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권총 혼성 동메달 결정전 패배 뒤 미안해하던 오예진 달래
입대 앞둔 이원호 "올 국제대회 전부 4등... 올림픽도 두번 4등"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30일(한국시간) 공기권총 10m 혼성 경기 동메달결정전에서 인도에 승점 10-16으로 패한 이원호(24·KB국민은행)와 오예진(19·IBK기업은행)의 말과 행동이 화제다.
경기를 마친 이원호는 시원섭섭하다는 표정으로 공동취재구역으로 들어왔고 오예진은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원호는 개인전과 혼성 모두 4위로 마쳤고 오예진은 앞서 개인전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샤토루 로이터 = 뉴스핌 ] 박상욱 기자 = 이원호(왼쪽)와 오예진이 30일 파리올림픽 공기권총 10m 혼성 경기 동메달결정전에서 사격을 하고 있다. 2024.7.30 psoq1337@newspim.com |
동메달결정전이 끝나자마자 울기 시작한 오예진이 공동취재구역 한쪽에서 마음을 추스르는 동안, 이원호가 취재진 앞에 섰다. 이원호는 "혼성 경기는 아쉽지 않다. 그냥 잘 끝난 거 같다.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며 "올해 제가 국제대회 전부 4등을 했다. 올림픽에서도 결국 두 번 4등을 했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경기 도중 뭔가 뇌리를 스치더라. 파리에서 우리 사격이 '사고'를 치고, 저만 빼고 다 메달을 딸 거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속으로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두 번이나 4위를 한 이원호는 이제 입대를 앞뒀다. 한국에 돌아가 국군체육부대(상무) 모집 공고가 올라오면 지원할 참이다.
[샤토루 로이터 = 뉴스핌 ] 박상욱 기자 = 오예진이 30일 파리올림픽 공기권총 10m 혼성 경기 동메달결정전 도중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2024.7.30 psoq1337@newspim.com |
이 사실 때문인지 오예진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계속해서 달래던 이원호가 "너는 금메달을 땄지만, 내 입에는 금니가 있다"며 쿨한 농담을 듣고 오예진은 겨우 미소를 찾았다.
오예진은 "너무 아쉽다. 혼성 경기를 하면서 좋은 결과를 낸 적이 없어서 간절한 마음이 더 컸다. 오빠를 받쳐 드린다고 했는데 그걸 못 지켜 마음이 그랬다"며 눈물의 이유를 밝혔다.
오예진은 "개인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서 정말 좋지만, 마지막에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 훈련하며 보완하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원래 곧바로 귀국할 예정이었던 오예진은 금메달 획득으로 파리에서 일정이 늘어나면서 다음 달 6일에야 한국으로 돌아간다.
외출할 때 금메달을 옷들 사이에 꼭꼭 숨긴다는 오예진은 "파리에 가면 주위에 선물할 기념품을 사야겠다"며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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