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철미와 함께 동메달 딴 임애지 "사정 있구나 싶어 말 걸지 않아"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탁구 혼합복식에 이어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에서 두 번째로 남북이 함께 시상대에 올라가는 장면을 연출했다.
임애지(화순군청)와 방철미(북한)는 나란히 동메달을 따 단상에 함께 섰다. 동메달을 딴 한국의 임종훈(한국거래소)-신유빈(대한항공)과 은메달을 딴 북한 리정식-김금용보다 둘은 더 가까운 거리에 섰다. 하지만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보여주듯, 두 선수는 내내 거의 말을 주고받지 않고 표정도 사뭇 달랐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기자= 방철미(왼쪽)와 임애지가 9일 복싱 여자 54㎏급 시상식에서 '빅토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4.8.9 psoq1337@newspim.com |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기자= 방철미(왼쪽)와 임애지가 9일 복싱 여자 54㎏급 시상식대 나란히 올랐다. 2024.8.9 psoq1337@newspim.com |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기자= 방철미(오른족 두 번째)와 임애지(오른쪽)가 9일 복싱 여자 54㎏급 시상식에서 '빅토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4.8.9 psoq1337@newspim.com |
임애지와 방철미는 9일(한국시간) 복싱 여자 54㎏급 결승전이 끝난 뒤 열린 메달 세리머니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4일 준결승전에서 패한 이후 나흘 만에 메달을 받았다.
시상대로 향할 때 맨 앞에 선 임애지는 환한 미소로 관중에게 인사했으나, 바로 뒤따른 방철미는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장훙(중국)이 메달 수여자로 등장해 목에 메달을 걸어줄 때도 임애지는 미소를 보였으나 방철미의 무표정은 그대로였다.
메달 수여식이 끝나고 '빅토리 세리머니'를 할 때 작은 몸짓은 나눴다. 금메달리스트 창위안이 있는 가장 높은 단상에 임애지가 바로 올라가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먼저 올라가 있던 방철미는 임애지에게 손짓을 보냈다. 임애지가 맡은 '셀카 세리머니'때 둘의 물리적으로 거리가 가장 가까워졌다.
시상식이 끝난 뒤 임애지는 "(방철미 선수가) 말 못 하는 사정이 있구나 싶어서 나도 말을 걸지 않았다"며 "그런 분위기에서 내가 '언니'라고 부르면 오히려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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