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대통령실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안전보장'의 불안전성과 미보장성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육군 특전사 출신인 나는 천리행군하는 꿈을 가끔 꾼다. 진통제를 과다 복용해 정신을 잃고 의무대로 실려 가던 동기의 얼굴이 생생하다. 왼쪽 다리가 거의 골절된 상태로 며칠을 버텼다고 한다. 특수전학교에서 만나 친해진 해군 UDT 출신에게 물어보니 무수면 상태로 7일간 훈련하는 '지옥주' 꿈을 꾼다고 한다. 일주일 동안 벗지 못한 전투화 속 양말에 발 가죽이 엉겨 붙어 전투화를 벗는 데만 한참이 걸렸다고 한다.

군복을 벗고 국방부를 취재하는 기자가 된 뒤 한두 번씩 듣는 말이 있다. "군에 있어봐서 다 알지 않느냐"는 것이다. '군대는 안 바뀐다'는 말이었다. 처음 이런 말을 들었을 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군 사망사고 앞에서는 더 이상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지난해 7월 해병대 채 상병이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라는 지시를 받고 물에 들어갔다가 순직했다. 지난달 육군 12사단의 한 훈련병은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져 사망했고, 훈련 도중 수류탄 폭발로 사망한 육군 훈련병도 있다. 군대에서 왜 자꾸 죽을까, 도대체 그 죽음을 막을 수 없었을까.

12사단에서 사망한 훈련병은 20킬로그램이 넘는 완전군장으로 구보(달리기), 팔굽혀펴기, 선착순달리기 등을 반복하다가 쓰러졌다. 입대한 지 9일밖에 안 됐다고 한다. 명백한 중대장의 규정 위반이다. 완전군장에 팔굽혀펴기, 선착순달리기는 특전사에서도 하지 않는다. 밤에 떠들었다는 이유라는데, 떠들었다고 가혹행위를 하는 군대가 어디에 있나.

본질은 중대장의 규정 위반과 군의 안일한 태도다. 그러나 중대장이 여성이라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젠더갈등으로 번졌다. 훈련병이 쓰러졌을 당시 부대의 초동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후송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도 쏙 들어갔다. 가혹행위에 가까운 얼차려가 자행되는 군대 문화는 언급도 되지 않는다. 한국사회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한 고민 대신 이 사건을 정쟁의 소재로 삼았다.

박성준 정치부 기자

정부와 여당의 대응도 의아하다. 훈련병의 영결식이 있던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은 워크숍을 열고 축하주를 돌렸다. 윤석열 대통령도 워크숍 만찬장에 등장해 "지나간 건 다 잊자"며 맥주를 마셨다. 훈련병의 죽음이 그렇게 사소한 일인가. '일개 훈련병'이기 때문에 다 잊고 왁자지껄 술 마셔도 괜찮다고 생각한 걸까. '투스타'(소장)쯤 되는 장교는 반드시 보호해야 할 사람이지만 병사는 얼마든지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웃고 떠들며 건배하는 순간 유가족들은 울고 있을 거란 생각을 정말 못한 걸까.

채 상병 사건에서도 군의 부실한 안전체계에 대한 지적은 온데간데없이 현장 지휘관의 업무상 과실치사죄 적용 여부에만 관심이 집중돼 있다. 지휘관 한두 명 처벌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한다면 또 다른 채 상병 사건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군 전체에 안전 리더십 등 안전문화가 정착돼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최근 사망사고와 관련해 '안전지상주의에 빠진 군은 나약한 군대가 될 것'이라고 하던데, 규정을 무시하고 사망할 때까지 얼차려를 시켜야 강한 군대가 된다는 건가? 장갑차도 버거워한 물살에 안전장치 없이 병사를 밀어 넣으면 전투력이 올라간다는 건가? 당나라 군대여서도 안 되지만 강군 운운하며 병사들을 죽음으로 몰아선 더 안 된다. 국가 안보를 중시한다면 전우부터 지켜야 한다.

