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김종원의 국방인사이드] 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폭격때 '방사능 재앙' 가능성은

기사입력 : 2024년10월05일 09:21

최종수정 : 2024년10월05일 10:25

전투기·전폭기 동원 지하 농축시설 타격
지하 수십 m 정밀 파괴 쉽지 않아 보여
우라늄 농축시설 방사능 피해 거의 없어
이란 핵개발 약화·지연 목적이 가장 커
북한 영변 50t 타격, 방사능 3~4km 누출
원전 원자로 정확히 타격땐 방사능 오염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할 수 있을까. 만일 타격을 한다면 군사적 효용성과 실제 핵시설을 얼마나 파괴할 수 있을까. 핵시설 타격에 따른 방사능 유출이나 핵물질 피해는 어느 정도 될까.

핵무기 연구 권위자인 함형필 국방연구원(KIDA) 책임연구위원은 5일 이스라엘이 핵시설 타격을 한다는 전제로 "포르도 지하 농축 시설을 포함해 몇 군데가 타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 책임연구위원은 "이란이 우라늄 고농축을 통한 핵무기 개발 가능성이 가장 높다"면서 "이란에는 원자로와 농축시설, 연구시설 등 여러 핵시설이 있다. 특히 농축시설은 고정 타깃으로 군사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 10월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상공에서 포착된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사진=로이터 뉴스핌]

◆함형필 "예단 어렵지만 방사능 피해 크지 않을 것"

함 책임연구위원은 "원자로를 직접 타격하기보다는 시설 자체 가동을 중단시키거나, 경비나 운용 인력에 타격을 주는 방식으로 핵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이러한 군사작전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스라엘에서 이란까지는 최소 1600km가 떨어져 있다. 미사일로 원거리 타격을 하면 유효한 정밀 타격이 쉽지 않다. 만약 전투기나 전폭기를 동원해 정밀 타격을 한다면 방사능 누출이 안 되는 건물에 대해서만 타격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스라엘이 실제로 핵시설 타격에 나선다면 핵개발 지연을 목적으로 우라늄 농축시설 폭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함 책임연구위원은 "다만 농축시설을 타격한다고 해서 우라늄에 의한 방사능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거의 없다"면서 "핵물질 자체가 방사화돼야 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함 책임연구위원은 "방사화된다는 것은 일단 연료로 만들어져서 중성자를 만나야 중성자에서 핵반응이 일어나면서 방사능을 가지게 된다"면서 "결국은 방사능 피해라는 것은 어떤 물질이 시설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란 나탄즈 핵시설. [사진=로이터 뉴스핌]

◆우라늄 폭탄 맞아도 입자 무거워 멀리 확산 안 돼

하지만 우라늄은 그전 단계이기 때문에 굉장히 비중이 높아 무겁다. 설사 폭탄을 맞아 분진이 생긴다고 해도 그 입자 자체가 워낙 무거워 멀리 확산되지 않는다.

과거 전문가들이 북한 영변에 우라늄 비축량이 50t이라고 가정하고 타격 시뮬레이션을 돌렸다고 한다. 영변 시내 정도만 피해가 있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영변에서 90km 정도 떨어져 있는 평양까지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방사능이 누출된다고 해도 피해 반경이 3~4km 정도로 추산됐다.

함 책임연구위원은 "얼마만큼 정확하게 방사능 물질을 타격하고, 바람이 어떻게 불어 비산(飛散)이 되느냐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기 때문에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생각하는 것보다 방사능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원자로는 방사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타격하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 원자로 자체가 파괴되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원자로에 얼마만큼 핵물질이 있는지, 그리고 얼마만큼 원자로 자체 방어력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피해 정도가 달라진다.

함 책임연구위원은 "이란의 원자로가 어떤 형태이고 상태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지만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수준의 그런 재앙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상업용 원전은 타격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핵무기 개발 용도가 아니고, 플루토늄을 갖고 핵무기를 전용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함 책임연구위원은 "상업용 원전 타격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1m 짜리 콘크리트에 스테인리스가 10cm 이상으로 격납용기가 보호하고 있다. 항공기가 들이받고 벙커버스터 미사일이 떨어져도 타격을 받지 않게 설계돼 있다"고 했다.

격납용기 자체가 원형 돔 형태로 돼 있다. 폭탄이나 미사일이 정확히 90° 상방으로 떨어지지 않고 비스듬하게 들어갔을 때는 튕겨 나간다. 순항미사일로 정확히 옆구리를 때리면 타격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전투기나 여객기가 충돌해도 데미지를 주지 못한다.

이란 '원자력의 날'에 핵시설을 둘러보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김태우 "핵무기 제조시설 때릴 가능성"

핵무기 연구 권위자인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전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스라엘의 목표는 핵무기 제조 시설을 때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동안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과학자들을 암살했다"고 했다.

