전시를 기획 총괄하면서 스승의 조형세계가 다시 평가받고, 주목되길 소망한다"고 스승을 추모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이희중 '첩첩산중' 1994. 캔버스에 유채. 87x579cm [사진=이희중 갤러리] 2024.10.09 art29@newspim.com

홍익대학교 회화과 동기인 윤진섭 미술평론가는 "이희중은 한창 열정적으로 작업하던 때에 쓰러져 너무 아까운 작가다. 살아서 작업을 계속하고 전시도 이어갔다면 K-컬쳐 붐 속에 그의 작품이 더욱 활짝 피어났을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의 작품세계가 제대로 널리 알려지기 원한다고 했다.

▲전통의 현대화에 평생을 바친 작가

이희중은 우리 민초들의 삶의 철학과 미감을 조명한 작품과 함께 기호화된 우주관을 형상화한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개념의 풍속화를 선보인 것이다. 고인은 병중에도 매일 몇시간씩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그릴 때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고 할 정도로 타고난 화가였다.

작가로서 그는 우리 고유의 민화와 옛그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업에 일관되게 매진했다. 그의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통의 재발견이자 전통의 현대화이다. 용을 주제로 한 '문자도'와 십장생도를 바탕으로 한 '풍류도',  그리고 '우주도' 등은 이 범주에 속하는 작품들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이희중의 초기작 '산과 용'. 1986. 캔버스에 유채. [사진=이희중갤러리] 145x155cm 2024.10.09 art29@newspim.com

'우리의 전통을 현재의 시점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양식화하느냐'가 이희중 작업의 중심이었다. 이 문제를 작가는 '차용'과 '각색'을 통해 접근했다. 민화나 선대 화가들의 작품에서 일부를 차용하고, 이를 자신의 조형언오로 '자기화' 하는 방법론은 이희중이 오랜 기간에 걸쳐 숙성시켜온 기법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공간해석이 나타나고, 전통적 상징이나 기호가 세련되게 각색됐다. 그것은 끊임없는 변형의 과정인 동시에 자기화, 곧 새로운 창조의 과정이었다. 상징과 기호의 추상화의 정도는 '풍류도'보다 '문자도'와 '우주도'에서 더욱 심화되었다.

이렇게 한국미의 전통을 중시하며, 전통의 현대적 해석에 몰입했던 배경은 흥미롭게도 작가의 가문에서 발견되고 있다. 600여년 전부터 이어온 도도한 예술가의 피가 그의 DNA 속에 있었음이 기록을 통해 확인됐다. 

조선시대 최초의 지도로 알려진 '팔도도(八道圖)'(1402년)의 제작자인 조선전기의 문신 이회(李薈)가 이희중의 직계 선조이며, 조선말 궁정화가이자 일제강점기 때 미술가, 삽화가, 미술교사로 활동했던 행인 이승만(1903-1975)이 그의 선대 할아버지다. 이희중이 전통에 단단히 뿌리를 두고 이의 현대적 계승에 몰두한 이유를 알 수 있게 하는 기록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자신의 작업실에서 선 생전의 이희중 작가. [사진=이희중 갤러리] 2024.10.09 art29@newspim.com

▲독일유학 중 심화된 '전통의 차용과 각색'

이희중이 전통의 문제에 직접적으로 깊은 관심을 갖게 것은 의외로 한국이 아닌 독일에서였다. 홍익대학교 졸업 후 1985년 독일 유학길에 올라 1991년까지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Kunst Akademie Düsseldorf)를 졸업하고 마이스터슐러(Prof.Hohenbuechler Irene)를 취득하기까지 6년간 독일에 체류하며 한국의 문화적 원형을 찾는 작업에 몰두하게 됐다. 독일로 떠나기 전인 1980년대 초반 '잡초' 시리즈를 비롯해 문자 추상과 민화를 번안하는 작업을 시도했던 그는 독일 체류기간에 일련의 이들 작업을 더욱 심화시켰다.

