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학회 주최 '서울·부산시장 특별대담'서 대한민국 개조론
"중앙권한, 지방으로 대거 이양…1인당 국민소득 10만달러 국가로"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국을 4개 초광역권으로 재편하고 중앙정부 권한을 지방정부에 대거 이양해 1인당 국민소득 10만 달러 시대를 열자는 국가 구상을 밝혔다. 지방정부에 연방제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이 서울시를 넘어 국가 발전 전략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권의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오 시장이 그 보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는 시각이 일각에서 흘러나온다.
오 시장은 23일 한국정치학회 주관으로 열린 '서울-부산시장 특별 대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4개 강소국 프로젝트'를 시작하자고 밝혔다. 이날 대담은 한국정치학회의 요청에 따라 오 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한국 미래 지도자의 길-2030 도시, 국가, 글로벌 문제 극복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한국 미래 지도자의 길-2030 도시, 국가, 글로벌 문제 극복 리더십'을 주제로 열린 특별대담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
오 시장은 구체적으로 수도권·영남권·호남권·충청권의 초광역 지방거점을 만들고 통합행정 거버넌스와 세입·세출 분권 강화, 특화된 경제발전 전략 등 도시가 재량껏 지역 경제 발전 전략을 구사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오 시장은 무엇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중앙정부는 외교·안보만 하고 나머지 권한은 지방으로 이양해야 한다며 "기획재정부 공무원의 4분의 3은 내려 보낸다는 발상의 전환을 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는 만큼 제주특별자치도를 뛰어넘는 포괄적인 행정 권한의 이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와 아일랜드, 두바이는 인구가 많지 않은데 1인당 국민소득이 높다. 이는 법인세 인하, 빅테크 기업 유치, 전 세계에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공항 등 탁월한 전략적 접근을 통해 가능했다"고 진단했다.
정국 현안과 관련해서는 사유화된 정당이 과연 민주정당으로서 역할을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과거 지구당 폐지 등 정치개혁 관련 법안을 주도한 것 역시, 원외 대표가 당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체제를 갈아엎어야 한다는 게 강한 신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안보 방향을 두고는 "북핵 억제를 위해 적어도 일본 수준의 핵 잠재력을 갖출 필요는 있다"면서 "핵 개발을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은 다르며 핵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정부의 핵심적 책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