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국방·안보

속보

더보기

[특전기자가 간다]적 SLBM잠수함 식별에 "어뢰발사준비!"…3천톤급 안무함으로 '격침'

기사입력 : 2024년06월12일 12:00

최종수정 : 2024년06월12일 12:00

11일 부산서 적 잠수함·수상함 도발상황 훈련
안무함, SLBM 탑재한 3000톤급 잠수함
비좁은 잠수함에서 승조원 50명가량 근무 중
무반향코팅제·이중탄성마운트 등 소음저감 기술 적용
안무함장 "승조원 전원 최고도 전투준비태세 갖췄다"

국내 유일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중사 출신 기자입니다. [특전기자가 간다]를 쓰고 있습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군을 생생하게 알려드리고 싶어 시작했습니다. 기자정신과 군인정신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국민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마음으로 취재하겠습니다.

[부산=뉴스핌] 박성준 기자 = "1번 어뢰 발사 준비 끝", "좋아, 카운트다운 후 발사", "5·4·3·2·1…발사!" 귀가 먹먹해졌다. 어뢰가 발사되며 잠수함 내부 기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발사 순간 실제로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펑'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지난 11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3000톤급 전략잠수함인 안무함(SS-Ⅲ)은 잠항 훈련 중이다. 적 잠수함이 북방한계선 NLL 이남으로 진입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다. 적의 SLBM 탑재 잠수함이 기지를 이탈한 것을 우리 군이 확인하면서 훈련은 시작됐다.

[부산=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1일 3000톤급 잠수함 안무함 승조원이 적 잠수함 접촉 상황 부여에 따라 표적에 대한 어뢰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해군] 2024.06.12 parksj@newspim.com

수중음파탐지체계(소나) 등 각종 장비를 동원했다. 안무함은 바닷속으로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수중 소음을 확인했다. 적 잠수함을 식별한 것이다. "현 시각 적 SLBM 탑재 잠수함이 접촉되었음. 총원 전투배치" 방송으로 상황이 전파되자 승조원들은 일제히 "전투배치"를 외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안무함은 적 잠수함의 예상 경로로 이동했다. 이후 소나를 이용해 잠수함 위치를 다시 확인한 뒤 곧바로 어뢰 공격에 나섰다. 잠항 중인 잠수함 내부 지휘통제실에서는 함장을 비롯해 전탐부사관, 전술통제관, 사통부사관, 음탐관 등이 각자 위치를 지켰다.

수십 개 설치된 콘솔은 현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약 50명의 안무함 승조원들은 각자 자리에서 정해진 임무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수시로 보고하고 지시하는 동시에 장비를 조작했다. 정신없는 상황 속에서 차분하면서도 신속하게 각자 역할을 했다.

[부산=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1일 3000톤급 잠수함 안무함 승조원이 적 수상함 공격 훈련 중 긴급 잠항을 위해 타기를 조종하고 있다. [사진=해군] 2024.06.12 parksj@newspim.com

함장 지시에 따라 심도와 거리, 방위 등을 맞춘 뒤 어뢰 발사 버튼을 누르자 어뢰발사관이 개방되고 발사관에 유입된 해수가 어뢰를 밀어냈다. 3000톤급 잠수함은 고압압축공기로 작동하는 펌프를 이용해 바닷물을 밀어내며 어뢰를 발사하기 때문에 발사소음이 적고 발사속도도 빠르다.

안무함에서 발사한 어뢰는 적 잠수함을 명중, 격침했다. 그러나 전투는 이같이 간단하지 않다. 추가 위협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전에서는 적의 잠수함뿐 아니라 항공기, 무인기 등 추가 교전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아니나 다를까, 근처 해역에서 경비 임무 중인 적 수상함이 빠르게 안무함에 접근했다. 당직사관이 "적 수상함 고속 접근 중"이라고 외치자 함장은 "긴급잠항"이라고 지시했다. 더 깊은 바닷속으로 빠르게 들어간다는 뜻이다. 적군에게 식별되지 않기 위해서다.

[부산=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1일 3000톤급 잠수함 안무함이 적 잠수함 및 수상함 공격 훈련을 위해 출항하고 있다. [사진=해군] 2024.06.12 parksj@newspim.com

잠수함이 살짝 기울었다. 수심 약 50m까지 내려갔다. 안무함은 최대 300m 이상 내려갈 수 있다고 한다. 적 수상함을 공격하기 위해 어뢰를 무장 발사관에 다시 장전했다. 이후 안무함은 수중음파탐지체계를 통해 표적을 정확히 확인하고 어뢰를 한 번 더 발사했다. 적 수상함이 격침한 것을 확인한 뒤 훈련이 종료됐다.