이 작업이 가져온 성과는 스테들러 화랑 초대전(1989), 스테허 화랑 초대전(1989), 안파리나 화랑 초대전(1989), 이파 화랑 초대전(1991)을 통해 나타났다. 이미 한국에서 전통 한지에 대한 재료적 실험을 지속했던 그는 독일에서 이를 더욱 깊이 파고들 기회를 가졌고, 이러한 실험은 민화에 대한 다각적인 탐색으로 이어졌다. 그의 이같은 작업에 독일의 여러 화랑들이 크게 호응하며 초대전 제의가 줄을 이었던 것이다.

서민들의 애환이 녹아 있는 민화는 당시 이희중에게는 작업에 있어 매력적인 보고였다. 화제(畵題)에 따라 십장생도, 백록도, 노송도, 운룡도, 금상산도, 용호도, 치우도, 어락도, 문방도, 모란도로 나뉘는 민화의 다양한 세계를 이희중은 끈질긴 연구와 분석을 거쳐 여러 형태로 변형 압축했다. 

▲이상 · 추상 · 상징 거친 '전통의 현대화'

이희중이 조선민화 특유의 기(氣)와 치기(稚氣)를 변용하고 차용하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창조의 세계'를 구축했다. '전통의 현대화'가 성공하려면 오늘의 관점에서 소통하며 독창적 면모가 살아있어야 하는데, 이희중이 보여준 비전은 '생동감 있는 조형감각'이라는 점에서 돋보인다. 그의 '풍류도'에 나타나는 공간 구조의 특징은 이를 잘 보여준다. 특히 이 땽의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풍경을 그린 '풍류' 연작은 한국 특유의 자연관이 세련되게 응축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랜드스키이프이지만 독립된 작은 단위로 분할되는 특이한 구성법으로 이뤄진 것도 이희중만의 독자성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이희중 '푸른 우주' 2011, 캔버스에 유채, 70x200cm(부분).  [사진=이희중 갤러리] 2024.10.09 art29@newspim.com

각각의 산봉우리마다 하나의 독립된 풍경을 담고 있으면서도, 전체적으로 무리없이 조화를 이루는 이같은 구성법은 우리의 전통적인 자연관에 바탕을 둔 것이자, 작가의 통찰에서 비롯됐다. 산을 끼고 굽이굽이 올라갈 때마다 이어지는 연봉과 기암괴석의 등장, 지팡이를 짚고 갓을 쓴 선비나 도인들의 모습은 평면적인 화면에 입체감을 배가시킨다. 또 화려한 색채를 과감히 사용하며 오늘의 미감을 보여주는 것도 이희중 회화의 특징이다.

이희중의 작품은 대부분 비현실적이거나 이상화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그의 작품 해석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미술평론가 윤진섭은 "이희중의 '풍류도'는 전통적인 유불선 사상에 입각한 이상향의 세계를, '우주도'는 다양한 상징과 기호가 종합된 추상적 세계를, '문자도'는 파편화된 물상들이 집합을 이룬 상징의 세계를 표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서로 다른 세계는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풍류도가 유일하게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것이 표상하는 세계가 오늘의 실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보면 이 또한 비현실적으로 비친다"고 평했다.

이희중의 작품 '창조의 손'이 요지경과도 같은 세계가 중심에서 밖으로 뻗어나가는 확산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작품 '만다라'의 세계는 이와 반대로 밖에서 안으로 휘감겨 들어가는 응축의 모습을 보여줘 대비된다. 이 두 작품이 보여주는 오묘한 삼라만상의 세계는 수많은 기호와 상징, 형상들의 어우러져 많은 내러티브를 품고 있다. 민화의 세계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비롯해 작가가 창안해낸 이미지와 기호, 상징이 화면을 유기적으로 메우고 있어 그만의 독창적 세계를 구현하고 있다.

