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증권

속보

더보기

[ETF 과잉경쟁]下 '수수료 인하·인력 쟁탈전·상품 베끼기'..."자정노력 안되면 당국 개입해야"

기사입력 : 2024년06월26일 06:30

최종수정 : 2024년06월26일 09:32

기자간담회에서 ETF 경쟁사 겨냥한 듯
수수료·인력 쟁탈전 등 경쟁 과열 문제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단기간에 급성장하면서 자산운용사 간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껌 팔 듯 하지 않겠다'며 경쟁사들을 공개 저격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그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ETF 수수료 인하 경쟁, 타사 상품 베끼기, 인력 쟁탈전 등 곪았던 고름이 결국 터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 미래에셋, '월배당 ETF' 상품 출시 기자간담회 발언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최근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 ETF' 신규 상장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상품은 미국 대표 지수인 나스닥100에 투자하면서 옵션 매도를 통해 연 15%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월배당 커버드콜 ETF다. 미래에셋은 "월배당 ETF의 종지부를 찍는 상품"이라고 자신했다.

이준용 미래에셋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경쟁사들의 마케팅 전략, 상품 등을 비판하며 "ETF 시장이 성장했고 경쟁사들도 활발하게 경쟁하는데 미래에셋은 라디오 광고하거나 이런 식으로 껌 팔듯이 장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월 분배율을 높이기 위해 기초자산을 'TOP7', '엔비디아'를 추종하는 몇몇 종목 등으로 바스켓(포트폴리오)을 짜고 나스닥 옵션을 파는 형태의 상품들이 나오고 있는데 고객들을 현혹하기는 좋다"고 평가절하 했다.

업계에서는 바로 경쟁사인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경쟁사를 공개 저격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시선도 있다. 삼성운용은 최근 '압도적 보수인하'를 카피라이트를 내세운 라디오 광고를 진행 중이다. 'TOP7', '엔비디아'는 최근 한투운용이 출시한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ETF 등을 연상케 한다.

두 운용사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상당히 불쾌해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인기상품 베끼기·보수 인하·인력 쟁탈전 등 전조 증상

전조 증상은 있어왔다. 시장이 단기간에 성장하자 경쟁이 과열되면서 곳곳에서 일촉즉발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최근 삼성운용이 금융투자협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은 일이 있었다. 금투협은 운용사의 광고물을 일정 부분 심의하는 역할을 한다.

월배당 ETF의 인기가 늘면서 삼성운용이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KODEX 미국배당+10% 프리미엄다우존스 ETF'를 광고하면서 '제2의 월급'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게 문제가 됐다. 월급이란 표현은 투자자가 확정 수익을 받는 것처럼 오인시킬 수 있어 금지된 표현이다.

다만 그동안 다른 운용사들도 수년 전부터 '제2의 월급'이라는 표현을 써왔고,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라 지적됐다는 점에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일부 나왔다. 경쟁사에서 금투협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쟁 과열의 방증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연초에는 운용사 간의 '인력 쟁탈전'이 이슈였다.

김찬영 한투운용 ETF 마케팅 본부장이 KB자산운용에 영입된 이후 KB자산운용 내의 극심한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기도 했다. 금정섭 전 KB자산운용 ETF 마케팅 본부장이 한화자산운용 ETF 사업본부장으로 이동하고, 핵심 인력들도 여럿이 함께 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삼성운용이 촉발한 수수료 인하 경쟁은 중소형 운용사들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중소형 운용사들이 "이러다 다 죽는다", "가재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며 비명을 질렀지만 이후 미래에셋, 신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이 동참을 선언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지난달 10일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 ETF' 총보수를 연 0.05%에서 0.0098%로 낮췄고, 한화자산운용은 이날 'ARIRANG 미국테크10 iSelect'의 총보수를 기존 0.5%에서 0.01%로 인하했다. 0.01%는 투자자가 이 ETF에 1억 원을 넣었을 때 1년간의 총보수가 1만원임을 뜻한다.

그 외에도 테마형 ETF 난립과 동일한 테마의 상품이 인기를 끌면 곧바로 유사 상품을 출시하는 베끼기 관행은 '고질병'이라는 평가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운용업계가 인기상품 베끼기, 보수 인하, 경쟁사 깎아내리기, 과대광고 등으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운용업의 본질은 좋은 상품을 투자자에게 공급하고 장기 수익률로 보답하는 것인데, 과도한 운용사 간 경쟁으로 본말이 전도됐다. 업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가 내달 3일 운용사들과 간담회 추진을 예고하면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중단됐던 간담회이며, 최철호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증권상품시장부장의 발령 이후 상견례를 겸한 자리다. 최근 경쟁 과열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yuny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외교부 1차관 인사 충격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장급에서 일약 차관으로 직행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명에 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책임자인 1차관에 현재 실장급(1급)보다 후배 기수인 박 차관을 전격 기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번 인사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박 차관은 전임 김홍균 1차관보다 외무고시 기수로 11기 아래이며 나이도 9살이나 어리다. 박 차관이 미국 관련 업무를 오래했다고는 하나 본부 주요 국장도 거치지 않았고 공관장도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총영사를 지냈다. 기수나 나이, 경력 모든 면에서 전례가 없는 인사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06.11 gdlee@newspim.com 퇴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차관이 실장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외교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 정도 인사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차관은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종석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밑에서 일했다. '자주파·동맹파 파동'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에서 물러난 위성락 현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NSC에서 함께 일했으며, 위 실장이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일 때도 워싱턴 공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국 심의관과 인사기획관을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외교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 차관 임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전례없는 파격 인사로 조직에 충격을 가하고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을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외교부를 '손보려는' 시도도 자주 있었다. 노무현 정부때는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출신의 차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을 시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주미 대사관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내 '친미 라인'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징계를 가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외교부의 한 중견 간부는 "이번 차관 인사가 태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외교부 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차관 임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2025-06-11 16:23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김현지 총무비서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인선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선의 핵심은 '실용'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라인 인물들은 정부 요직에 내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총무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지 전 보좌관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때 시민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98년 당시 변호사이던 이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으며 이곳에서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도 함께했다. 성남시립병원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것. 이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민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1년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도시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민관 협력 기구 '성남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야 도청 비서관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김 전 보좌관은 '그림자 보좌'로 유명하다.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할 때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지양해왔다. 또한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보좌관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조심성이 강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대장동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당직을 내려놓은 영향도 있다. 김 전 보좌관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 전 보좌관이 맡게 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특히 대통령실 2급 이하 행정관 등 실무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 인선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 비교적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옅은 통합형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실무라인에는 김 전 보좌관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들을 배치하고 있다.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내정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의전비서관의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인사비서관의 김용채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원외에서 이 후보를 후방지원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핵심인물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조 혁신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고문은 전남 경제부지사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eyjin@newspim.com 2025-06-11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