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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화재 과충전이 원인?...정부·전문가 "인과관계 없어"

기사입력 : 2024년08월22일 16:59

최종수정 : 2024년08월22일 16:59

"배터리 시스템상 3중 관리…충전량 초과 불가능"
"과충전 방지 위해 100% 충전 시 여유분도 충분"
국회선 전기차 화재 막기 위한 법안도 속속 등장
방화구획 설정·옥내 충전 소방시설 의무화 추진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최근 잇따라 발생한 전기차 화재 원인으로 과충전이 지적되는 가운데, 정부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 둘간의 인과 관계가 없거나, 아주 낮다고 분석했다.

이미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가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관리스템(BMS)으로 3중 관리하고 있어 적정 충전량을 초과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전기차 배터리는 100% 이상 과충전될 가능성을 반영해 풀(Full) 충전해도 90%를 넘을 수 없도록 여유를 두고 있기에 과충전에 따른 화재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지적했다.  

◆ 정부 "배터리 충전율·전기차 화재 인과관계 입증 안 돼…전문가 견해도 달라"

22일 국조실·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 및 전문가들은 전기차 충전율과 전기차 화재 간의 인과관계가 없거나, 낮다는 견해를 보였다. 일각에서 지적하는 전기차 배터리 100% 이상 과충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데다, 전기차에 탑재한 BMS 시스템이 과도한 충전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어 안전성이 담보된다는 설명이다.  

전기차 화재예방 대책 TF에 참여 중인 한 정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과충전에 따른 화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면서 "전기차 배터리 충전율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아직 배터리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자체조사도 진행 중이기에 과충전이 화재의 원인이라고 단정 짓는 건 무리가 있다"면서 "원인을 규정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 진행 중에 있어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공공주택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가결했다. 2024.08.22 leehs@newspim.com

충전시설을 관할하는 국토부의 수장인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배터리 출전율과 전기차 화재 간의 인과관계를 부정했다. 박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배터리 충전율과 전기차 화재 사고 사이에 관련이 있느냐'는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인과관계가 입증된 바 없는 것 같다"며 "전문가마다 견해가 다르다고 해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또 배터리 셀 안전기준을 담당하는 산업부도 과충전에 따른 전기차 화재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성택 산업부 1차관은 지난 19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울시의 대책이 전기차 공포증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 "방법론상 옳다고 해도 엄밀한 검증 후에 발표되면 좋지 않았겠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앞서 서울시는 다음 달 말까지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해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에 90% 이하로 충전을 제한한 전기차만 출입할 수 있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또 다음달 부터 서울시가 소유한 100킬로와트(㎾) 이상 급속 충전기부터 시작해, 연내 민간 보유분까지 총 400여기의 시내 급속 충전기에 80% 충전 제한을 적용할 방침이다. 전기차 배터리가 80%까지 차면 자동으로 충전을 멈추는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전기차 화재와 배터리 충전율과의 인과 관계를 낮게 보고 있다.  

엄승욱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전기차 화재와 충전율과의 인과성이 아주 없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차량마다 배터리 충전율을 제한하는 시스템을 다 갖추고 있어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배터리 제조회사에서 10년 이상 연구원으로 근무한 한 전문가는 "배터리가 과충전돼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배터리 충전 용량이 100%라고 표시되도 실제 충전량은 90% 수준에 맞춰져 있다"면서 "예를 들어 배터리 용량이 100kWh 라고 가정 하면, BMS는 어느 정도 마진을 두고 90~95kWh 사이에서 차량 충전량을 100%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현장 [사진=인천시]

전기차 제조사도 배터리 충전량과 화재 발생과의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하며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0일 입장을 통해 "전기차 화재와 배터리 충전량과는 관계가 없고, 100% 충전해도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면서 "배터리 제조사와 자동차 제조사에서 각각 설정한 마진, 사용 가능 용량을 재산정하는 리밸런싱 과정에서 제외되는 부분 등 세 가지 마진을 이미 반영한 나머지 용량 안에서 소비자가 충전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정부, 관계부처 합동 대책 마련 분주…내달 중 종합대책 발표

