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태풍이 앗아간 '삶의 꿈과 희망' 되살리기...필리핀 타클로반 ODA 사업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2013년 '하이옌의 지옥' 경험한 중부 필리핀
코이카의 모자보건·여성교육으로 삶의 질 향상
재난 취약 계층 여성·아동을 위한 '맞춤형 원조'
개발협력의 의미와 목표 충족시킨 성공적 사례

[타클로반(필리핀)=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외교부 공동취재단 =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13년 11월 필리핀 중부 레이테주(州)에 위치한 소도시 타클로반은 슈퍼 태풍 하이옌(필리핀명 욜란다)으로 도시의 기능이 완전히 마비되는 초대형 재난을 겪었다. 하이옌은 기상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인 순간 최대풍속 379㎞/h를 기록하며 타클로반을 초토화시켰다. 1만5000명이 사망하고 10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금 타클로반은 당시 재난의 흔적을 거의 찾을 수 없다. 하지만 하이옌이 남기고 간 상처는 아직 다 아물지 않았다. 재난 취약 계층인 여성과 아동은 아직 하이옌이 남긴 고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11월 태풍 하이옌으로 파괴된 필리핀 타클로반에서 긴급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사진=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개발도상국 등을 대상으로 해외 무상 원조를 담당하는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은 이 지역 여성과 아동을 위한 특별한 원조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출산 전후의 여성과 영·유아의 건강을 위한 모자(母子) 보건사업과 정규 교육에서 소외된 여성들을 위한 교육사업이다.

필리핀에서 코이카의 원조사업이 농촌개발 분야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타클로반을 포함한 동부 비사야 지역에서는 여성과 아동의 보건·교육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재난으로 가정과 보건·교육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여성과 아동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필리핀 전역의 가구 빈곤율은 10.9%이지만, 비사야 지역의 가구 빈곤율은 20%를 넘는다. 또 모성 사망비(임신 중 또는 임신 종료 후 6주 이내 사망)도 10만명당 77.18명에 달한다. 5세 미만의 아동 사망률 수도 마닐라 지역의 3배에 가까운 1000명당 27명이다. 산전 진료 방문, 아동 예방접종 비율, 모유 수유 비율, 산후 관리 등 모든 모성·아동의 건강 지표가 매우 열악하다.

높은 빈곤률은 교육 기회 박탈과 직결된다. 필리핀 빈곤 가정 아동의 중등 교육 이수율은 31%에 그치고 있다. 특히 육아·가사 등으로 남성보다 교육 접근성이 떨어지는 여성과 여아는 빈곤으로 인해 학교 밖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코이카는 필리핀 동부 비사야 지역의 모자보건 증진 사업의 하나로 재난을 피해 형성된 이주단지 불로드에 보건센터를 건립하고 5개 지역에서 보건센터를 추가로 리모델링 중이다. 이와 함께 정규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학교 밖으로 내몰린 여성들을 위해 타클로반 시내에 대안교육센터를 건립하고 교육과정과 역량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생명과 직결된 긴급한 인도주의적 도움과 교육을 통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을 동시에 진행하는 '입체적 원조'인 셈이다.

◆불로드 보건센터

불로드는 태풍 하이옌 이후 필리핀 주택청이 부지를 마련해 홍수와 산사태 위험 지역에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이주시킨 집단 이주단지다. 766가구 3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불로드를 방문했을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고립'이라는 단어였다. 시내에서 한참 벗어나 비포장 도로를 달리고 코코넛나무 숲을 지나야 도달할 수 있는 곳이었다. 환자가 생겨도 쉽게 병원에 갈 수 없는 곳이어서 한눈에 보기에도 의료·보건 상황이 매우 열악했다.

태풍 하이옌 이후 홍수와 산사태 위험지역에서 이주한 주민들이 거주하는 불로드 이주단지의 어린이들 [사진=코이카] 2024.10.01

코이카는 글로벌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과 함께 이곳에 보건센터를 건립하고 의료·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1년 코이카가 사업비 115억5000만원을 지원하고 사업 시행은 월드비전이 맡았다. 전형적인 '민관 합동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이다.