국방부 통계를 보면 매년 100건 안팎의 군 사망사고가 발생한다. 군인은 상명하복과 위계서열 분위기 때문에 위험을 거부하기 어렵다. 그만큼 상부에서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군은 위험을 감수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위험요소를 철저히 분석하고 계획해야 한다. 계획되지 않은 위험에 뛰어드는 것은 무모할 뿐이다. 지휘관은 모든 요소를 고려한 뒤 '철저히 계획된' 위험을 감수하기로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고 안전대책을 철저히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이 정도로 그쳐선 안 된다. 안전과 관련한 국방부, 각 군의 조직과 규정부터 점검해야 한다. 국방부에 안전정책팀을 다시 편성하든, 국방 안전 훈령, 전투준비안전단을 전면 정비·강화하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해야 한다. "군에 있어봐서 (안 바뀌는 거) 다 알지 않느냐"는 말을 다시 듣고 싶지 않다.

parks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위약금 면제… KT, 하루새 1만명 이탈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KT의 한시적 위약금 면제 조치가 시작되자 가입자 이동이 본격화됐다. 면제 적용 첫날 KT 망 이탈자는 1만명을 넘어섰고, 전체 번호이동 규모도 평소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권희근 Customer 부문 마케팅혁신본부장이 KT침해사고 관련 대고객 사과와 정보보안 혁신방안 기자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29 gdlee@newspim.com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 KT 망에서 이탈한 가입자는 총 1만14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784명은 SK텔레콤으로, 1880명은 LG유플러스로 이동했다. 알뜰폰 사업자로 옮긴 가입자는 2478명이었다. 알뜰폰을 제외하고 이동통신 3사 간 번호이동만 보면 같은 날 KT를 떠난 가입자는 5886명이다. 이 중 4661명이 SK텔레콤으로, 1225명이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체로 보면 번호이동 규모도 크게 늘었다. 알뜰폰을 포함한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3만5595건으로, 평소 하루 평균 1만5000여 건 수준과 비교해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업계는 KT의 위약금 면제 조치로 해지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데다 연말·연초를 앞두고 유통망을 중심으로 마케팅 경쟁이 격화되면서 이동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KT는 지난 12월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달 13일까지 이동통신 서비스 계약 해지를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환급 방식으로 위약금을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9월 1일부터 이미 해지한 고객도 소급 적용된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1-01 12:00
사진
'누적수익률 610만%' 버핏 바통 넘겨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미국의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 CEO에서 공식 퇴임하며 60년 경영의 막을 내렸다. 버핏은 회장직을 유지하며 새 CEO 체제를 지원할 예정이다. 워런 버핏 [사진=블룸버그] 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워런 버핏이 60년간 이끌어온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버핏이 후계자로 지목한 그레그 에이블(63) 부회장이 새해부터 버크셔 CEO로 취임했다. 버핏은 CEO직에서는 내려왔지만 회장직은 유지하며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본사에 출근해 에이블 CEO의 경영을 도울 계획이다. 에이블 신임 CEO는 2000년 버크셔가 당시 미드아메리칸 에너지(현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를 인수할 당시 회사에 합류했다. 이후 2018년부터 버크셔의 비(非)보험 사업을 총괄하는 부회장을 맡아왔다. 버핏은 지난해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2025년 말 은퇴 계획을 전격 발표한 바 있다. 그의 CEO 재임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버크셔 A주 주가는 75만4800달러, B주는 502.65달러로 각각 소폭 하락 마감했다. 버핏이 회사를 인수한 1965년 이후 버크셔 주식을 보유해온 투자자들은 약 60년간 누적 수익률 610만%에 이르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배당 포함 수익률 약 4만600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버크셔는 보험사 가이코, 철도회사 벌링턴 노던 산타페(BNSF), 외식·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자회사를 거느린 지주사로 성장했다. 지난해 9월 30일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817억달러(한화 약 552조원), 주식 자산은 2832억달러(약 410조원)에 달한다. 주요 투자 종목으로는 애플,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코카콜라, 셰브런 등이 꼽힌다. 버크셔 측은 포트폴리오 운용을 총괄할 투자 책임자 인선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버핏의 자산은 약 1500억달러(약 217조원)로, 그는 재산의 상당 부분을 사회에 환원해 왔다. 버핏의 퇴임과 함께 매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아온 연례 주주서한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그의 주주서한은 오랜 기간 비즈니스와 투자 철학을 담은 지침서로 평가돼 왔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1-01 13:4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