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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앗아간 '삶의 꿈과 희망' 되살리기...필리핀 타클로반 ODA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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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하이옌의 지옥' 경험한 중부 필리핀
코이카의 모자보건·여성교육으로 삶의 질 향상
재난 취약 계층 여성·아동을 위한 '맞춤형 원조'
개발협력의 의미와 목표 충족시킨 성공적 사례

[타클로반(필리핀)=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외교부 공동취재단 =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13년 11월 필리핀 중부 레이테주(州)에 위치한 소도시 타클로반은 슈퍼 태풍 하이옌(필리핀명 욜란다)으로 도시의 기능이 완전히 마비되는 초대형 재난을 겪었다. 하이옌은 기상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인 순간 최대풍속 379㎞/h를 기록하며 타클로반을 초토화시켰다. 1만5000명이 사망하고 10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금 타클로반은 당시 재난의 흔적을 거의 찾을 수 없다. 하지만 하이옌이 남기고 간 상처는 아직 다 아물지 않았다. 재난 취약 계층인 여성과 아동은 아직 하이옌이 남긴 고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11월 태풍 하이옌으로 파괴된 필리핀 타클로반에서 긴급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사진=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개발도상국 등을 대상으로 해외 무상 원조를 담당하는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은 이 지역 여성과 아동을 위한 특별한 원조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출산 전후의 여성과 영·유아의 건강을 위한 모자(母子) 보건사업과 정규 교육에서 소외된 여성들을 위한 교육사업이다.

필리핀에서 코이카의 원조사업이 농촌개발 분야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타클로반을 포함한 동부 비사야 지역에서는 여성과 아동의 보건·교육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재난으로 가정과 보건·교육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여성과 아동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필리핀 전역의 가구 빈곤율은 10.9%이지만, 비사야 지역의 가구 빈곤율은 20%를 넘는다. 또 모성 사망비(임신 중 또는 임신 종료 후 6주 이내 사망)도 10만명당 77.18명에 달한다. 5세 미만의 아동 사망률 수도 마닐라 지역의 3배에 가까운 1000명당 27명이다. 산전 진료 방문, 아동 예방접종 비율, 모유 수유 비율, 산후 관리 등 모든 모성·아동의 건강 지표가 매우 열악하다.

높은 빈곤률은 교육 기회 박탈과 직결된다. 필리핀 빈곤 가정 아동의 중등 교육 이수율은 31%에 그치고 있다. 특히 육아·가사 등으로 남성보다 교육 접근성이 떨어지는 여성과 여아는 빈곤으로 인해 학교 밖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코이카는 필리핀 동부 비사야 지역의 모자보건 증진 사업의 하나로 재난을 피해 형성된 이주단지 불로드에 보건센터를 건립하고 5개 지역에서 보건센터를 추가로 리모델링 중이다. 이와 함께 정규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학교 밖으로 내몰린 여성들을 위해 타클로반 시내에 대안교육센터를 건립하고 교육과정과 역량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생명과 직결된 긴급한 인도주의적 도움과 교육을 통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을 동시에 진행하는 '입체적 원조'인 셈이다.

◆불로드 보건센터

불로드는 태풍 하이옌 이후 필리핀 주택청이 부지를 마련해 홍수와 산사태 위험 지역에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이주시킨 집단 이주단지다. 766가구 3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불로드를 방문했을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고립'이라는 단어였다. 시내에서 한참 벗어나 비포장 도로를 달리고 코코넛나무 숲을 지나야 도달할 수 있는 곳이었다. 환자가 생겨도 쉽게 병원에 갈 수 없는 곳이어서 한눈에 보기에도 의료·보건 상황이 매우 열악했다.

태풍 하이옌 이후 홍수와 산사태 위험지역에서 이주한 주민들이 거주하는 불로드 이주단지의 어린이들 [사진=코이카] 2024.10.01

코이카는 글로벌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과 함께 이곳에 보건센터를 건립하고 의료·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1년 코이카가 사업비 115억5000만원을 지원하고 사업 시행은 월드비전이 맡았다. 전형적인 '민관 합동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이다.