이주단지 주택은 10평 정도 크기의 같은 구조로 이뤄진 연립주택이다. 색과 크기, 형태가 모두 동일하다. 상수도 시설이 없어 단지 내 몇군데 우물을 식수로 이용하고 있다. 이주민들은 주로 농사를 짓거나 인근 도시, 농장에서 일용직 근로로 생계를 유지한다. 월드비전 전지환 차장은 "주택청에서 조성해 15개 마을에서 이주해온 주민들에게 제공한 주거 시설"이라며 "불편한 것이 많지만 위험 지역에 거주하던 사람들이라 모든 사람들이 이주를 희망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지역 보건의료 체계와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제도 개선을 통해 임신 수유 여성과 2세 미만 아동의 보건증진을 위한 것이다. 보건소 건립·보수, 의사·간호사·조산사 대상으로 응급산과 교육 제공 등으로 모성·아동 사망률 감소시키는 것이 목표다. 월드비전이 마련한 '모자 보건 가정방문 상담서비스' 모듈을 기초로 지역보건요원을 양성하고 이들이 낙후되고 고립된 지역의 임산부 가정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상담을 진행하고 올바른 출산·양육 지식을 제공한다. 청소년의 혼전 임신을 줄이기 위해 청소년 대상 성교육도 한다.

보건센터는 이주단지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172㎡ 규모로 진료실, 분만실, 상담실 등으로 구성된 1층 건물이다. 이 센터에는 14명의 의료진이 있으나 의사는 1명이며 나머지는 간호사, 조산사, 지역보건요원 등이다. 보건센터 건립으로 이주단지 내 여성·아동들은 매주 건강 상담을 받고 예방접종, 임신부 산전 관리, 가족계획 서비스 등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개원 이후 방문한 누적 환자 수는 2,500여 명에 달한다.

불로드 이주단지에 위치한 보건센터. 코이카와 글로벌 비정부기구 월드비전의 합동 사업으로 건립된 마을 유일의 의료시설이다. [사진=코이카] 2024.10.01

주 정부에서 파견한 유일한 의사인 로웨나 베이라(여·56)는 "하루 진료 환자는 20명 정도인데 모두 교통비, 진료비 등의 문제로 큰 병원에 갈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이라면서 보건센터 건립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있던 여성·아동이 진료를 위해 다른 마을로 이동하는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음을 강조했다. 

필리핀은 조혼이 흔하고 결혼 이전의 10대 임신도 아세안 국가 중 2번째로 많은 나라다. 불로드 이주단지 내 출산 전후 여성이 있는 가구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상담과 조언을 제공하고 있는 지역보건요원 아그네스 아헤토(여·51)는 "단지 내에만 10대 임산부가 3명 있다"고 말했다.

아헤토는 월드비전의 트레이닝을 거친 뒤 2020년 무보수 자원봉사로 시작해 이듬해부터 정부 예산이 책정돼 약간의 활동비를 받고 있다. 아헤토처럼 월드비전의 가정방문 서비스 교육을 받은 사람은 3000명 이상이다. 이 중 상당수가 이 지역 보건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헤토는 이날 16세 임신부인 레아 팡안의 집을 방문해 그의 건강 및 정신 상태를 체크하고 출산 때까지 주위해야 할 사항을 다시 알려줬다. 팡안은 12월 출산 예정이다. 5개월 때부터 상담을 받기 시작했고 정기적으로 보건센터를 방문해 산전 검사를 받고 있다. 팡안은 "처음 임신 사실을 알았을때 무서웠다"면서 "가까운 사람 중에 (임신에 관해)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없었는데 마을 보건요원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월드비전 관계자는 "10대 임신부들은 처음에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어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가 된다"면서 "보건요원이 이들을 방문해 임신과 출산에 대한 지식과 임부와 태아가 건강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고 보건센터에서 적절하게 산전 진료를 받도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학교 밖 소녀'를 위한 교육사업
타클로반 시내에는 정규 학교가 아닌 '대안교육센터가 있다. 태풍 하이옌 피해로 교육에서 소외된 소녀들에게 대안교육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소녀뿐 아니라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중도에 포기한 전 연령대의 여성을 대상으로 기초 교육을 제공하는 대안교육시스템(ALC)의 일부다.

