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문학계의 떠오르는 별 천쓰홍의 최신작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전 세계 12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귀신들의 땅'의 작가 천쓰홍의 신작 '67번째 천산갑'(민음사)이 출간됐다. 전작이 '귀신'이라는 민속적 모티프를 통해 한 일가족을 중심으로 타이완의 아픈 현대사를 담아냈다면, '67번째 천산갑'은 유년 시절에 만나 평생에 걸쳐 우정과 헌신, 상처를 주고받은 한 게이 남성과 헤테로 여성의 관계를 통해 고독과 치유의 다양한 면모를 깊이 있게 탐색한 걸작이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타이완이 작가 천쓰홍의 장편소설 '67번째 천산갑'. [사진 = 민음사 제공] 2024.09.24 oks34@newspim.com |
게이인 작가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게이인 주인공 '그'를 통해 작가는 성적지향에 대한 보수적 인식이 가득했던 1980년대부터, 동성혼이 합법화된 현재에 이르기까지 성소수자들이 겪는 고난과 비애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또한 전작 '귀신들의 땅'의 주요 테마였던, 여성에게 사회적으로 거세게 강요된 임신, 출산, 양육, 결혼을 둘러싼 가부장적인 압박과 그로 인한 처절한 고통 역시 '그녀'를 통해 재현한다.
전작이 수많은 인물의 입을 빌려 다층적이고 다성적인 목소리를 쏟아냈다면, '67번째 천산갑'은 오직 두 사람, '그녀'와 '그'의 돌고 도는 몇 십 년 인연을 축으로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미스터리와 감춰진 비밀을 탐색한다. 값 18,000원.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