이주단지 주택은 10평 정도 크기의 같은 구조로 이뤄진 연립주택이다. 색과 크기, 형태가 모두 동일하다. 상수도 시설이 없어 단지 내 몇군데 우물을 식수로 이용하고 있다. 이주민들은 주로 농사를 짓거나 인근 도시, 농장에서 일용직 근로로 생계를 유지한다. 월드비전 전지환 차장은 "주택청에서 조성해 15개 마을에서 이주해온 주민들에게 제공한 주거 시설"이라며 "불편한 것이 많지만 위험 지역에 거주하던 사람들이라 모든 사람들이 이주를 희망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지역 보건의료 체계와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제도 개선을 통해 임신 수유 여성과 2세 미만 아동의 보건증진을 위한 것이다. 보건소 건립·보수, 의사·간호사·조산사 대상으로 응급산과 교육 제공 등으로 모성·아동 사망률 감소시키는 것이 목표다. 월드비전이 마련한 '모자 보건 가정방문 상담서비스' 모듈을 기초로 지역보건요원을 양성하고 이들이 낙후되고 고립된 지역의 임산부 가정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상담을 진행하고 올바른 출산·양육 지식을 제공한다. 청소년의 혼전 임신을 줄이기 위해 청소년 대상 성교육도 한다.

보건센터는 이주단지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172㎡ 규모로 진료실, 분만실, 상담실 등으로 구성된 1층 건물이다. 이 센터에는 14명의 의료진이 있으나 의사는 1명이며 나머지는 간호사, 조산사, 지역보건요원 등이다. 보건센터 건립으로 이주단지 내 여성·아동들은 매주 건강 상담을 받고 예방접종, 임신부 산전 관리, 가족계획 서비스 등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개원 이후 방문한 누적 환자 수는 2,500여 명에 달한다.

불로드 이주단지에 위치한 보건센터. 코이카와 글로벌 비정부기구 월드비전의 합동 사업으로 건립된 마을 유일의 의료시설이다. [사진=코이카] 2024.10.01

주 정부에서 파견한 유일한 의사인 로웨나 베이라(여·56)는 "하루 진료 환자는 20명 정도인데 모두 교통비, 진료비 등의 문제로 큰 병원에 갈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이라면서 보건센터 건립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있던 여성·아동이 진료를 위해 다른 마을로 이동하는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음을 강조했다. 

필리핀은 조혼이 흔하고 결혼 이전의 10대 임신도 아세안 국가 중 2번째로 많은 나라다. 불로드 이주단지 내 출산 전후 여성이 있는 가구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상담과 조언을 제공하고 있는 지역보건요원 아그네스 아헤토(여·51)는 "단지 내에만 10대 임산부가 3명 있다"고 말했다.

아헤토는 월드비전의 트레이닝을 거친 뒤 2020년 무보수 자원봉사로 시작해 이듬해부터 정부 예산이 책정돼 약간의 활동비를 받고 있다. 아헤토처럼 월드비전의 가정방문 서비스 교육을 받은 사람은 3000명 이상이다. 이 중 상당수가 이 지역 보건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헤토는 이날 16세 임신부인 레아 팡안의 집을 방문해 그의 건강 및 정신 상태를 체크하고 출산 때까지 주위해야 할 사항을 다시 알려줬다. 팡안은 12월 출산 예정이다. 5개월 때부터 상담을 받기 시작했고 정기적으로 보건센터를 방문해 산전 검사를 받고 있다. 팡안은 "처음 임신 사실을 알았을때 무서웠다"면서 "가까운 사람 중에 (임신에 관해)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없었는데 마을 보건요원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월드비전 관계자는 "10대 임신부들은 처음에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어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가 된다"면서 "보건요원이 이들을 방문해 임신과 출산에 대한 지식과 임부와 태아가 건강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고 보건센터에서 적절하게 산전 진료를 받도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학교 밖 소녀'를 위한 교육사업
타클로반 시내에는 정규 학교가 아닌 '대안교육센터가 있다. 태풍 하이옌 피해로 교육에서 소외된 소녀들에게 대안교육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소녀뿐 아니라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중도에 포기한 전 연령대의 여성을 대상으로 기초 교육을 제공하는 대안교육시스템(ALC)의 일부다.

대안교육이란 정규 교육과정에서 이탈·배제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본 교육과정을 학습하고 검정시험을 통해 학력을 인정받아 다음 단계의 교육과정에 편입되도록 지원하는 필리핀 교육부의 프로그램이다.

정규교육에서 이탈한 여성들을 위해 기초교육과 직업훈련을 제공하기 위해 지어진 대안교육센터.[사진=코이카]2024.10.01

필리핀에서 대안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필리핀 정부가 2012년 의무교육 기간을 10년에서 12년으로 늘리고 무상교육을 확대하는 제도개편을 실시했으나 빈곤 지역 아동들은 여전히 교육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빈곤 지역 여성들은 조기에 교육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코이카는 2022년 9월 이곳에 대안교육센터를 건립했다. 이 사업은 코이카가 610만 달러의 재원을 대고 교육 분야에 경험과 노하우가 많은 국제기구 유네스코가 사업을 시행하는 '국제기구와 협업' 형태다. 유네스코가 교사와 학생들이 사용하는 학습자료를 개발했다.