대안교육이란 정규 교육과정에서 이탈·배제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본 교육과정을 학습하고 검정시험을 통해 학력을 인정받아 다음 단계의 교육과정에 편입되도록 지원하는 필리핀 교육부의 프로그램이다.

정규교육에서 이탈한 여성들을 위해 기초교육과 직업훈련을 제공하기 위해 지어진 대안교육센터.[사진=코이카]2024.10.01

필리핀에서 대안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필리핀 정부가 2012년 의무교육 기간을 10년에서 12년으로 늘리고 무상교육을 확대하는 제도개편을 실시했으나 빈곤 지역 아동들은 여전히 교육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빈곤 지역 여성들은 조기에 교육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코이카는 2022년 9월 이곳에 대안교육센터를 건립했다. 이 사업은 코이카가 610만 달러의 재원을 대고 교육 분야에 경험과 노하우가 많은 국제기구 유네스코가 사업을 시행하는 '국제기구와 협업' 형태다. 유네스코가 교사와 학생들이 사용하는 학습자료를 개발했다.

이 사업은 교육과정 밖에 있는 여성들에게 정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시험을 치르게 도와준다. 유네스코와 대안교육용 커리큘럼을 만들고 교사용 지도서와 학습자용 교재 등을 개발했다. 대안교육 교사의 역량 강화를 위한 트레이닝도 실시한다. 이 교재는 지난해부터 필리핀 전역의 대안교육용 교재로 쓰이고 있다. 필리핀 대안교육시스템 과정에 등록한 학생 400만명, 교사 8000명이 이 교재와 커리큘럼을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성공적인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타클로반 대안교육센터는 연면적 1,728㎡의 2층 건물이다. 3개의 교실과 도서관, 과학실, 정보·수학 교육실, 기술교육 훈련실 등이 있다. 1,800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으며 점심과 간식을 제공한다. 이 센터에는 코이카가 양성한 교사 28명중 11명이 근무하며 학생은 60명이다. 교육을 수강한 학생의 누적 수는 8월말 기준 1,319명에 이른다. 이 센터에서 교육받고 시험을 거쳐 정규 학력을 인정받거나 기술교육을 거쳐 취업에 성공하고 이전과 다른 삶을 사는 이수자들이 많다.

수업은 7시에 시작해 오후까지 이어진다. 센터에서 점심 식사와 간식을 제공한다. 교실에 모인 학생 중에는 소녀들뿐 아니라 청·장년층 여성도 많다.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수업에 들어온 여성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교실에 에어컨이 없어 더운 날씨를 이기기에 턱없이 부족한 선풍기에 의존하고 있지만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진지함과 열의가 일반 학교와 다르다.

타클로반 대안교육센터 수업 장면 [사진=코이카] 2024.10.01

대안교육센터 교육프로그램을 총괄역 알프레도 카페는 이 지역 여성들이 교육에 배제되는 이유에 대해 "재난으로 학교와 집이 파괴되고 곤경에 처해 교육을 이어가는 것이 불가능했다"면서 "교육보다 먹을 것을 확보하는게 중요한 상황에서 여성들이 가사와 육아, 생계까지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교육을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배움에서 배제된 여성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해준 코이카와 유네스코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남편과 사별하고 자녀 3명을 모두 키운 뒤 이 센터에 등록해 중학교 과정을 배우고 있는 리사 아세딜로(44)는 15세에 정규 교육에서 이탈했다. 가정이 어려워 모든 형제가 학교를 다닐 수 없게되자 남동생을 위해 학교를 포기하고 일을 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알게된 이후 나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 교육을 마치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안정적인 직업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대안교육센터를 수료하고 학력을 인정받아 안정된 직업을 갖는데 성공해 삶을 획기적으로 바꾼 경우도 많다. 태풍 하이옌으로 학업을 포기하고 어린 나이에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해야 했던 다르미엘 바힌팅(여·29)은 사촌을 통해 대안학교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그는 모든 과정을 이수하고 필리핀 통계청에서 통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대안교육으로 자신에게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면서 "교육이 많은 기회들을 나에게 주었고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개발협력의 기본 목표 달성한 성공 사업

선진국이 제공하는 ODA와 개발협력은 빈곤국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전쟁의 참화 속에서 해외 원조로 다시 일어선 한국의 경우는 개발협력의 최대 성공 스토리다.

