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강제 납북됐다 약 1년 뒤 귀환
"법률 근거나 영장 없이 불법구금 확인"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검찰이 강제 납북됐다가 귀환 후 형사처벌을 받은 어부 100여명에 대해 직권재심 청구 등 절차에 착수했다.
대검찰청은 9일 춘천지검, 춘천지검 강릉지청, 광주지검 순천지청 등 3개 검찰청에 납북·귀환어부 103명에 대한 직권재심 청구, 기소유예 처분 변경 절차에 착수하도록 지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2022.05.03 pangbin@newspim.com |
이번 대검의 직권 재심청구 지시는 1972년 9월 속초항으로 귀환한 승운호 등 총 7척의 납북·귀환어부 160명에 관한 것으로, 납북·귀환어부에 대한 두 번째 직권재심 청구 사례이다.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피의자들에 대해선 이번이 처음이다.
납북·귀환어부 160명은 1971년 8~10월 동해에서 어로작업을 하던 중 북한 경비정에 의해 강제로 납북됐다. 이들은 약 1년 뒤인 1972년 9월 귀환해 합동심문반에서 2주간 심문을 받았고, 관할 경찰서에 인계돼 구금 상태로 수사받은 후 기소됐다.
대검은 형사사건부, 판결문 등을 검토한 결과 이들이 구속영장 집행 전까지 법률 근거나 영장 없이 불법구금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검은 이미 재심이 청구된 57명을 제외한 나머지 103명에 대해 직권재심 청구 및 기소유예 처분 변경을 지시한 것이다.
각 관할 직권재심 청구 대상자는 춘천지검 65명, 순천지청 24명, 강릉지청 9명이며, 기소유예 처분 변경 대상자는 강릉지청에만 6명이 있다.
그동안 검찰은 납북·귀환어부 사건 이외에도 과거사 사건 피해자들의 권리구제와 명예 회복을 위한 절차를 진행해 왔다.
앞서 대검은 2022년 8월 '제주 4·3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관한특별법'상 직권재심 대상이던 군법회의 수형인 이외에 일반재판 수형인까지 직권재심을 확대할 것을 지시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군법회의 1570명, 일반재판 141명 등 총 1711명에 대한 직권재심을 청구했고, 군법회의 1450명, 일반재판 101명 등 총 1551명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또 대검은 같은 해 5월 전국 검찰청에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소유예 처분 대상자에 대한 처분 변경을 지시해 현재까지 115명을 '죄안됨'으로 처분을 변경했다.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유죄판결을 받은 대상자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총 183명에 대해 직권재심 청구했고 재판이 진행 중인 1명을 제외한 182명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검 관계자는 "검찰이 직권으로 재심절차를 수행하고 처분 변경을 함에 따라 피고인, 피의자 또는 유가족이 스스로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어려움을 덜고, 신속한 명예 회복과 권리구제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검찰은 과거사 사건에서 억울하게 처벌받은 국민들의 명예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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