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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앗아간 '삶의 꿈과 희망' 되살리기...필리핀 타클로반 ODA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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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하이옌의 지옥' 경험한 중부 필리핀
코이카의 모자보건·여성교육으로 삶의 질 향상
재난 취약 계층 여성·아동을 위한 '맞춤형 원조'
개발협력의 의미와 목표 충족시킨 성공적 사례

[타클로반(필리핀)=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외교부 공동취재단 =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13년 11월 필리핀 중부 레이테주(州)에 위치한 소도시 타클로반은 슈퍼 태풍 하이옌(필리핀명 욜란다)으로 도시의 기능이 완전히 마비되는 초대형 재난을 겪었다. 하이옌은 기상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인 순간 최대풍속 379㎞/h를 기록하며 타클로반을 초토화시켰다. 1만5000명이 사망하고 10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금 타클로반은 당시 재난의 흔적을 거의 찾을 수 없다. 하지만 하이옌이 남기고 간 상처는 아직 다 아물지 않았다. 재난 취약 계층인 여성과 아동은 아직 하이옌이 남긴 고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11월 태풍 하이옌으로 파괴된 필리핀 타클로반에서 긴급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사진=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개발도상국 등을 대상으로 해외 무상 원조를 담당하는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은 이 지역 여성과 아동을 위한 특별한 원조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출산 전후의 여성과 영·유아의 건강을 위한 모자(母子) 보건사업과 정규 교육에서 소외된 여성들을 위한 교육사업이다.

필리핀에서 코이카의 원조사업이 농촌개발 분야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타클로반을 포함한 동부 비사야 지역에서는 여성과 아동의 보건·교육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재난으로 가정과 보건·교육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여성과 아동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필리핀 전역의 가구 빈곤율은 10.9%이지만, 비사야 지역의 가구 빈곤율은 20%를 넘는다. 또 모성 사망비(임신 중 또는 임신 종료 후 6주 이내 사망)도 10만명당 77.18명에 달한다. 5세 미만의 아동 사망률 수도 마닐라 지역의 3배에 가까운 1000명당 27명이다. 산전 진료 방문, 아동 예방접종 비율, 모유 수유 비율, 산후 관리 등 모든 모성·아동의 건강 지표가 매우 열악하다.

높은 빈곤률은 교육 기회 박탈과 직결된다. 필리핀 빈곤 가정 아동의 중등 교육 이수율은 31%에 그치고 있다. 특히 육아·가사 등으로 남성보다 교육 접근성이 떨어지는 여성과 여아는 빈곤으로 인해 학교 밖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코이카는 필리핀 동부 비사야 지역의 모자보건 증진 사업의 하나로 재난을 피해 형성된 이주단지 불로드에 보건센터를 건립하고 5개 지역에서 보건센터를 추가로 리모델링 중이다. 이와 함께 정규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학교 밖으로 내몰린 여성들을 위해 타클로반 시내에 대안교육센터를 건립하고 교육과정과 역량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생명과 직결된 긴급한 인도주의적 도움과 교육을 통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을 동시에 진행하는 '입체적 원조'인 셈이다.

◆불로드 보건센터

불로드는 태풍 하이옌 이후 필리핀 주택청이 부지를 마련해 홍수와 산사태 위험 지역에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이주시킨 집단 이주단지다. 766가구 3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불로드를 방문했을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고립'이라는 단어였다. 시내에서 한참 벗어나 비포장 도로를 달리고 코코넛나무 숲을 지나야 도달할 수 있는 곳이었다. 환자가 생겨도 쉽게 병원에 갈 수 없는 곳이어서 한눈에 보기에도 의료·보건 상황이 매우 열악했다.

태풍 하이옌 이후 홍수와 산사태 위험지역에서 이주한 주민들이 거주하는 불로드 이주단지의 어린이들 [사진=코이카] 2024.10.01

코이카는 글로벌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과 함께 이곳에 보건센터를 건립하고 의료·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1년 코이카가 사업비 115억5000만원을 지원하고 사업 시행은 월드비전이 맡았다. 전형적인 '민관 합동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이다.