개발협력은 식량·농업·거버넌스·에너지·교통·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뤄진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보건과 교육은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건강은 모든 인류가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이며 빈곤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빈곤국 국민들에게 양질의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편적 건강 보장을 강화하는 것은 생명을 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교육은 정상적인 삶의 궤도에서 낙오되거나 이탈한 사람들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지속가능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

코이카가 타클로반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모자보건 사업과 대안교육 사업은 전대미문의 재난으로 인간다운 삶에 대한 꿈을 포기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김은섭 코이카 필리핀 사무소장은 "필리핀은 최빈국은 아니지만 여전히 개발원조위원회(DAC)의 수원국 리스트에 있는 저소득국이며 한국 전쟁 때 아시아 국가중 최초로 군대를 파병해 도와준 형제의 나라"라며 "필리핀에게 받았던 도움을 되돌려 준다는 의미에서 필리핀 원조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타클로반 지역에 대한 보건·교육 지원은 재난 피해를 당한 현지 주 정부의 요청으로 이뤄진 전형적인 '수원국 중심'의 사업"이라며 "현지 주민의 삶의 질 향상, 수원국과 지원국의 우호협력 증진 등 개발협력의 기본 목표를 충족시킨 성공적인 원조의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open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주식 팔면 다음 날 입금된다고? [서울=뉴스핌] 이정아 기자 = 국내 증권시장의 주식 결제주기가 50여 년 만에 단축된다. 현재 주식 매매 후 2영업일이 걸리는 결제 기간을 1영업일로 줄여 투자자가 주식을 판 다음 날 매도대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는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은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 ▲금융회사와 외국인 투자자의 이행 기반 마련 ▲결제주기 단축 전 투자자 편익 확대 등 8대 분야 22개 과제로 구성됐다. 관계기관은 2027년 10월까지 시장 인프라를 개편하고 최소 6개월간 통합 테스트를 거쳐 최종 시행 시점을 확정할 계획이다. ◆ 월요일 주식 팔면 화요일 입금…반대매매도 하루 빨라져 결제주기가 단축되면 개인투자자가 가장 먼저 체감하는 변화는 주식 매도대금의 인출 시점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는 주식을 매도한 뒤 2영업일이 지나야 매도대금을 인출할 수 있다. 월요일에 주식을 팔았다면 수요일에 현금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T+1 체계로 전환하면 월요일 매도한 주식의 대금을 화요일에 인출할 수 있다. 주식을 사고파는 주문 방식은 그대로 유지한다. 다만 실제 주식과 현금이 오가는 결제 시점이 하루 앞당겨진다. 투자자는 주식 매도대금을 더 빨리 확보해 생활자금이나 다른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는 결제대금을 하루 일찍 준비해야 한다. 특히 보유 현금보다 많은 주식을 매수하는 미수거래 투자자는 자금 납부기한이 기존 T+2일에서 T+1일로 단축된다. 미수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 시점도 T+3일에서 T+2일로 앞당겨진다. 매수대금 확보에 주어지는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미수거래 투자자의 자금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착오로 체결한 주식 매매를 정정할 수 있는 시간 역시 하루 줄어든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결제주기 변경에 맞춰 착오매매 정정과 대규모 착오구제 제도, 증권거래세 징수 절차 등을 정비할 예정이다. ◆ 11월부터 매도대금담보대출 금리 인하…연 150억 절감 기대 결제주기 단축에 앞서 개인투자자의 자금 조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시행한다. 한국증권금융은 증권사에 저금리 자금을 공급하고 증권사는 이를 활용해 중·저금리 매도대금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매도대금담보대출은 투자자가 주식을 매도한 뒤 실제 결제일이 도래하기 전에 매도대금을 미리 빌려 쓰는 상품이다. 현재 증권사들은 매도대금담보대출에 연 7.5~10%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대출 기간이 1~2일로 짧고 거래소가 결제이행을 보증해 상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도 금리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관계기관은 대출금리를 연 5% 중·후반 수준으로 낮출 경우 투자자당 이자비용이 약 25%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상품을 취급하는 증권사가 12곳으로 확대되면 전체 투자자의 연간 이자비용은 약 15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92.97포인트(1.62%) 내린 5637.77으로, 코스닥은 전장 종가보다 92.97포인트(1.62%) 내린 5637.77로 거래가 시작된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9시경 기준 1333.7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26.11.02 khwphoto@newspim.com 미래에셋증권은 2일부터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키움증권은 오는 20일 출시할 예정이다. 