다만 김 전 원장은 "핵물질 자체도 이란이 지하 깊숙이 보관 관리하고 있다"면서 "때릴 수도 없고 때린다고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봤다.

핵 문제를 연구한 학자로서 보면, 이스라엘이 지금 거대한 이란을 상대로 세차게 나가는 이유는 무리를 해서라도 이란의 핵 보유를 막고 싶은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고 김 전 원장은 진단했다.

김 전 원장은 "사실 지금 이란의 핵 보유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면서 "이번에 이스라엘이 때리지 않으면 이란은 핵보유국이 된다. 이스라엘은 방사선 유출이나 오염 같은 것은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이란의 핵 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정보원들을 심어 암살하고 정보도 빼내고 해킹을 통해 원전 가동과 핵무기 시설에 대한 피해를 줬다. 이란의 핵시설을 관찰하고 파악해 놨기 때문에 어디를 때릴 것인지 이미 수년 전부터 확실히 타깃팅을 해놨을 것이라고 김 전 원장은 봤다.

나탄즈 지하 우라늄 고농축 시설과 공장도 핵심 타깃이 되겠지만 이란에는 여기저기 많이 흩어져 있다. 이스라엘이 지하 핵시설을 때려 붕괴시키면 상당 기간 핵무기를 만드는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 그것 자체가 성과라고 김 전 원장은 평가했다.

미국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발언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때리고 싶지만 미국과 협의에 달려 있어"

김 전 원장은 "이스라엘은 무리를 해서라도 때리고 싶어 할 것"이라면서 "다만 미국과 협의에 달려 있다고 본다. 이란이라는 덩치가 큰 나라를 정말로 전쟁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때렸을 때는 중동전으로 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김 전 원장은 "그것은 미국이 뒷감당을 해준다는 보장을 하지 않고는 사실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이스라엘이 하마스·헤즈볼라와 전쟁을 계속할 수 있는 전쟁 지속력을 미국이 보장해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전 원장은 "미국이 강력하게 만류하고 보장을 못 해준다는 상황이 오면 이스라엘도 못 때린다"면서 "상당 부분 미국한테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나탄즈에 있는 대규모 농축시설이 핵심 타깃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사능을 비롯해 오염 우려는 별로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핵물질과 핵폭탄은 구분해서 봐야 하고 핵물질은 핵폭탄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이스라엘 폭격으로 인해 핵물질 비산이 일어나면 방사능 오염이 예상될 수도 있다고 봤다.

1981년 이라크가 원자력 발전소를 다 지어놓고 가동하기 직전에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원전을 때리는 것을 이란은 다 봤다. 그때도 방사능 피해는 없었다.

핵시설을 때려 부수는 것이지 핵물질이나 핵폭탄 자체를 때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방사능이 비산 정도 될 수 있고 비산조차 안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란의 군사 훈련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란의 '세컨드 스트라이크' 감당 여부도 관건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 외에도 원전이나 유전 시설을 타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원전을 때려 전력 시스템을 파괴하고 상징적으로 엄청난 타격 효과를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란은 착공 35년 만인 2011년 9월 테헤란에서 남서쪽 1200km에 위치한 부셰르에 1000㎿급 가압경수로 원전을 완공해 가동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9월 27일(현지시간) 표적 공습으로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폭사시키는데 미군의 벙커버스터 907㎏ BLU-109 등 폭탄 약 100개를 퍼부었다.

중동 유일의 비공식 핵보유국 이스라엘은 시리아와 이라크 핵무장을 막기 위해 과거 핵시설을 폭격하기도 했다. 다만 이란 핵시설들은 지하 깊은 곳에 있고, 이라크나 시리아 원자로처럼 한곳이 아니며 여러 지역에 분산돼 있다.

이란의 핵기지는 이스라엘로부터 최소 1600km 이상 떨어져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이라크, 시리아는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튀르키예 영공도 지나야 이란 핵시설을 폭격할 수 있다.

정밀 폭격에 이어 복귀까지 급유도 해야 한다. 이란의 방공망도 뚫어야 한다. 최소 전투기 100대가 공격에 동원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란의 핵농축 시설 2곳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십 m 지하까지 파괴해야 한다. 암반과 강화 콘크리트를 깨부술 수 있는 초고위력·초정밀 타격 능력이 있어야 한다.

군사전문가들은 지난 10월 1일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이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줘 이스라엘이 적지 않은 부담과 압박을 느낄 것으로 분석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세컨드 스트라이크' 2차 반격을 감당하면서까지 이란의 핵시설이나 원전·유전을 타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jw861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