이주단지 주택은 10평 정도 크기의 같은 구조로 이뤄진 연립주택이다. 색과 크기, 형태가 모두 동일하다. 상수도 시설이 없어 단지 내 몇군데 우물을 식수로 이용하고 있다. 이주민들은 주로 농사를 짓거나 인근 도시, 농장에서 일용직 근로로 생계를 유지한다. 월드비전 전지환 차장은 "주택청에서 조성해 15개 마을에서 이주해온 주민들에게 제공한 주거 시설"이라며 "불편한 것이 많지만 위험 지역에 거주하던 사람들이라 모든 사람들이 이주를 희망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지역 보건의료 체계와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제도 개선을 통해 임신 수유 여성과 2세 미만 아동의 보건증진을 위한 것이다. 보건소 건립·보수, 의사·간호사·조산사 대상으로 응급산과 교육 제공 등으로 모성·아동 사망률 감소시키는 것이 목표다. 월드비전이 마련한 '모자 보건 가정방문 상담서비스' 모듈을 기초로 지역보건요원을 양성하고 이들이 낙후되고 고립된 지역의 임산부 가정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상담을 진행하고 올바른 출산·양육 지식을 제공한다. 청소년의 혼전 임신을 줄이기 위해 청소년 대상 성교육도 한다.

보건센터는 이주단지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172㎡ 규모로 진료실, 분만실, 상담실 등으로 구성된 1층 건물이다. 이 센터에는 14명의 의료진이 있으나 의사는 1명이며 나머지는 간호사, 조산사, 지역보건요원 등이다. 보건센터 건립으로 이주단지 내 여성·아동들은 매주 건강 상담을 받고 예방접종, 임신부 산전 관리, 가족계획 서비스 등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개원 이후 방문한 누적 환자 수는 2,500여 명에 달한다.

불로드 이주단지에 위치한 보건센터. 코이카와 글로벌 비정부기구 월드비전의 합동 사업으로 건립된 마을 유일의 의료시설이다. [사진=코이카] 2024.10.01

주 정부에서 파견한 유일한 의사인 로웨나 베이라(여·56)는 "하루 진료 환자는 20명 정도인데 모두 교통비, 진료비 등의 문제로 큰 병원에 갈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이라면서 보건센터 건립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있던 여성·아동이 진료를 위해 다른 마을로 이동하는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음을 강조했다. 

필리핀은 조혼이 흔하고 결혼 이전의 10대 임신도 아세안 국가 중 2번째로 많은 나라다. 불로드 이주단지 내 출산 전후 여성이 있는 가구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상담과 조언을 제공하고 있는 지역보건요원 아그네스 아헤토(여·51)는 "단지 내에만 10대 임산부가 3명 있다"고 말했다.

아헤토는 월드비전의 트레이닝을 거친 뒤 2020년 무보수 자원봉사로 시작해 이듬해부터 정부 예산이 책정돼 약간의 활동비를 받고 있다. 아헤토처럼 월드비전의 가정방문 서비스 교육을 받은 사람은 3000명 이상이다. 이 중 상당수가 이 지역 보건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헤토는 이날 16세 임신부인 레아 팡안의 집을 방문해 그의 건강 및 정신 상태를 체크하고 출산 때까지 주위해야 할 사항을 다시 알려줬다. 팡안은 12월 출산 예정이다. 5개월 때부터 상담을 받기 시작했고 정기적으로 보건센터를 방문해 산전 검사를 받고 있다. 팡안은 "처음 임신 사실을 알았을때 무서웠다"면서 "가까운 사람 중에 (임신에 관해)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없었는데 마을 보건요원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월드비전 관계자는 "10대 임신부들은 처음에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어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가 된다"면서 "보건요원이 이들을 방문해 임신과 출산에 대한 지식과 임부와 태아가 건강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고 보건센터에서 적절하게 산전 진료를 받도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학교 밖 소녀'를 위한 교육사업
타클로반 시내에는 정규 학교가 아닌 '대안교육센터가 있다. 태풍 하이옌 피해로 교육에서 소외된 소녀들에게 대안교육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소녀뿐 아니라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중도에 포기한 전 연령대의 여성을 대상으로 기초 교육을 제공하는 대안교육시스템(ALC)의 일부다.

대안교육이란 정규 교육과정에서 이탈·배제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본 교육과정을 학습하고 검정시험을 통해 학력을 인정받아 다음 단계의 교육과정에 편입되도록 지원하는 필리핀 교육부의 프로그램이다.

정규교육에서 이탈한 여성들을 위해 기초교육과 직업훈련을 제공하기 위해 지어진 대안교육센터.[사진=코이카]2024.10.01

필리핀에서 대안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필리핀 정부가 2012년 의무교육 기간을 10년에서 12년으로 늘리고 무상교육을 확대하는 제도개편을 실시했으나 빈곤 지역 아동들은 여전히 교육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빈곤 지역 여성들은 조기에 교육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코이카는 2022년 9월 이곳에 대안교육센터를 건립했다. 이 사업은 코이카가 610만 달러의 재원을 대고 교육 분야에 경험과 노하우가 많은 국제기구 유네스코가 사업을 시행하는 '국제기구와 협업' 형태다. 유네스코가 교사와 학생들이 사용하는 학습자료를 개발했다.