이후 참여를 희망하는 증권사로 취급 대상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구체적인 대출금리는 각 증권사가 출시 시점에 안내한다.. ◆ "2027년 10월 인프라 개편 완료…2028년 전환 목표" 결제주기 단축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우선 올해 12월까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업권별 업무표준안과 이행점검표를 마련한다. 금융회사들이 새로운 결제체계에 맞춰 전산시스템과 업무 절차를 개편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다. 2027년 1분기에는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와 전문 사업관리조직(PMO)을 출범시킨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별 시스템 개발과 테스트 일정, 제도 개선 진행 상황 등을 통합 관리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 증권유관기관은 2027년 10월까지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국내외 금융회사와 외국인 투자자는 2028년 1분기까지 전산개발과 업무체계 정비를 마칠 계획이다. 이후 최소 6개월 이상의 통합 테스트를 거쳐 2028년 중 T+1 결제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최종 시행일은 확정하지 않았다. 금융당국과 국내외 금융회사, 외국인 투자자의 준비 상황과 아시아 주요국의 전환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관계기관은 오는 12월 18일까지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추가 개선 과제를 발굴할 방침이다. 이번 개편은 1972년 T+2 결제제도를 도입한 이후 50여 년 만에 추진하는 결제주기 체계 변경이다. 관계기관은 결제주기 단축으로 미결제 상태에 놓이는 거래 규모와 위험 노출 기간이 줄어들고 증권사의 거래증거금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결제업무의 자동화와 표준화를 통해 국내 증권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plum@newspim.com 2026-11-02 10:30
사진
[단독] 조현범, 징벌 2회 받고도 가석방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수감 중 외부 물품을 반입해 두 차례 징벌 처분을 받고도 가석방된 사실이 확인됐다. 법무부 지침상 징벌 기록이 남아 있는 수형자는 일반 수형자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가석방 심사를 받는다. 과거 가석방 심사 회의록에서는 같은 조항 위반 등으로 징벌을 받은 수형자가 적격 안건에 올랐다가 부적격 처리된 사례가 확인돼 심사 기준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음료·간식 반입에 금치…심사 땐 '징벌 기록' 그대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수감 중 외부 물품을 반입해 두 차례 징벌 처분을 받고도 가석방된 사실이 확인됐다. 조 회장 모습. [사진=뉴스핌 DB] 2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 회장은 수용 생활 중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14조 제15호 위반으로 징벌 처분을 받았다. 해당 조항은 '허가 없이 물품을 지니거나 반입·제작·변조·교환 또는 주고받는 행위'를 금지한다. 법무부는 징벌의 구체적인 시기와 종류 등은 개인정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7월 22일 열린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적격' 판정을 받아 같은 달 30일 경기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출소했다. 형기 만료일(9월 5일)을 한 달여 앞둔 시점이었다.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조 회장은 지난해 5월 법정구속된 이후 접견 과정에서 외부에서 들여온 음료를 마시다 적발돼 지난해 말 금치 처분을 받았다. 올해 3월 초에는 간식을 먹다 다시 적발돼 두 번째 금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차례 모두 금치 기간은 9일 이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치는 수용자를 징벌실에 가두는 처분으로, 형집행법상 가장 무거운 징벌이다. 법무부 예규인 '가석방 업무지침' 제10조는 징벌 처분 후 시행규칙이 정한 실효기간이 가석방 기준일까지 지나지 않은 수형자를 '제한사범'으로 분류한다. 징벌 기록이 아직 효력을 잃지 않은 수형자라는 뜻이다. 형집행법 시행규칙상 9일 이하 금치의 실효기간은 1년이다. 징벌을 받고 1년이 지나야 기록이 효력을 잃는다. 지난해 말과 올해 3월 초에 받은 징벌이라면 가석방 기준일인 7월 30일에는 두 건 모두 이 기간이 지나지 않은 셈이다. 두 번째 징벌은 가석방 심사를 불과 4개월여 앞둔 시점이었다. 