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영국 의료의 끝없는 악몽…"긴 진료 대기로 매년 1만4000명 사망"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다르지 상원의원 보고서 "1948년 설립 이래 영국군 전투 사망자의 두 배"
스타머 총리 "중대한 갈림길… 개혁하지 않으면 죽는다"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치솟고 있는 영국에서 긴 진료 대기 시간 때문에 매년 1만4000명이 추가로 사망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국민보건서비스(NHS·우리의 국민건강보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개혁하지 않으면 죽는다(reform or die)"고 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아라 다르지 상원의원은 영국 정부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보고서에서 "긴 (병원) 대기 시간으로 연간 1만4000명이 추가로 사망하고 있다"며 "이는 1948년 NHS 설립 이래 영국군 전투 사망자의 두 배가 넘는 숫자"라고 말했다.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었다는 얘기다.

외과 전문의이자 30년 이상 NHS 병원에서 근무한 다르지 의원은 "18주 이내에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이 1년 이상 기다리는 경우가 지난 2010년 3월 이후 2만명에서 30만명으로 15배 증가했다"며 "같은 기간 암환자의 생존율 개선도 상당히 둔화됐다"고 말했다. 

다르지 의원은 영국 NHS의 고질적 문제를 개선하는 데 4~8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지금부터 개혁에 착수하면)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는 없다"면서도 "한 번의 의회 임기(5년) 내에 진료 대기자 수를 줄이고 더 나아가 다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영국 NHS의 끔찍한 상태는 지난 7월 총선에서 많은 영국인들이 노동당에 투표한 주요 이유였다"며 "다르지 의원 보고서는 NHS에 대한 영국인들의 만족도가 그 어느 때보다 낮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142쪽에 달하는 보고서는 영국의 고령화와 인구 증가, 질병 증가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NHS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현격히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다르지 의원은 수십 년 동안 NHS에 대한 투자는 연평균 3.4%였지만 지난 2010년 이후 보수당 집권기에는 1%에 그쳤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치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의 대기줄은 길어졌고 병원 건물은 허물어지고 있으며 정신 건강 문제를 앓고 있는 환자들이 '해충이 들끓는 감방'에 갇혀 있다고 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자기공명영상(MRI) 장비도 현격히 부족하다고 했다.

NHS가 만성적 문제로 시름하는 동안 코로나 팬데믹이 덮치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다른 이웃 유럽 나라에 비해 병상과 의료 인력이 적은 상태에서 팬데믹에 돌입한 것이다. 코로나 이외 다른 질병과 환자에 대한 치료는 지연되거나 취소, 연기됐다. 

응급실 앞에 늘어선 줄은 지난 2009년 4월 평일 저녁 40명 미만이었지만 올해 4월에는 100명 이상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다르지 의원은 "재원 부족으로 진단 장비와 기술, 건물에 대한 투자가 (유럽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부족했다"며 "쇠퇴의 길에 접어들어 있는 NHS를 되살리기 위해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의 보건재단(Health Foundation)은 NHS가 현재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는 2029년까지 추가로 460억 파운드(약 80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당 정부는 대대적인 개혁에 나설 전망이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논평을 통해 "NHS 창설 이래 최대라고 할 수 있을 10년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을 바꾸기 위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선 노동자의 세금을 인상하거나 개혁을 해야 한다"며 "노동자는 더 많은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개혁하거나 죽는길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국 NHS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8년 설립됐다. 소득이나 재산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무료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나이절 롤슨 전 재무장관은 "영국인에게 NHS는 종교에 가장 가까운 것"이라고 표현했다. 

ihjang6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