이 사업은 교육과정 밖에 있는 여성들에게 정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시험을 치르게 도와준다. 유네스코와 대안교육용 커리큘럼을 만들고 교사용 지도서와 학습자용 교재 등을 개발했다. 대안교육 교사의 역량 강화를 위한 트레이닝도 실시한다. 이 교재는 지난해부터 필리핀 전역의 대안교육용 교재로 쓰이고 있다. 필리핀 대안교육시스템 과정에 등록한 학생 400만명, 교사 8000명이 이 교재와 커리큘럼을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성공적인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타클로반 대안교육센터는 연면적 1,728㎡의 2층 건물이다. 3개의 교실과 도서관, 과학실, 정보·수학 교육실, 기술교육 훈련실 등이 있다. 1,800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으며 점심과 간식을 제공한다. 이 센터에는 코이카가 양성한 교사 28명중 11명이 근무하며 학생은 60명이다. 교육을 수강한 학생의 누적 수는 8월말 기준 1,319명에 이른다. 이 센터에서 교육받고 시험을 거쳐 정규 학력을 인정받거나 기술교육을 거쳐 취업에 성공하고 이전과 다른 삶을 사는 이수자들이 많다.

수업은 7시에 시작해 오후까지 이어진다. 센터에서 점심 식사와 간식을 제공한다. 교실에 모인 학생 중에는 소녀들뿐 아니라 청·장년층 여성도 많다.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수업에 들어온 여성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교실에 에어컨이 없어 더운 날씨를 이기기에 턱없이 부족한 선풍기에 의존하고 있지만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진지함과 열의가 일반 학교와 다르다.

타클로반 대안교육센터 수업 장면 [사진=코이카] 2024.10.01

대안교육센터 교육프로그램을 총괄역 알프레도 카페는 이 지역 여성들이 교육에 배제되는 이유에 대해 "재난으로 학교와 집이 파괴되고 곤경에 처해 교육을 이어가는 것이 불가능했다"면서 "교육보다 먹을 것을 확보하는게 중요한 상황에서 여성들이 가사와 육아, 생계까지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교육을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배움에서 배제된 여성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해준 코이카와 유네스코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남편과 사별하고 자녀 3명을 모두 키운 뒤 이 센터에 등록해 중학교 과정을 배우고 있는 리사 아세딜로(44)는 15세에 정규 교육에서 이탈했다. 가정이 어려워 모든 형제가 학교를 다닐 수 없게되자 남동생을 위해 학교를 포기하고 일을 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알게된 이후 나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 교육을 마치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안정적인 직업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대안교육센터를 수료하고 학력을 인정받아 안정된 직업을 갖는데 성공해 삶을 획기적으로 바꾼 경우도 많다. 태풍 하이옌으로 학업을 포기하고 어린 나이에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해야 했던 다르미엘 바힌팅(여·29)은 사촌을 통해 대안학교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그는 모든 과정을 이수하고 필리핀 통계청에서 통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대안교육으로 자신에게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면서 "교육이 많은 기회들을 나에게 주었고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개발협력의 기본 목표 달성한 성공 사업

선진국이 제공하는 ODA와 개발협력은 빈곤국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전쟁의 참화 속에서 해외 원조로 다시 일어선 한국의 경우는 개발협력의 최대 성공 스토리다.

개발협력은 식량·농업·거버넌스·에너지·교통·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뤄진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보건과 교육은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건강은 모든 인류가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이며 빈곤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빈곤국 국민들에게 양질의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편적 건강 보장을 강화하는 것은 생명을 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교육은 정상적인 삶의 궤도에서 낙오되거나 이탈한 사람들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지속가능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