법무부는 "제한사범은 일반사범보다 강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면서도 조 회장의 제한사범 분류 여부와 실효기간 경과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 2021년엔 '금치 9일' 한 번에도 부적격…"형평 어긋나"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이 과거 경기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중앙통제실을 방문해 업무 실태를 점검하던 모습. [사진=법무부 제공] 과거 심사 사례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가 공개한 2021년 9월 정기 가석방심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당시 위원회는 '미허가 물품 소지' 등으로 금치 9일 처분을 받은 수형자를 적격 안건에서 부적격으로 돌렸다. 한 위원은 "최근 징벌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기관 내 질서유지 등을 위해서라도 부적격 처리해야 한다"고 했고, 나머지 위원 전원이 동의했다. 같은 해 3월 회의에서는 징벌위원회 개최를 앞둔 수형자가 남은 형기가 한 달도 안 되는데도 부적격 결정을 받았다. 즉, 조 회장이 위반한 것과 같은 조항 위반 등으로 금치 9일 처분을 한 차례 받은 수형자가 가석방 적격 안건에서 부적격으로 바뀐 것이다. 징벌위원회 개최를 앞둔 수형자 역시 실제 징벌 처분이 내려지기 전이었고 남은 형기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부적격 판단을 받았다. 조 회장이 두 차례 징벌 처분을 받고도 가석방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법조계에서는 위법은 아니더라도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민 법무법인 베테랑 변호사는 "금치 처분 2회만 놓고 보면 이례적"이라며 "제한사범이라도 심사 대상은 될 수 있어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부당하다고 볼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징벌 이력이 있는 제한사범도 예비심사에는 오르지만 보통은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부결된다"며 "징벌이 실효되지 않았다면 부결되는 것이 보통이고, 그것이 형평에 맞다"고 했다. 이에 법무부는 "징벌의 실효 여부만으로 가석방 허가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범죄 내용, 형 집행 경과, 피해 회복 여부, 출소 후 생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격 여부를 결정한다"고 해명했다. 조 회장은 형기의 약 95%를 채운 상태였다. ◆ 가석방 30% 늘렸지만…'엄격 심사' 확인할 길 없어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 모습. [사진=뉴스핌DB] 조 회장의 가석방은 정부가 교정시설 과밀 해소를 위해 가석방 규모를 크게 늘린 시기에 이뤄졌다. 법무부는 '2026년 가석방 확대안'을 통해 월평균 가석방 인원을 지난해 1032명에서 올해 1340명 수준으로 30% 늘리기로 했다. 지난 6월에는 1627명이 가석방 적격 판정을 받아 최근 3년 사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월평균 가석방 인원(1299명)은 2020년(656명)의 두 배에 육박한다. 그러나 법무부는 징벌 기록이 남은 채 가석방된 수형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하지 않고 있다. 박 의원실이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가석방 적격 결정자 가운데 징벌 실효기간이 지나지 않은 제한사범 인원을 요구하자, 법무부는 "별도로 작성·관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 회장과 비슷한 조건에서 가석방된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할 길이 없는 셈이다. 박 의원은 "교정시설 과밀화 해소를 이유로 가석방 규모를 확대하면서 심사 기준까지 사실상 완화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가석방은 수형자의 교정 성적과 재범 위험성 등을 엄격하게 따져 결정해야 하는 제도이지, 교정시설의 수용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징벌 기록이 남아 있는 수형자에게 어떤 기준을 적용했는지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가석방 심사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법무부는 가석방 확대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교정시설 과밀화의 원인을 진단하고 시설 확충과 교정 인력 개선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회장은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쓰거나 회삿돈으로 개인 차량 리스비를 내는 등 회삿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2023년 3월 구속기소됐다. 같은 해 11월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지난해 5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항소심에서 징역 2년으로 감형됐고, 올해 5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검찰이 기소한 횡령·배임 규모는 200억원대였지만 법원이 최종 인정한 금액은 약 20억원이다. yek105@newspim.com 2026-11-02 08:4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