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복싱 발전에 도움이 된 것 같아 정말 행복"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복싱에 12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안긴 임애지(25·화순군청)에게 승리 소감을 묻자 처음 나온 말이 "사실은 상대가 너무 무서웠어요"라는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임애지는 1일(현지시간) 복싱 여자 54㎏급 8강전에서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에게 3-2로 판정승했다. 올림픽 복싱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지 않아 준결승에만 오르면 동메달을 확보한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기자= 임애지가 2일 복싱 여자 54㎏급 8강전에서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의 얼굴에 주먹을 적중시키고 있다. 2024.08.02 psoq1337@newspim.com |
경기후 오륜기 모양의 안경을 쓰고 나타난 임애지는 "제가 우리나라 복싱 발전에 도움이 된 것 같아 정말 행복하다"며 밝게 웃었다.
아웃복서 임애지는 인파이터 카스타네다와 메달권 진입을 위해 치열하게 싸웠다. 링에 오를 때부터 결연한 표정을 보였던 카스타네다는 1라운드 공이 울리자마자 임애지를 향해 돌격했다.
임애지는 "상대가 파워풀한 선수다. 전략을 많이 세웠는데, 내가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성공적으로 상대 공격을 흘려보내) 엇박자가 나오는 게 정말 즐겁다. 그럴 때는 내 페이스대로 경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기자= 아리아스 카스타네다가 2일 복싱 여자 54㎏급 8강전에서 임애지를 향해 주먹을 뻗고 있다. 2024.08.02 psoq1337@newspim.com |
임애지는 이날 승리로 한국 여자 복싱 선수로는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제가 여자 복싱 최초로 유스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땄었다. 그때 최초라는 말을 들어서 무척 뜻깊었다. 이번에도 여자 최초 타이틀이 더 뜻깊다"고 뿌듯해 했다.
임애지는 도쿄 올림픽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모두 첫판에서 탈락했다. 당시를 돌아보며 "선생님이 도쿄 대회 끝나고 '파리 올림픽 3년 남았다'고 하셔서 그 말에 힘이 쭉 빠졌다. 지난 3년 동안 어떻게 했나 싶다"고 감회에 젖었다. 이어 "도쿄 때는 대학생, 항저우에서는 (실업팀에 들어가서) 직장인이었다. 직장인이라고 생각하며 버텼다"고 말해 주변 사람들을 미소짓게 했다.
임애지는 "선생님들이 (8강 경기를 앞두고) 한 번만 이기면 메달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저는 세 번 이길 거예요'라고 말했다. 결승까지 걸 거예요"라고 당차게 말했다. 임애지는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11시 34분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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