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일환)은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10주년을 맞아 박물관에 소장된 보물급 한글 자료의 진품을 공개한다.
정조가 직접 한글로 쓴 편지를 모아둔 '정조어필한글편지첩', 일제 강점기 우리말 사전 편찬을 위해 주시경과 그 제자들이 작성한 '말모이 원고' 등 보물로 지정된 다수의 자료를 2024년 10월 13일까지 국립한글박물관 상설전시 '훈민정음, 천년의 문자계획'과 기획전시 '사투리는 못 참지!'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정조한글편지첩 [사진=국립한글박물관] 2024.09.13 alice09@newspim.com |
박물관은 소장자료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진품과 복제품을 일정한 주기로 교체하여 전시한다. 이번에 전시장에 내보인 자료들은 1년 이상의 휴지 기간 동안 수장고에 보관되었던 것들로 오랜만에 관람객들을 만나게 됐다. 한편 국립한글박물관은 올해 10월 14일부터 교육공간 조성 및 시설 증축을 위해 약 1년간 휴관에 들어간다. 이번 교체전시는 휴관 전 한글박물관에 소장된 보물급 한글 자료들을 한데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예정이다.
왕실 한글 자료인 '정조어필한글편지첩'은 정조(正祖, 1752∼1800)가 원손 때부터 왕위에 오른 후까지 한글로 쓴 편지를 모은 서첩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큰외숙모 여흥민씨와 그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 정겨운 내용이 담겨 있다. 이처럼 왕이 한글로 쓴 편지를 연령대별로 살필 수 있는 자료는 매우 드물며, 정조의 한글 필체 변화상을 확인할 수 있어 그 가치가 높다.
올해 3월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 그 실물을 처음 선보이는 '삼강행실도언해'는 1580년경 전라남도 곡성현에서 간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간본이다. 이 자료에는 방점 표기, 음운 표기, 문법 등에서 16세기 한글의 특성이 잘 나타나 있다. 이 책과 동일한 판본은 현재 3종이 알려져 있는데 국내에는 한글박물관에 있는 것이 유일하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말모이 원고 [사진=국립한글박물관] 2024.09.13 alice09@newspim.com |
영화 '말모이'를 통해 잘 알려진 '말모이 원고'는 한글학자 주시경과 그의 제자 김두봉, 이규영, 권덕규가 집필에 참여한 국어사전 원고이다. '말모이'는 오늘날 사전을 의미하는 순우리말로 말을 모아 만든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1914년 주시경이 세상을 떠나며 비록 완성된 책의 형태로 출판되지는 못했지만, 이후 우리말 사전 편찬의 기틀이 된 중요 자료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주요 한글자료의 진품을 전시를 통해 공개하는 한편, 박물관에 직접 올 수 없는 이용자들을 위해 디지털한글박물관에 자료의 사진과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국립한글박물관이 발행한 소장자료 총서에는 '정조어필한글편지첩', '삼강행실도언해' 등의 전체 해석을 제공하고 있어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김희수 국립한글박물관 전시운영 과장은 "개관 10주년을 맞이해 보물급 한글자료의 실물을 공개하게 되어 뜻깊게 생각하며, 다가오는 한글 주간 등을 활용해 많은 관람객이 방문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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