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17일 막을 내린 US오픈 챔피언십을 제패한 브라이슨 디섐보는 '괴짜 골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의 행보는 범상치 않았다.
디섐보는 이날 우승을 확정하는 파퍼트를 넣고 "페인 스튜어트가 여기 있었다"고 외치며 포효했다. 자신이 존경했던 1999년 대회 우승자 스튜어트를 기렸다. 스튜어트는 25년 전 같은 장소인 파인허스트 18번홀에서 4.5m 파퍼트에 넣고 필 미컬슨(미국)을 1타차로 꺾고 두 번째 US오픈 우승컵을 차지했다.
스튜어트는 반바지에 무릎까지 올라오는 긴 양말에 플랫캡을 즐겨 신는 '니커보커' 스타일의 패션으로도 눈길을 끌었던 '필드의 신사'로 유명하다. 1999년 US오픈을 제패한 뒤 그해 10월 25일 비행기 추락으로 42세의 나이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페인 스튜어트가 1999년 US오픈 마지막 날 파인허스트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파퍼트를 넣고 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 = USGA] |
[파인허스트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디섐보가 17일 열린 US오픈 최종일 18번홀에서 챔피언십 파퍼팅을 성공시키고 포효하고 있다. 2024.6.17 psoq1337@newspim.com |
2014년 US오픈이 열린 파인허스트에 그를 추모하는 동상이 세워졌다. PGA 투어는 다양한 사회 활동과 빼어난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골프 선수에게 수여하는 '페인 스튜어트 상'을 제정해 2000년부터 시상하고 있다.
스튜어트가 다닌 미주리주립대학에 갔을 만큼 스튜어트를 좋아했던 디섐보는 우승컵을 안고 "18번홀에서의 벙커샷은 믿을 수 없는 업앤다운이었다. 내 평생 최고의 샷이었다"고 소감을 밝히고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켜 페인 스튜어트를 추모했다.
[파인허스트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디섐보가 17일 US오픈 챔피언십 우승컵을 안고 하늘을 가리키며 페인 스튜어트를 추모하고 있다. 2024.6.17 psoq1337@newspim.com |
[파인허스트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4 US오픈 챔피언십이 열린 파인허스트에 세워진 페인 스튜어트 동상. 2024.6.17 psoq1337@newspim.com |
디섐보는 '헐크'로도 불린다. 4년 전 고열량, 고단백 식사와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해 몸무게를 110kg까지 불려 2020년 US오픈을 제패했다. 350야드 안팎의 드라이브를 폭발시키며 '지옥의 코스' 윙드풋에서 유일하게 언더파를 찍고 정상에 올랐다.
이전보다 날씬해진 디섐보는 이번 대회에서도 엄청난 장타력으로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3라운드까지 평균 비거리 337.8야드를 날려 매킬로이 다음으로 티샷을 멀리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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