손에 땀을 연신 닦아냈다. 긴장이 풀리면서 작은 한숨이 나왔다. "정말 훈련이었던 거 맞죠?" 훈련인 걸 알면서도 함장에게 거듭 물었다. 이들은 '훈련은 실전처럼, 실전은 훈련처럼' 모토를 정확히 실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깊은 바닷속에서 승조원들은 그야말로 '실전처럼' 훈련 중이었다.

함장이 "이제 물 위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는 비로소 안심한 뒤 잠수함 내부를 천천히 둘러봤다. 비좁은 공간에 약 50명이 근무한다고 한다. 승조원이 되려면 널찍한 화장실, 편하게 뒹굴 수 있는 침대는 포기해야 한다. 잠수함 특성상 어쩔 수 없다. 한 번 작전을 나가면 몇 주 동안이나 땅을 밟지 못하는 게 이들이다. 아무리 힘들고 답답해도 비좁은 잠수함 공간 안에서 끝까지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부산=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1일 3000톤급 잠수함 안무함이 부산 근해에서 적 잠수함 및 수상함 공격훈련을 진행했다. 사진은 안무함 내부 승조원 침실. [사진=해군] 2024.06.12 parksj@newspim.com

승조원의 고충은 좁은 공간에만 있는 게 아니다. 개인 통신장비도 사용할 수 없다. SNS는 물론, 전화나 문자도 안 된다. '먹통' 휴대전화는 영화나 음악을 듣는 용도로 사용한다. 특히 적 위협 등 특수한 상황에서는 소리마저 통제된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잠수함 임무 특성상 아주 작은 소리도 새어 나가선 안 되기 때문이다. 이때는 모든 승조원들 신경이 곤두서 있다. 물건을 떨어뜨리는 등 '계획되지 않은 소리'는 어떠한 것도 발생해선 안 된다. 최고 단계의 상황에서는 잠수함 내부에서 이동조차 할 수 없다.

안무함 승조원 성주빈 대위는 근무 스트레스를 독서나 공부를 하며 푼다. 다른 승조원들과 배운 내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게 하나의 취미라고 한다. 성 대위는 "밀폐된 잠수함에서 힘든 점도 있지만 즐거운 점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른 승조원들과 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친해진 뒤에는 오히려 즐겁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고통을 견디는 것을 넘어 차라리 즐길 정도가 돼야 승조원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안무함에는 4명의 여군 승조원이 근무하고 있다. 성 대위도 이 중 한 명이다. 해군은 지난 2022년 7월 정책회의에서 여군 잠수함 승조를 의결한 이후 지난해 6월 여군 9명을 선발했다. 선발된 장교 2명, 부사관 7명은 지난 1월 5일 잠수함 기본과정 교육을 수료하고 도산안창호함(5명)과 안무함(4명)에 배치돼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다만 성 대위는 '여군'으로 불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 여성이기보다 그저 군인이고 싶다는 것이다. 실제 승조원들의 임무는 직책에 따라 다를 뿐 성별을 구분하진 않는다.

[부산=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1일 3000톤급 잠수함 안무함이 부산 근해에서 적 잠수함 및 수상함 공격훈련을 위해 항해하고 있다. [사진=해군] 2024.06.12 parksj@newspim.com

해상 기반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전력인 안무함은 '전략적 비수'로 불린다. 전투체계, 소나체계 등 장비를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손원일급 잠수함에 비해 2배 정도 커졌고, 수중 잠항 기간도 늘어났다. SLBM을 탑재해, 육상기지나 군 공항이 제한되는 경우에도 북한의 핵심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안무함은 음향무반향코팅재, 이중탄성마운트 등 최신 소음저감 기술을 적용했다. 선체의 크기는 커졌지만 기존 잠수함과 비슷한 수준의 음향 스텔스 성능을 확보했다. 음향무반향코팅재는 적의 능동 음파에 대한 반향음과 자체 수중방사소음을 감소시켜 음향 스텔스 성능을 높이기 위해 선체 외부에 부착하는 코팅재다. 이중탄성마운트는 함정 내부에 설치된 장비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이 외부로 전달되지 않게 하는 완충장치다. 이런 우리 잠수함이 은밀히 바다를 잠항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적에게 두려움을 준다.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승조원들의 능력과 태세다. 장비가 고도화할수록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 훈련으로는 수많은 첨단장비들을 다룰 수 없다. 승조원 한 명 한 명이 잠수함 전문가인 셈이다. 안건영(대령) 안무함장은 "승조원 모두가 최고도의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면서 "적이 도발하면 수중에서 즉각, 강력하게, 끝까지 응징해 적을 격멸하겠다"고 밝혔다.

parks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