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 의견 전원일치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현직 검사 신분으로 탄핵이 소추된 이정섭 대전고검 차장검사가 파면을 면했다. 첫 번째 탄핵 대상이었던 안동완 서울고검 검사 이은 두 번째 기각이다.
헌법재판소는 29일 오후 2시 이 검사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기일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탄핵심판청구를 기각했다. 이로써 이 검사는 업무에 복귀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대기업의 접대를 받는 등 각종 비위 의혹으로 탄핵 심판을 받는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사건 1차 변론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5.08 mironj19@newspim.com |
헌재는 국회가 주장한 탄핵소추 사유인 범죄경력조회 무단 열람, 청탁금지법 위반, 골프장 예약 편의 제공, 수사 무마 의혹 등에 대해 직무와의 관련성이 특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심판대상을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사실관계가 구체화되어 다른 사실과 명백하게 구분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이에 피청구인으로 하여금 소추사유에 대해 방어권을 행사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추사유들은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헌재는 집합금지명령위반 및 위장전입과 관련해선 이 검사의 직무집행과 관련성이 없다고 봤다.
헌재는 "헌법 제65조 제1항의 직무집행이라 함은 법제상 소관 직무에 속하는 고유 업무와 사회통념상 이와 관련된 업무를 근거로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출되고 현실화되는 것"이라며 "이는 검사의 지위에서 이루어진 행위가 아니므로 소추의결서 기재 자체로 피청구인의 직무집행에 관한 사실이 아님이 명백하다"고 했다.
이 검사의 탄핵소추 사유 중 하나였던 '증인 신문 전 증인 면담'에 대해선 재판관들의 판단이 다소 엇갈렸다. 국회는 이 검사가 2020년 8월 뇌물죄 관련 형사재판에서 증인에 대한 증인신문이 있기 전 사전면담을 한 것을 탄핵소추사유 중 하나로 들었다.
헌재는 이 검사의 이같은 행위가 헌법 제27조 제1항과 구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으나, 일부 재판관은 이 검사가 국가공무원법 제56조 및 헌법 제7조 제1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봤다.
김기영·문형배 재판관은 "이 검사의 사전면담은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성실의무, 헌법 제7조 제1항의 공익실현의무 위반"이라면서도 "다만 그 위반이 이 검사를 파면할 정도에는 이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헌법 및 법률 위반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고, 사전면담이 성실의무를 위반한 행위라는 것을 알면서 적극적으로 나아간 것이라고 보기 부족하다"며 "대법원 판결을 통하여 증인신문 전 증인 면담에 관한 법리가 설시된 이상 사전면담과 같은 행위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검사의 탄핵소추안은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고 헌재가 탄핵 심판을 심리해왔다.
이 검사는 마약 투약 혐의를 받던 처남 조씨에 대한 경찰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과 대기업 간부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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