이 사업은 교육과정 밖에 있는 여성들에게 정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시험을 치르게 도와준다. 유네스코와 대안교육용 커리큘럼을 만들고 교사용 지도서와 학습자용 교재 등을 개발했다. 대안교육 교사의 역량 강화를 위한 트레이닝도 실시한다. 이 교재는 지난해부터 필리핀 전역의 대안교육용 교재로 쓰이고 있다. 필리핀 대안교육시스템 과정에 등록한 학생 400만명, 교사 8000명이 이 교재와 커리큘럼을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성공적인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타클로반 대안교육센터는 연면적 1,728㎡의 2층 건물이다. 3개의 교실과 도서관, 과학실, 정보·수학 교육실, 기술교육 훈련실 등이 있다. 1,800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으며 점심과 간식을 제공한다. 이 센터에는 코이카가 양성한 교사 28명중 11명이 근무하며 학생은 60명이다. 교육을 수강한 학생의 누적 수는 8월말 기준 1,319명에 이른다. 이 센터에서 교육받고 시험을 거쳐 정규 학력을 인정받거나 기술교육을 거쳐 취업에 성공하고 이전과 다른 삶을 사는 이수자들이 많다.

수업은 7시에 시작해 오후까지 이어진다. 센터에서 점심 식사와 간식을 제공한다. 교실에 모인 학생 중에는 소녀들뿐 아니라 청·장년층 여성도 많다.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수업에 들어온 여성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교실에 에어컨이 없어 더운 날씨를 이기기에 턱없이 부족한 선풍기에 의존하고 있지만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진지함과 열의가 일반 학교와 다르다.

타클로반 대안교육센터 수업 장면 [사진=코이카] 2024.10.01

대안교육센터 교육프로그램을 총괄역 알프레도 카페는 이 지역 여성들이 교육에 배제되는 이유에 대해 "재난으로 학교와 집이 파괴되고 곤경에 처해 교육을 이어가는 것이 불가능했다"면서 "교육보다 먹을 것을 확보하는게 중요한 상황에서 여성들이 가사와 육아, 생계까지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교육을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배움에서 배제된 여성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해준 코이카와 유네스코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남편과 사별하고 자녀 3명을 모두 키운 뒤 이 센터에 등록해 중학교 과정을 배우고 있는 리사 아세딜로(44)는 15세에 정규 교육에서 이탈했다. 가정이 어려워 모든 형제가 학교를 다닐 수 없게되자 남동생을 위해 학교를 포기하고 일을 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알게된 이후 나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 교육을 마치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안정적인 직업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대안교육센터를 수료하고 학력을 인정받아 안정된 직업을 갖는데 성공해 삶을 획기적으로 바꾼 경우도 많다. 태풍 하이옌으로 학업을 포기하고 어린 나이에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해야 했던 다르미엘 바힌팅(여·29)은 사촌을 통해 대안학교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그는 모든 과정을 이수하고 필리핀 통계청에서 통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대안교육으로 자신에게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면서 "교육이 많은 기회들을 나에게 주었고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개발협력의 기본 목표 달성한 성공 사업

선진국이 제공하는 ODA와 개발협력은 빈곤국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전쟁의 참화 속에서 해외 원조로 다시 일어선 한국의 경우는 개발협력의 최대 성공 스토리다.

개발협력은 식량·농업·거버넌스·에너지·교통·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뤄진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보건과 교육은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건강은 모든 인류가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이며 빈곤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빈곤국 국민들에게 양질의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편적 건강 보장을 강화하는 것은 생명을 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교육은 정상적인 삶의 궤도에서 낙오되거나 이탈한 사람들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지속가능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

코이카가 타클로반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모자보건 사업과 대안교육 사업은 전대미문의 재난으로 인간다운 삶에 대한 꿈을 포기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김은섭 코이카 필리핀 사무소장은 "필리핀은 최빈국은 아니지만 여전히 개발원조위원회(DAC)의 수원국 리스트에 있는 저소득국이며 한국 전쟁 때 아시아 국가중 최초로 군대를 파병해 도와준 형제의 나라"라며 "필리핀에게 받았던 도움을 되돌려 준다는 의미에서 필리핀 원조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타클로반 지역에 대한 보건·교육 지원은 재난 피해를 당한 현지 주 정부의 요청으로 이뤄진 전형적인 '수원국 중심'의 사업"이라며 "현지 주민의 삶의 질 향상, 수원국과 지원국의 우호협력 증진 등 개발협력의 기본 목표를 충족시킨 성공적인 원조의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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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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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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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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