코이카가 타클로반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모자보건 사업과 대안교육 사업은 전대미문의 재난으로 인간다운 삶에 대한 꿈을 포기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김은섭 코이카 필리핀 사무소장은 "필리핀은 최빈국은 아니지만 여전히 개발원조위원회(DAC)의 수원국 리스트에 있는 저소득국이며 한국 전쟁 때 아시아 국가중 최초로 군대를 파병해 도와준 형제의 나라"라며 "필리핀에게 받았던 도움을 되돌려 준다는 의미에서 필리핀 원조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타클로반 지역에 대한 보건·교육 지원은 재난 피해를 당한 현지 주 정부의 요청으로 이뤄진 전형적인 '수원국 중심'의 사업"이라며 "현지 주민의 삶의 질 향상, 수원국과 지원국의 우호협력 증진 등 개발협력의 기본 목표를 충족시킨 성공적인 원조의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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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잠수함은 순항핵잠(SSGN)"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700t급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은 핵연료를 추진 동력으로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순항미사일(SLCM)을 운용할 수 있는 8700t급 중형 순항유도탄 핵잠(SSGN)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올해 3월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가 추진되고 있다고 공개했다. 당시 잠수함 하단부만 공개했지만 이번에는 동체 전체를 전격 공개했다. 건조 중인 핵잠 배수량이 8700t급이라고 처음 언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700t급 핵잠수함 건조 현장을 지도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은 방청도료가 칠해진 대형 선체를 살펴보는 김정은과 수행 간부들. [사진=노동신문]  ◆핵연료 장전·원자로 시운전·실출력 운전 남아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핵잠 건조 단계와 관련해 원자로 등 핵심 장비가 들어간 상태의 외피 결합과 외관 완성으로 평가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핵추진잠수함 건조 단계로 볼 때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주터빈 계통, 감속기·주축 라인, 주냉각 펌프 하우징, 미사일 발사관 구조물이 내부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잠수함 중앙부에 서 있는 김 위원장의 선체 중앙부는 원자로 구획 부분"이라면서 "최고지도자에게 공개했다는 것은 원자로 탑재가 끝난 완전한 선체 실루엣 상태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향후 핵연료 장전과 완전한 원자로 시운전, 실출력 운전이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8700t급과 중형 순항유도탄 핵잠(SSGN), 함교와 발사관 구간이 연동된 설계라고 봤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25개의 다축 트롤리에 얹혀 있는 잠수함 공개와 배수량 기준 미국·러시아·중국 등의 통상 1만1000~1만8000t급의 전략핵잠(SSBN)이나 순항핵잠(SSGN) 보다는 작은 사이즈"라면서 "배수량 기준으로는 러시아의 아쿨라급(8000~8500t), 델타급 III·IV(9000~10000t)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700t급 핵잠수함 건조 현장을 살펴봤다고 노동신문이 25일 전했다. 사진은 딸 주애와 함께 이야기 하고 있는 모습. 뒤편의 '군자리 혁명 정신'이란 글귀는 6.25 전쟁 당시 탄약과 무기 제조와 보급을 위해 지하 군수공장이 위치한 군자리의 주민들이 결사의 각오로 임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선동 구호. [사진=노동신문] ◆SLCM에 소수 SLBM 운용 혼합형 배치 특히 홍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공개한 잠수함의 특징은 중앙 미사일 발사관 구획과 함교를 구분하지 않고 일체화시킨 설계"이라면서 "함교(지휘·항법·센서·통신 상부구조)와 발사관(VLS) 사이에 독립 격벽을 치고 외관상 매끄럽게 연동된 외형으로 처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선체골격에서는 러시아 델타급 III·IV, 선체 비율에서는 중국의 진급(Type 094)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앙부가 두툼해지는 배럴형(bulged) 실루엣으로 발사관을 중앙에 집중 배치하는 델타급의 전형적 특징과 유사하다. 중앙 발사관 높이를 함교와 연동시킨 것은 SLCM 이외에도 소수의 SLBM을 운용하는 혼합형 배치 가능성도 있다고 홍 선임연구위원이 분석했다. 북한의 잠수함 용어 표현과 잠수함 성격으로 봤을 때 순항핵잠(SLCM)용이거나 SLCM 다수와 SLBM 소수의 혼합 플랫폼으로 봤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을 영문판에 'nuclear-powered strategic guided missile submarine'로 표기해 'guided missile'은 통상 순항미사일(SLCM)"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김정은(왼쪽 셋째) 국무위원장이 핵잠수함 건조 현장을 돌아봤다고 노동신문이 25일 전했다. 사진은 노동당 군수공업부장 조춘룡(김정은 오른쪽) 등과 잠수함 설비를 살펴보는 장면. 뒤편으로 '침략자 미제와 대한민국 것들을 쓸어버릴 무기생산에 총권기하자'는 선동 구호가 보인다. [사진=노동신문]  ◆한국 해군 핵잠수함 건조·도입 속도 붙을 듯 홍 선임연구위원은 "일단 핵탄두 SLCM을 탑재하는 SSGN의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다만 소수의 SLBM과 다수의 SLCM 혼합 플랫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핵탄두와 재래식탄두 이중 용도의 전략 순항미사일을 탑재하는 잠수함일 경우에는 저고도 비행으로 요격 회피 가능성이 있어 '제2격' 보복능력이 신장될 것으로 분석됐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8700t급 SSGN일 경우 전략순항 미사일 화살-2, 화살-1라-3(대형화 개량형), 불화살-3-3-1 등을 탑재할 수 있고 사거리는 1500~2000km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잠수함 함수 부분에 어뢰관 6~7개가 식별돼 핵어뢰 탑재 가능성도 나온다. 