▲서울 전시 후 경기 용인에서 전시 이어져

전시장 한 켠에는 작가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돼 아쉬움 속에서 작가를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추모 전시를 기획한 이희중갤러리는 이희중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하는 라운드테이블 비평세미나를 개막일인 10일 오후 미술관에서 개최했다.

전시 연계프로그램으로 기획된 '이희중 작가의 작품세계 라운드 테이블'은 지난 수개월간 전시를 총괄한 이희중의 첫 제자 다발 킴(본명 김지영·작가이자 큐레이터)의 사회로 이희중 작가의 생과 작품에 대해 되돌아 보고 그의 작품세계를 연구 분석해보는 자리로 꾸며졌다.

또한 전시에 발맞춰 작가의 작품세계를 입체적이고 다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생애, 작품 시리즈, 국내외 전시 일정, 평문이 실린 특별도록도 발간됐다.

유족인 권정옥 이희중갤러리 대표는 "평생을 그림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 일관했던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그림에 대한 고인의 치열했던 열정은 그가 남긴 작품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작가가 떠난지 5년이 됐지만 작가가 남긴 작품들을 이번 서울전시와 용인에서의 전시를 필두로 꾸준히 선보여 많은 미술애호가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가 그를 더 잘 알릴 수 있는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이희중,'밤으로의 여행' 2015,캔버스에 유채, 50x73cm [사진=이희중갤러리] 2024.10.11 art29@newspim.com

▲이희중 작업에 대한 미술평단의 평가

김병수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회장은 "이희중 작품에 등장하는 전통적 소재는 우주를 이루며 잔존하는 기억들,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 영속적으로 이어지는 원형적 요소들을 담아내는 것이다. 이희중의 작품은 정감어린 표현으로 다가옴에도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인류의 근원이 되는 보편적 가치에의 갈망이 있다. 특히 이희중의 작업에서 '청색 회화'는 매우 심오하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는 비물질적인 특성과 함께 여러 의미와 상징을 내포한다"고 평했다.

미술평론가인 박영택 경기대 교수는 "이희중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의도는 단순한 도상의 차용이나 여러 기호들을 병렬해 나가는 것보다는 여러 상징들을 통해 근원적인 사유의 지층에 뿌리내리고 있다. 또 우리가 지속해서 대응해야 하는 '전통의 현대화'와 '한국적인 미의 구현' 그리고 참다운 의미에서의 '미술에서의 한국성의 추구' 등에 대해 보여주는 이희중의 대안적인 그림은 나름의 설득력과 당위성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김진엽 평론가는 "이희중의 작품은 마치 수를 놓듯이 형태와 면들은 화면의 중심과 부분을 연결시키는데, 이 연결에서 이희중식 조형언어의 참다운 면이 나타난다. 즉 이희중은 한국적 상징에 대한 이희중의 재해석은 단순히 존재를 구성한 작업을 넘어 존재의 의미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진다는 것이다"라고 평했다.

고충환 평론가는 "이희중은 문자와 기호, 의미와 이미지, 추상과 실재를 넘나드는 타이포그래피와의 유기적 가능성도 보여준다. 그는 민화와 풍류도를 재해석한 작업에서는 전통적인 삶의 철학을, 그리고 기호를 재조합한 작업에서는 특유의 역동적인 우주관을 형상화한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이희중의 회화에는 우리의 전통적인 상징들이 재해석되어 공간을 아름답고도 촘촘하게 메운다. 거기에는 산과 들, 새와 나비 등 우리에게 친숙한 대상들이 익숙하면서도 때론 낯설게 다가온다. 이희중은 이같은 양면성과 독창성으로 우리 전통의 새롭고 현대적 변용으로 빛나는 성과를 거두고 우리 곁을 떠났다. 그의 작품은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뮤지엄, 독일 뒤셀도르프 슈타트 슈파카세은행,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성곡미술관, 모란미술관, 한국은행 등 전세계 주요 미술관과 기관 등에 컬렉션되어 있다.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사진
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