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결정 앞둔 티메프, 회생 불투명
미정산금액 1조2790억원, 피해업체 4만8124개사
큐텐그룹, 사법리스크·본사 대규모 해고까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일으킨 티메프(티몬·위메프)가 법원의 회생 절차 결정만을 앞두고 있다. 법원은 이르면 추석 연휴 전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연장될 가능성도 점쳐졌던 티메프가 곧바로 회생 절차 심사에 접어들자 큐텐 그룹의 위기감도 짙어졌다. 현재 같은 계열사인 인터파크 커머스는 ARS(자율구조조정 프로그램) 절차에 들어간 상태인데, 마찬가지로 투자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왼쪽)와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사태 관련 2차 회생절차 협의회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08.30 mironj19@newspim.com |
◆ 미정산 금액 1조인데…파산 위기 놓인 티메프
3일 업계에 따르면 티메프는 현재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목전에 두고 있다.
회생 절차 개시 신청이 허가되면, 재판부에서 선임된 조사위원이 티메프의 계속기업 가치와 청산 가치를 평가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만든 회생계획안을 채권자들의 인가를 받아 회생에 돌입하게 된다.
다만 신청이 기각되면 파산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법조계 등 일각에서는 티메프가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더 이상 어렵고, 채권자·소비자의 신뢰를 이미 잃어 법원이 두 회사의 회생 절차를 기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셀러 피해는 현실화된다. 티메프가 파산 후 자산을 정리해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이 턱없이 적고, 이마저도 변제 우선도가 높은 금융권 등으로 돌아가 실제 셀러들이 대금을 지급받을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이 때문에 채권자들이 개별 소송을 제기하는 등 큰 혼란이 야기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티몬·위메프가 판매업체에 지급하지 못한 미정산 금액은 1조2790억원으로 최종 집계됐다. 피해 업체는 4만8124개 사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티메프 피해자 모임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티메프 피해자 구제대책 마련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2024.08.25 leehs@newspim.com |
◆ 큐텐 그룹 전반 위기…싱가폴 본사 대규모 해고
위기는 큐텐 그룹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달 23일 같은 큐텐 그룹 계열사 인터파크커머스도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ARS를 승인받았다. ARS는 채권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회생 절차를 보류하고 채무자와 채권자의 협의 조정 기간을 두는 제도다. 결국 마땅한 투자처를 찾는 것이 핵심이다.
티메프 선례로 비교했을 때, 인터파크 커머스 또한 투자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성장률 둔화로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자본시장의 투자 관심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신뢰도를 잃은 큐텐 그룹의 인터파크 커머스가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큐텐 그룹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까지 불거지고 있다. 현재 검찰에서는 큐텐 그룹의 위시 인수 과정에서의 불법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영배 회장에 대한 개별 수사도 진행 중이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큐텐 본사에서도 직원 80% 이상을 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최소 인력을 유지하며 플랫폼을 운영 중이지만, 국내 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사업 정리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큐텐 그룹 계열사에는 티메프를 비롯해 인터파크 커머스, 큐익스프레스, 위시 등이 있다. 현재 큐익스프레스는 구 대표를 비롯한 큐텐 관련 핵심 인물들을 이사회에서 배제하는 등 큐텐 그룹으로부터의 분리에 나선 상태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