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피치 클록(선수의 플레이에 제한시간을 두는 제도)을 도입해 경기 시간을 줄이는 데 성공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또 하나의 획기적인 변화를 검토 중이다.
미국 최대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16일(한국시간) MLB 사무국이 '선발 투수 6이닝 의무 투구'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뉴욕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미국프로야구 오클랜드와 뉴욕 메츠가 피치 클록 도입 2년 만에 최장 시간 경기를 했다. 16일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양 팀의 9이닝 경기는 3시간 45분 만에 끝났다. 오클랜드가 메츠를 7-6으로 이겼다. 2024.08.16 zangpabo@newspim.com |
MLB 사무국 관계자는 "선발 투수의 위상을 회복하고, 투수의 부상을 방지하며, 경기에서 좀 더 다양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MLB는 투수 분업화가 심해지면서 갈수록 삼진과 홈런의 대결로 치닫고 있다. 선발 투수가 긴 이닝을 소화하지 않아도 되니 전력투구로 공을 던지게 됐고, 안타를 만드는 게 어려워진 타자들은 일발장타를 노리는 큰 스윙을 하게 됐다. 아기자기한 작전 야구는 실종됐고, 홈런으로만 점수가 나는 경기가 늘었다.
ESPN 통계에 의하면 2014년만 해도 선발 투수는 평균 5.97이닝을 소화했지만, 10년 만인 올해 5.25이닝으로 떨어졌다. 트리플A는 4.3이닝으로까지 줄어들었다.
선발 투수가 6이닝을 의무적으로 던져야 한다면, 투수는 페이스 조절을 하게 돼 부상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고 경기는 더 재미있어진다는 게 도입을 주장하는 쪽의 논리이다.
MLB 사무국은 ▲투구 수 100개를 넘겼을 경우 ▲4점 이상 허용했을 경우 ▲다쳤을 경우에는 선발 투수가 6이닝을 채우지 못해도 교체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둘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이 제도를 도입하려면 충분한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먼저 야구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구단의 선수 구성과 육성이 이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 반대 의견을 무마하는 것도 꼭 해야 할 작업이다. 아무런 규제없이 진정한 챔피언을 가리는 게 메이저리그 본연의 정신이라고 믿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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