현재 미국은 공격핵잠(SSN) 50척과 순항핵잠(SSGN) 4척, 전략핵잠(SSBN) 14척 잠수함 전력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24시간 365일을 중단 없이 전략·전술 작전을 벌이고 있다. 북한이 핵잠 실물 전체를 전격 공개함에 따라 향후 한국의 핵잠 건조와 도입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kjw8619@newspim.com 2025-12-2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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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공항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 스타트업 입사 4년 차인 30대 직장인 A씨는 연말에 아껴둔 휴가를 소진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로 쓰지 못한 연차를 모두 사용하기로 했다. 회사에서도 연차 소진 권고가 내려지면서 징검다리 연휴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에 A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3일, 24일과 26일 연차를 내고 22일 저녁 일본에 도착해 여정을 시작하는 6박 7일 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비행기 출발을 기다리는 이들로 설렘이 가득차 있던 김포공항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 화요일인 26일 징검다리 연휴에 연차를 낸 이들과,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관광객 등이 공항에 자리했다. 2025.12.24 aaa22@newspim.com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둔 김포공항은 여행객으로 북적였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금요일 하루를 연차로 내면 최소 3박 4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어서다. 내년 1월 1일 신정까지 연차를 내면 최장 11일을 휴가로 사용할 수 있다. 커다란 캐리어를 양손에 쥐고 있는 하루토(가명·23) 씨는 이날 고국인 일본으로 돌아간다. 그는 "한국 여행을 마치고 가족들과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함께 보내기 위해 고국인 일본에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국장에는 외국인들이 화장품 등 다양한 선물을 가득 담은 박스와 커다란 캐리어를 밀며 분주히 오갔다. 출국장에 위치한 체크인 줄에는 커다란 기내용 캐리어를 쥔 사람들로 줄들이 가로세로 빽빽히 차 있었다. 이른 아침 시간에 출발하느라 챙기지 못한 끼니를 벤치에 앉아 간단히 빵과 커피로 때우는 이들도 간간히 보였다. 안양에서 왔다는 30대 커플은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으로 갈 예정"이라며 "직장인이라 업무 때문에 더 휴가를 내지 못해 아쉽다. 뒤에 휴가를 더 붙였다면 유럽에 가고싶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업무가 쌓여있어도 연차를 아예 날릴 수는 없고 (회사에서도) 소진하라는 분위기여서 다행이었다"라며 "대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김포공항 출국장 한 켠에 쌓여 있는 캐리어와 수화물들. 2025.12.24 aaa22@newspim.com 이날 공항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서울 서초구 양재에서 공항으로 왔다.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만나러 간다"며 "중국에서 2주 정도 같이 연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보내는 장기 휴가가 가능한 이유는 크리스마스인 25일, 내년 신정인 1월 1일이 각각 목요일이기 때문이다. 금요일인 26일(금요일), 29일부터 31일까지, 내년 1월 2일(금요일) 등 총 5일의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11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가족끼리 휴가일을 맞춰 같이 해외 휴가를 가는 경우도 있었다. 장승훈(28·건국대 컴퓨터공학과) 씨는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 관련 프로그램에 양해를 구하고 나를 포함해 총 6명이 중국 상하이로 어머니 생일과 가족 기념일을 겸해 가족 여행을 간다"며 "아버지나 삼촌 등 다른 분들도 휴가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중국을 가본 적이 없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출국하는 여행객들의 목적지는 일본과 중국이 대부분이었다. 고환율과 엔저의 영향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비교적 덜한 일본이나 중국이 인기 관광지로 꼽혔다. 여행 전문 기업 노랑풍선에 따르면 올해 12월 25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노랑풍선을 통해 해외 패키지여행을 예약한 고객 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일본이 30%로 가장 높았고, 중국(20%)이 그 뒤를 이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각각 16%, 7%를 차지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한한령 완화와 단체 비자 발급 확대, 주요 노선의 항공편 증편 등 여행 여건이 개선되면서 중국 여행객이 늘었다"며 "긴 연휴로 장거리 여행을 가는 이들이 생기며 유럽은 8% 수준을 늘었다"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 2025-12-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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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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