우선 정부는 전기차 화재의 상당수가 배터리 충전 중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화재 예방 기능이 장착된 충전기 등 안전한 충전기 확산과 화재 진압 개선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와 국민의힘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20205년도 예산안 관련 당정협의회를 열고 최근 불거진 전기차 안전 문제에 대응해 화재 예방 예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화재 예방 충전기 보급을 9만대까지 확대하고, 무인파괴방수차와 전기차 화재 진압 장비 등을 추가로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용인특례시 기흥구 구갈동에서 상업지구에 주차한 전기차량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범정부 차원의 전기차 안전관리 강화 방안도 마련한다. 정부는 지난 13일 국무조정실 주재로 열린 전기차 안전관리 강화방안 마련을 위한 관계 부처 차관회의에서 ▲전기차 배터리 및 충전시설의 안전성 강화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대응 시스템 구축 ▲지하 주차시설에 대한 다양한 안전 강화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정부는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국내 보급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모든 제작사가 자발적으로 공개하도록 권고하며 '소비자 알권리'를 강화했다. 이에 현대·기아·BMW·벤츠사가 잇따라 배터리 정보를 공개했고, 나머지 기업에도 배터리 정보 공개를 권고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날 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대책 실현 가능성, 전기차 산업 경쟁력 등을 종합 고려해 개선 과제를 구체화하고, 내달 중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 차관은 "현재 관계부처와 함께 전기차 화재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충전·소화 시설, 화재 예방형 완속충전기 보급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기존에 추진해 왔던 전기차 안전 대책들과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대책에 일부 보완 대책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지난해 국정현안장관회의에서 전기차 안전 강화 대책을 한 차례 발표한 바 있는데, 여기에는 전기차 배터리 인증 및 이력관리제 도입, 화재 진압 방법을 개선 등이 포함돼 있다"면서 "이번 화재로 다시 종합 대책을 만들려고 하는 건데, 새로운 대책이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전기차 충전소

한편 국회에서는 전기차 화재를 막기 위한 법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친환경 자동차 충전시설이나 전용주차구역이 설치된 시설에 자동방화셔터 등 방화구획을 설정하는 건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대표 발의한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법률안'에 공공건물, 공중이용시설, 공동주택 등 옥내 충전시설에 소방시설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외에도 각 부처에 흩어져있는 전기차 관련 법안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국회서 흘러나온다.

또 전기차에 대한 정기검사 등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의 한 관계자는 "내연차량의 경우 2년마다 진행하는 정기검사에서 차량 대부분의 성능을 점검할 수 있는데, 전기차는 배터리 작동 여부만 겨우 확인하는 정도"라며 "검사소에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확인해 볼 수 있도록 검사 기준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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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에 강아지…" 개모차 더 잘 팔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세계 최저 출산율 국가 한국에서 유모차보다 이른바 '개모차'(반려견 전용 유모차)가 더 잘 팔리는 실정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조명했다. WSJ은 G마켓 자료를 인용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 중인 한국에서 반려견 유모차의 판매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아기 유모차 판매를 앞지르게 되었다"며 "이러한 추세는 올해 상반기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보도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에 마련된 반려견용 유모차 [사진=뉴스핌 DB] 반려동물용품 쇼핑몰 펫프렌즈에서는 반려견 유모차 판매량이 2019년 대비 4배로 급증했다. 고급 반려견 유모차 브랜드 에어버기의 스페셜 에디션 제품은 약 1100달러(약 148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업체는 원래 유모차 제조사로 시작했지만 에어버기 한국 사업부는 이제 개모차만 판매 중이다. WSJ은 한국에서 아기의 수는 줄고 있지만 지난해 등록된 반려견 수는 지난해 사상 최다를 기록했으며, 2018년 이후 두 배 이상 급증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출산율 하락은 미국 등 기타 선진국에서도 겪는 사회 현상이고, 호화로운 생일파티를 여는 등 반려동물을 마치 아이처럼 애지중지 여기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나 한국처럼 합계출산율이 인구 유지에 필요한 수준의 3분의 1에 불과한 0.72명인 '인구 비상사태' 국가에서는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단 설명이다. 개모차는 한국의 백화점, 식당, 거리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상황이 이래지자, 전국적으로 반려동물 입장 가능 장소가 넘쳐난다. 영유아나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 키즈 존'(no kids zone) 식당과 카페도 늘고 있단 역설이다. 흥미로운 점은 중앙 정부가 청년 세대에게 출산을 장려하는데 정작 윤석열 대통령은 결혼했지만 자녀가 없으며 최소 10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고도 짚었다. 한국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길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진단이다. WSJ은 한 여론조사를 인용, 20~49세 한국 여성 2명 중 1명이 자녀를 가질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서울 교외에 거주하는 강승민(24) 씨는 반려견 '코코'를 유모차에 태워 집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왔다. 한 할머니가 벤치에 앉은 강 씨에게 다가갔고, 유모차 안에 아기가 아닌 반려견이 있는 모습을 보자 놀라며 가정을 꾸릴 것을 얘기하자 강 씨는 "결혼하고 싶지 않다. 나의 반려견에게 돈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웹디자이너인 김보라(32) 씨는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고, 너무 경쟁이 치열한 사회라고 말한다. 반려견 '살구'를 위해 카시트로 변형할 수 있는 개모차를 구입했다는 김 씨는 "내가 아이를 낳았다면 지금처럼 살구를 돌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아직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다고 알렸다. wonjc6@newspim.com 2024-09-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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